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킷감청과 통신의 자유:사후처리 규정 부재의 위헌성
헌재 2018. 8. 30. 2016헌마263
판시사항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 중 ‘인터넷회선 감청(패킷감청)’ 조항이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헌법불합치).
결정요지
다. 인터넷회선 감청은,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전기신호 형태의 '패킷'을 중간에 확보한 다음 재조합 기술을 거쳐 그 내용을 파악하는 이른바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를 통해 개인의 통신뿐만 아니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제한된다.
… 그러나 '패킷감청'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인터넷회선 감청은 수사기관이 실제 감청 집행을 하는 단계에서는 해당 인터넷회선을 통하여 흐르는 불특정 다수인의 모든 정보가 패킷 형태로 수집되어 일단 수사기관에 그대로 전송되므로, 다른 통신제한조치에 비하여 감청 집행을 통해 수사기관이 취득하는 자료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방대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그런데 현행법은 관련 공무원 등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고(법 제11조), 통신제한조치로 취득한 자료의 사용제한(법 제12조)을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 수사기관이 감청 집행으로 취득하는 막대한 양의 자료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 이상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인터넷회선 감청의 특성을 고려하여 그 집행 단계나 집행 이후에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을 통제하고 관련 기본권의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수사 목적을 이유로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신제한조치 허가 대상 중 하나로 정하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인터넷회선의 감청을 허용하는 것은 개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과 제한되는 사익 사이의 법익 균형성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헌법불합치·잠정적용).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반대의견]
인터넷회선 감청의 집행 단계에서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이나 관련 기본권의 과도한 침해를 객관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수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할 수도 없다. 인터넷회선 감청의 기술적 특성 등으로 인해 취득한 자료가 다른 통신감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범위하더라도, 법상 감청집행기관의 공무원이 인터넷회선 감청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외부에 공개·누설하는 것은 일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는 공무원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게 되며, 범죄수사와 관련되지 아니하는 것은 그 성질상 수사·소추하거나 그 범죄를 예방하는 등을 위하여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의 통신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8조; 통신비밀보호법 제5조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