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0번
문제
甲은 원한관계에 있는 A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한밤중에 A의 집으로 가서 A와 A의 딸 B가 잠을 자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A의 집 주변에 휘발유를 뿌리고 A의 집을 방화하였다. 이로 인해 A는 질식사하였고 B는 잠에서 깨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고 하였으나 甲이 밖에서 현관문을 막고 서는 바람에 B도 질식사하였다.
甲의 죄책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는 사망의 결과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고의가 있는 경우에도 성립하는 부진정 결과적가중범이다.
- ② A를 사망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의 죄책을 진다.
- ③ B를 사망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현주건조물방화죄와 살인죄가 성립하고 두 죄는 실체적경합 관계에 있다.
- ④ 만약 甲이 A가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 A를 폭행하여 재물을 강취하고 A를 살해할 목적으로 A의 집을 방화하여 A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면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하고 두 죄는 상상적경합 관계에 있다.
- ⑤ 만약 甲이 A의 집 주변에 휘발유를 뿌린 다음 라이터로 불을 붙였으나 잠을 자고 있던 A가 집 밖으로 뛰어나와 불을 끄는 바람에 A의 집에는 불이 옮겨 붙지 않았지만 그로 인해 A가 화상을 입고 사망하였다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를 중심으로 부진정결과적 가중범의 개념(①), 살인 목적 방화의 죄수(②), 방화가 아닌 별도 살해행위의 죄책(③), 강도살인죄와의 죄수(④), 방화가 미수에 그치고 사망만 발생한 경우의 처리(⑤)를 묻는다.
근거 법령
형법 제164조(현주건조물 등 방화) ①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을 불태운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 제1항의 죄를 지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174조(미수범) 제164조제1항, 제165조, 제166조제1항, 제172조제1항, 제172조의2제1항, 제173조제1항과 제2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64조 · 제174조
각 지문 검토
①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는 사망에 과실이 있는 경우뿐 아니라 고의가 있는 경우도 포함하는 부진정결과적 가중범이다 (○)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형법 제164조 제2항 후단)는 방화죄의 가중처벌 규정으로서, 사망의 결과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고의가 있는 경우까지 포함하는 부진정결과적 가중범이다.
대법원 1996. 4. 26. 선고 96도485 판결
형법 제164조 후단이 규정하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죄는 그 전단이 규정하는 죄에 대한 일종의 가중처벌 규정으로서 과실이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고의가 있는 경우에도 포함된다고 볼 것이[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결과적 가중범과 중한 결과에 대한 고의범간의 죄수
본 지문 → 옳음. 사망에 고의가 있는 경우까지 포함하므로 부진정결과적 가중범이다. 이 판례(96도485)는 제3회 1번, 제10회 6번, 제12회 1번, 제13회 4번 등에서도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② 살인의 고의로 방화하여 사망하게 한 경우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한다 (○)
사람을 살해할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로 의율하며, 이와 별도로 살인죄가 성립하여 상상적 경합이 되는 것이 아니다(부진정결과적 가중범이 살인죄를 흡수). A를 살해하기 위해 방화하여 A가 질식사한 이 사안에서 甲은 A에 대하여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죄책을 진다.
대법원 1996. 4. 26. 선고 96도485 판결
… 사람을 살해할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로 의율하여야 하고 이와 더불어 살인죄와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의율할 것은 아니[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결과적 가중범과 중한 결과에 대한 고의범간의 죄수
본 지문 → 옳음. A에 대해서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한다.
③ 방화가 아닌 별도의 살해행위로 B를 사망하게 한 경우 현주건조물방화죄와 살인죄가 성립하고 실체적 경합이다 (○)
B의 사망은 방화 그 자체가 아니라, 甲이 현관문을 막아 탈출을 봉쇄한 별도의 살해행위로 인한 것이다. 따라서 B에 대해서는 (방화의 점에 관한) 현주건조물방화죄와 (현관문을 막은) 살인죄가 각 성립하고, 두 죄는 행위를 달리하므로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
본 지문 → 옳음. B의 사망은 방화가 아닌 별도의 고의 살해행위에 기인하므로 현주건조물방화죄와 살인죄가 실체적 경합한다.
④ 재물 강취 후 살해 목적 방화로 사망하게 하면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성립하고 상상적 경합이다 (○)
재물을 강취한 후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하나의 방화행위가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에 모두 해당하므로 두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416 판결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의 재물을 강취한 후 그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피고인들의 행위는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에 모두 해당하고 그 두 죄는 상상적 경합범관계에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죄수:재물 강취 후 방화 살해 시 상상적 경합
본 지문 → 옳음.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이다.
⑤ 방화가 미수에 그쳤어도 사망의 결과가 발생하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기수로 처벌된다 (정답)
결과적 가중범은 기본범죄가 미수에 그쳤더라도 중한 결과가 발생하면 결과적 가중범의 기수가 성립한다. 또한 형법은 현주건조물방화죄(제164조 제1항)의 미수만 처벌하고(제174조), 방화치사상죄(제164조 제2항)의 미수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휘발유에 점화하였으나 목적물인 집에 불이 옮겨붙지 않아 방화가 미수에 그쳤더라도 그로 인해 A가 화상으로 사망하였다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미수범이 아니라 기수범으로 처벌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방화가 미수라도 사망 결과가 발생하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기수로 처벌되며, 방화치사죄의 미수범 처벌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정답은 5번. 방화가 미수에 그쳐도 사망 결과가 발생하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기수가 성립하므로 ⑤가 옳지 않다. ①④는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