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운전 면책조항의 불이익변경금지 위반 여부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가. 보험자의 면책사유를 규정한 상법 제 659조 제1항의 법의 및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소정의 이른바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위 조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나. 보험약관에 있어 약관의 내용통제원리로 작용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의 의미와 이에 반하는 약관조항의 해석방법(= 수정해석) 다. 위 “가”항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에 대하여 수정해석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적극)와 유효한 조항으로 유지될 수 있는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의 의미
결정요지
가. 상법 제659조 제1항은 보험사고를 직접 유발한 자 즉 손해 발생원인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자를 보험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하려는 것이므로 보험약관에서 이러한 손해발생원인에 대한 책임조 건을 경감하는 내용으로 면책사유를 규정하는 것은 상법 제663조의 불이익변경금지에 저촉되겠지 만, 손해발생원인과는 관계없이 손해발생시의 상황이나 인적 관계 등 일정한 조건을 면책사유로 규 정하는 것은 위 상법 제659조 제1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인바,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 관 제10조 제1항 제6호 소정의 책임보험조항의 ‘자동차의 운전자가 무면허운전을 하였을 때에 생 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지 아니한다’는 이른바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은 사고발생의 원인이 무 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발생시에 무면허운전중이었다는 법규위반상황을 중 시하여 이를 보험자의 보상대상에 서 제외하는 사유로 규정한 것이므로 위 상법 제659조 제1 항의 적용대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7조 제2, 3호가 규정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 내용통제원리로 작용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은 보험약관이 보험사업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되고
보험계약자로서는 그 구체적 조항내용을 검토하거나 확인할 충분한 기회가 없이 보험계약을 체결 하게 되는 계약 성립의 과정에 비추어, 약관 작성자는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 대 즉 보험의 손해전보에 대한 합리적인 신뢰에 반하지 않고 형평에 맞게끔 약관조항을 작성하여 야 한다는 행위원칙을 가리키는 것이며, 보통거래약관의 작성이 아무리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여도 위와 같은 행위원칙에 반하는 약관조항은 사적자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법원에 의한 내용통제 즉 수정해석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며, 이러한 수정해석은 조항 전체가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조항 일부가 무효사유에 해당하고 그 무효부분을 추출배제 하여 잔존부분만으로 유효하게 존속시킬 수 있는 경우에도 가능하다. 다. 위 “가”항의 약관 소정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을 문언 그대로 무면허운전의 모든 경우를 아무 런 제한 없이 보험의 보상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절취운전이나 무단운전의 경우와 같이 자동차보유자는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면서도 자기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무단운전자의 운전면허소지 여부에 따라 보험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기는 바, 이러한 경우는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고객에게 부당 하게 불리하고 보험자가 부담하여야 할 담보책임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것이어서 현저하게 형평을 잃은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보험단체의 공동이익과 보험의 등가성 등을 고려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위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성이 없는 무면허운전의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에는 그 조항은 신의성실 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6조 제1, 2항, 제7조 제2, 3 호 의 각 규정에 비추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은 위와 같은 무효의 경우를 제외하고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항으로 수정해석을 할 필요가 있으며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 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라고 함은 구체적으로는 무면허운전이 보험 계약자나 피보험자 등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진 경우를 말한다.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1) 보통거래약관 및 보험제도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보험약관의 해석은 일반 법률행위와는 달 리 개개 계약당사자가 기도한 목적이나 의사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되 보험단체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객관적, 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며, 다만 약관을 계약내용으로 편입하는 개별약정에 약관과 다른 내용이 있을 때에 한하여 개별약정이 우선 할 뿐이다. 또 약관이 작성자인 기업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성되고 고객에게 그 약관 내용에 관한 교섭이나 검토의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형성의 과정에 비추어 고객보호의 측 면에서 약관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해석하여야 한다는 불명료의 원칙이 적용된다. (2) 그러나 이와 달리 약관조항의 의미가 명확하게 일의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다의적인 해석의 여지가 없는 때에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제한해석을 할 수 없고, 다만 그 내용이 불공정하거나 불 합리한 경우에 강행법규나 공서량속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됨을 이유로 그 효력의 전부 또 는 일부를 부인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직접적 내용통제로서의 약관의 수정해석에 해당하는 것이다. (3) 책임보험조항의 위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문언상 다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을 만큼 명백 한 것이라면, 약관의 간접적 내용통제의 방법으로 제한해석을 할 수는 없고, 다만 불공정성 또는 불합리성을 이유로 한 직접적인 내용통제로서 약관의 수정해석을 시도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
이므로 다수의견이 약관규제법의 규정을 근거로 위 무면허면책조항을 수정해석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4) 상법 제659조 제1항, 제663조에 의하여 손해발생이 보험계약자 등에 의하여 유발된 경우보 다 보험계약자 등에게 불리하게 면책사유를 정할 수 없는 불이익변경금지의 제한은 손해발생원인 에 의한 면책사유에 한하여 적용되고 손해발생시에 상황이나 조건에 의한 면책사유에는 적용될 여 지가 없는 것이다. (5) 책임보험에 있어서의 보험사고원인인 자동차사고의 발생은 운전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행위의 결과이지 교통법규에 의한 면허취득 여부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므로, 위 무면허운전면 책조항은 사고발생의 원인이 무면허운전에 있음을 이유로 한 것이 아니라 사고발생시에 무면허운 전중이었다는 법규위반 상황을 중시하여 보험자의 보상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한 것이다. [별개의견 ] (1) 상법 제651조와 제653조는 단순히 보험계약의 해지사유만을 규정 한 것이 아니라, 보험사고 가 발생한 후에도 보험자가 그와 같은 사유를 들어 보험계약을 해지함으로써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에 있어서의 보험자의 면책사유까지 규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원래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피보험이익에 대한 위험사정을 파악하여 이를 기 초로 보험사고가 발생할 개연율을 측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위험을 인수할 것인지의 여부와 보험 료 및 그 조건 등을 결정하는 것인바,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보험자가 인수한 위험은 보험기간 중에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피보험이익에 대한 위험사정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위치 에 있는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에게 보험계약 당시에 그 위험사정을 고지할 의무를 지게 하고, 보 험기간 중에도 보험자가 인수한 위험을 보험자의 동의 없이 변경하거나 증가시키지 아니할 위험유 지의무를 보험계약자, 피보험자와 보험수익자에게 지우려는 것이 상법 제651조와 제653조의 규정 취지이다. (3) 자동차사고로 인하여 피보험자가 제3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게 되는 손해의 보 상을 목적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자동차를 운전할 피보 험자 등이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였다면, 이것은 바로 위험사정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보험자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할 것이고, 또 보험기간 중에 피보험자 등 이 받은 운전면허가 취소되거나 그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되었는데도 그대로 자동차를 운전하거 나,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자에게 자동차의 운전을 허용하였다면, 이것은 피보험자 등이 고의 또 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보험사고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4) 무면허라는 점에 관한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위반사실이나 피보험자등의 고의 또는 중대 한 과실로 인한 무면허운전 사실을 알게 된 보험자는 그와 같은 사유만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에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고 하더라도 보험자는 일응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게 되지만,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무면허운전이 교통사고의 발생 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한 때에는 보험계약에 따라 보험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결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5) 자동차종합보험 중 책임보험에 있어서도 피보험자 등의 무면허운전으로 인한 보험자의 면책 사유에 관하여 위에서 본 상법의 규정보다 보험계약자 등에게 불이익하게 규정한 면책약관은 효력 이 없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보험계약자 등이 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의 여부
나 피보험자 등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무면허운전으로 인하여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인 지의 여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무면허운전이라는 사실만을 기준으로 그 사실만 있으면 절취운전이 나 무단운전의 경우까지 포함하여 보험자가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도록 정한 면책약관은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를 상법 제4편 제1장의 규정보다 더 불이익한 지위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어 서 상법 제663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