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의 위조(僞造) 및 변조(變造)
대법원 1996.10.11. 선고 94다55163 판결
판시사항
무권리자가 수표 발행인란의 기명 부분을 발행회사의 구(舊) 상호에서 신(新) 상호로 임의 변경한 것이 수표의 위조 또는 변조에 해당되는지 여부 (소극)
결정요지
무권리자가 수표 발행인 회사의 상호가 변경된 후에 임의로 그 회사가 상호변경 전에 적법하게 발행하였던 백지수표의 발행인란의 기명 부분만을 사선으로 지우고 그 밑에 변경 후의 상호를 써 넣은 경우 그 변경 전후의 기명은 모두 동일한 회사를 가리키는 것이어서 객관적으로 볼 때 그 백 지수표의 발행인란의 기명·날인은 그 동일성이 유지되어 있고, 그 백지수표의 다른 기재사항에는 아무런 변경도 없으므로 그와 같은 발행인란의 기명의 변경에 의하여 수표면에 부진정한 기명· 날 인이 나타나게 되었다거나 새로운 수표행위가 있은 것과 같은 외관이 작출되었다고 볼 수는 없으 므로 이를 수표법상 수표의 위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고, 또한 그 백지수표의 발행인란의 기 명을 그와 같이 변경함으로 말미암아 그 백지수표의 효력이나 그 수표 관계자의 권리의무의 내용 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므로 이를 수표법상 수표의 변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원심은 소외 甲은 원고로부터 계속적으로 물품을 외상으로 공급받음에 있어 그 물품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1991. 5. 29.경 원고에게 지급지는 서울, 지급인은 주식회사 제일은행(성수동지 점)이고 발행인 명의가 피고 주식회사 한일신소재(피고회사) 및 위 甲으로 된 당좌수표 1장(백지수 표)을 금액, 발행일 및 발행지란을 각 백지인 채로 교부한 사실, 원고는 1992. 3. 20. 이 사건 백 지수표의 백지부분을 발행일은 같은 날, 금액은 금 2,394,759,584원, 발행지는 서울로 각 보충하 여 그 보충된 수표를 위 지급은행에 지급제시하였으나 ‘위조와 변조’를 이유로 지급거절된 사실 등 을 인정하고, 피고회사가 위 甲을 통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백지수표를 위 물품대금 채무의 담보를 위하여 교부하였으므로 그 발행인으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백지수표에 기명·날인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고, 오히려 피고회사는 원래 그 상호가 한일라켓트공업 주 식회사이었다가 1990년 5월경 현 재의 상호로 변경하였는데, 이와같이 상호를 변경하기 전인 1989.8.23.경 주 식회사 한일트레이딩의 주식 회사 현대종합상사에 대한 물품 대금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지급지 서울, 지급인 주식회사 제일은행(성수동지점)이고 발행인 명 의가 한일라켓트공업 주식회사로 된 당좌수표를 작성하여 위 주식회사 현대종합상사에게 교부한 사실, 그 후 피고 회사가 위 피담보채무를 모두 변제하자 위 甲이 1991년 5월경 주식회사 한일트 레이딩의 영업담당이사라는 직책을 이용하여 위 백지수표를 회수하였음을 기화로 이를 피고회사에 게 반환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임의로 위 백지수표상의 발행인란에 기재된 ' 한일라켓트공업 (주)'를 사선으로 지우고 그 바로 밑에 변경된 상호인 ‘(주) 한일신소재’의 고무명판을 찍고 부전지 를 붙여 공동 발행인으로 자신의 이름을 추가 기재한 이 사건 백지수표를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비록 이 사건 백지수표의 발행인으로 표시되었던 ‘한일라켓트공업 (주)’라는 명 칭이 피고 회사의 변경 전 상호라고 할지라도 이미 그 상호가 변경된 후에 위 최용남이 아무런 권 한 없이 위 변경 전 상호로 표시된 발행인의 기명을 말소한 것은 변조에 해당하며, 그 대신 변경 후의 상호로 발행인의 기명을 새로이 작출한 것은 위조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백지수표를 발행하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피고회사가 표현대리책임에 관한 민법의 각 규정에 의하여 이 사건 백지수표의 발행인으로서의 책 임을 부담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는, 피고 회사가 위 백지수표의 발행에 관하여 위 甲 에게 대리권수여의 표시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원고가 위 백지수표를 취득함에 있어 위 甲에게 대리권이 있다거나 피고회사의 기명·날인이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 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위 표현대리책임에 관한 원고의 주장도 배척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위 최용남이 피고 회사의 상호가 변경된 후에 임의로 피고 회사가 상호변경 전에 적법하게 발행하였던 백지수표의 발행인란의 기명 부분만을 사선으로 지우고 그 밑에 변경 후의 상호를 써넣었다고 하더라도 그 변경 전후의 기명은 모두 피고 회사를 가리키는 것이어서 객 관적으로 볼 때 이 사건 백지수표의 발행인란의 기명·날인은 그 동일성이 유지되어 있고 위 백지 수표의 다른 기재 사항에는 아무런 변경도 없으므로 위와 같은 발행인란의 기명의 변경에 의하여 수표면에 부진정한 기명·날인이 나타나게 되었다거나 새로운 수표행위가 있은 것과 같은 외관이 작출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니 이를 수표법상 수표의 위조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고, 또 이 사건 백지수표의 발행인란의 기명을 위와 같이 변경함으로 말미암아 위 백지수표의 효력이나 그 수표 관계자의 권리의무의 내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를 수표법상 수표 의 변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대법원 1993.7.13. 선고 93다753 판결 참조), 따라서 원 심이 이를 수표의 변조 및 위조에 해당한다고 보아서 위 백지수표가 피고 회사에 의하여 발행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였음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