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시행의 유예기간과 청구기간의 기산점
헌재 2020. 4. 23. 2017헌마 479
판시사항
법령조항의 시행에 유예기간을 둔 경우 청구기간의 기산점과 관련한 판례변경
결정요지
시행유예기간을 둔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의 청구기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선례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제53조 제3항의 개정규정의 시행일인 2015. 1. 29.에 이미 시행유예기간이 지나면 청구인들의 기본권이 침해될 것임이 분명하게 되었으므로, 법령의 시행과 동시에 기본권 침해가 발생 한 것으로 인정하여 시행일을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보게 되어 이 사건 보호자동승조항에 대한 청구기간이 도과하였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시행유예기간 동안에는 청구인들은 기본권 행사에 있어 어떠한 구체적, 현실적 제약도 받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해석은 지나치게 관념적일 뿐 아니 라, 시행유예기간을 두지 않은 법령의 경우 기본권 행사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약을 받는 시점이 청구기간의 기산점이 되는 것과 차별이 생긴다. 나아가 시행유예기간이 아니라 시행일을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본다면 시행유예기간이 경과하여 정작 기본권 침해가 실제로 발생한 때에는 이미 청구기간이 지나버려 위헌성을 다툴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위험이 있는 점, 일반국민에 대해 법규정의 개폐에 적시에 대처할 것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렵고, 헌법소원의 본질은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는 데에 있으므로 법적 안정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청구기간에 관한 규정을 기본권보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을 종합해 보면, 시행유예기간의 적용 대상인 청구인들에 대해서도 청구기간의 기산점은 시행일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소원심판청구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어긋난다.
뿐만 아니라, 시행유예기간 경과일을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보더라도 청구기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시행유예기간 경과일로 부터 1년이 지나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으므로 법적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점, 시행유예기간 동안에도 현재성 요건의 예외에 따라 적법하게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같이 시행유예기간 동안에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허용하더라도 아직까지 법령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인 이상 그로 인하여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된 법령의 법적안정성이 곧바로 저해되지는 않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면, 시행유예기간 경과일을 청구기간의 기산점으로 해석함으로써 헌법소원심판청구권 보장과 법적안정성 확보 사이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