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어 규정 사건
헌재 2009. 5. 28. 2006헌마 618
판시사항
행복추구권의 내용과 표준어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지의 여부
결정요지
헌법 제10조 전문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이러한 행복추구권은 그 구체적인 표현으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으 로서 다른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하나의 주요한 특징으로 인식되고, 모든 언어는 지역, 세대, 계 층에 따라 각기 상이한 방언을 가지고 있는바, 이들 방언은 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방언 가운데 특히 지역 방언은 각 지방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등 정서적 요소를 그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같은 지역주민들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및 정서교류의 기초가 되 므로, 이와 같은 지역 방언을 자신의 언어로 선택하여 공적 또는 사적인 의사소통과 교육의 수단 으로 사용하는 것은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 내지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의 한 내용이 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강제되는 표준어 규정의 범위는 공문서의 작성과 교과서의 제작이라 고 하는 공적 언어생활의 최소한의 범위를 규율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사용하는 표현으로서 일상생활의 사적인 언어생활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표준어를 정립하는 가장 효 과적인 방법은 표준어에 기초한 광범위한 공교육을 통해 이를 체계적으로 형성하고, 공적 언어인 법률과 행정언어를 표준어에 의해 통일하는 것이다. 공적 언어의 기준으로 표준어를 형성하기 위하 여 국가가 법률 등의 공권력을 통해 이에 개입할 필요가 있는지 또는 그와 같이 개입하는 것이 바 람직한지가 문제가 된다. 과거 중국의 강력한 문화적 영향력 아래 있던 우리나라는 근대사회에 들
어서기 직전까지도 주로 한문으로 문어생활을 영위하였고, 그 후 일제 강점 과정에서도 모든 공교 육과 행정언어를 일본어에 의하도록 강요받는 등, 표준어의 형성에 있어 역사적으로 독특한 진행 과정을 보여 왔다. 우리의 역사와 현실 속에서 표준어를 확립하는 것은 단순히 지방방언 등을 표 준어와 구별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국어 및 문화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의미를 갖게 되었던 것 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 중 공문서의 작성에 관하여 규율하는 부분에 관해 보면, 국민들은 공공기관 이 작성하는 공문서에 사용되는 언어의 통일성에 대하여 일정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할 것이고, 이는 공문서에 사용되는 국어가 표준어로 통일되지 않는 경우 의사소통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는 점에서 필요불가결한 규율이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들 중 교과용 도서에 관하여 규율하는 부분에 관해 보면, 교과용 도서의 경우 각기 다른 지방의 교과서를 각기 다른 지역의 방언으로 제 작할 경우 각 지역의 방언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표준어를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이는 국가 공동체 구성원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공익을 위 해 필요불가결한 규율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들은 이 사건 표준어 규정에 따른 표준어의 범위를 그 규율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울의 역사성, 문화적 선도성, 사용인구의 최다성 및 지리적 중앙성 등 다양한 요인에 비추어 볼 때, 서울말을 표준어의 원칙으로 삼는 것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라 하기 어렵다. 또한 서울말에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므로 교양 있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건 표준어 규정은 1970년대부터 1988년 에 이르기까지 국어심의회 등을 통한 다양한 국어 학 전문가들의 의견수렴과 공동노력에 의하여 성안되었다. 이와 같이 형성된 이 사건 표준어 규정 의 구체적 내용에 관한 사법적인 심사는 가급적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 사건 심판대상 인 국어기본법 제14조 제1항, 제18조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