채무면탈의 법인격부인 (2)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판시사항
다른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하고 신설회사가 기존회사의 대표이사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 다는 사정에 기초하여 채무면탈의 목적으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경우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결정요지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 였다면, 신설회사의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 용한 것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에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으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여기에서 기존회사의 채무 를 면탈할 의도로 신설회사를 설립한 것인지 여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신설회사의 설립시점,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그 정도, 기존회사에서 신설 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 경우, 그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 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A주식회사는 그 대표이사인 B가 사주인 의약품 제조업체로서, 이 사건 대출금을 포함하여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태에서 1997. 6.경 부도가 난 사실, 피고 회사는 2000. 5. 9. A주식 회사와 같은 주소지인 안성시 신소현동 (지번 생략) 에서 상호를 “ 피 고 주식회사”로 하여 의약품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A주식회사의 주소지와 영업 목적이 동일하고, 임원진과 주주 등이 A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던 B의 처 또는 자녀이거나 그 의 부하직원인 관계에 있는 사실, 피고 회사는 위 주소지상에 있는 A주식회사의 부동산과 기계류 등에 관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99타경12114호 부동산 임의경매절차에서 2000. 12. 8. 위 부 동산과 기계류 등을 10억4,500만원에 낙찰받아 2001. 11. 20. 그 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였는데, 위 낙찰대금 중 579,374,450원 은 피고 회사가 서울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금 원으로, 258,445,600원은 위 부동산 등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소외 3으로부터 차용한 금원으로 지급한 사실, 또한 피고 회사는 2001. 12. 17. A주식회사와 사이에 A주식회사의 제조시 설 및 품질관리시설과 제조에 관한 모든 제법 등 일체, 의약품 제조업 허가증 및 의약품 제조품목 허가(신고) 증 일체, 등록 및 인 ․허가 등에 관한 일체의 자료, 권리와 의무를 대금 1억5천만원에 양 수하기로 하는 양도 ․양수계약을 체결하고, 위 양도 ․양수계약을 기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으로부터 의약품 제조업 변경허가를 받았는데, 위 대금 중 7,500만원만을 A주식회사가 의약품제조와 관련하 여 부과받았던 과징금을 A주식회사 대신 납부하는 방식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은 면제받은 사
실, 피고 회사는 A주식회사의 근로자들을 대부분 그대로 승계하고, 특히 약사 자격이 있는 B를 품 질관리자 (나중에 제조관리자로 변경등록하였다) 로 하여 A주식회사가 생산하던 것과 동일한 다수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는 사실, 한편 A주식회사의 경리과장으로서 B의 부하직원이었던 C는 별다른 자금력이 없는데도 주도적으로 피고 회사를 설립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A주식회사 등의 재산을 낙찰받고 그 경영권을 공익근무중인 B의 아들 D에게 모두 넘겨주었는데, 위 부동산 등에 대한 위 낙찰대금 중 은행 대출금을 제외한 나머지 경매비용이나, 피고 회사의 법인 설립비용 등 일련의 과정에서 소요된 자금과 관련하여 C의 자금출처가 분명하지 아니하며, C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 은 모두 B의 처 또는 자녀로서, 당시 별다른 수입원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A주식회사와 기업의 형태·내용이 같고 모두 B에 의 하여 지배되고 있는 회사라고 할 것이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A주식회사의 부동산 등에 대한 낙 찰대금 10억4,500만원 중 837,820,050원이 피고 회사 명의로 대출받거나 차용한 금원으로 지급 되었고, 또한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의약품 제조 허가권 등과 관련하여 A주식회사에게 7,500 만원을 대금으로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이에 불구하고 피고 회사가 A주식회사의 채무를 면탈하 기 위하여 신설된 것이라고 인정하려면, 이 사건 의약품 제조 허가권 등에 대한 가액 평가나 대금 의 일부 면제가 부당하게 이루어졌거나, 거래처를 비롯한 영업권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이전되었거 나, 그 밖에 A주식회사의 자산이 피고 회사의 설립비용 등의 자금으로 유용되었다는 사실 등 A 주 식회사의 채권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채무면탈에 관한 사정이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 그 런데도 원심은 이와 같은 채무면탈에 관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아니한 채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 회사의 설립비용 등의 자금이 실질적으로 B로부터 나왔다고 보인다는 점 등을 주된 논거로 삼아, A주식회사를 지배하고 있던 B가 다시 그가 지배하는 피고 회사를 설립하였다는 사정에 기초 하여 B가 A주식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 회사를 설립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 러한 원심판결에는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의 법인격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 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