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5번
문제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재산범죄를 저지른 이후에 별도의 재산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후행위가 있었다면 비록 그 행위가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사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은 재산범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으로서 장물이 될 수 있다.
- ②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침으로써 횡령행위가 기수에 이른 후 해당 부동산을 매각함으로써 기존의 근저당권과 관계없이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벌적 사후행위가 아니라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한다.
- ③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음에도 피해자를 속이고 근저당권설정을 약정하여 금원을 편취하고 그 약정이 사기 등을 이유로 취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사기죄 이외에 별도의 배임죄가 성립한다.
- ④ 평소 본범과 공동하여 수차 상습으로 절도 등 범행을 함으로써 실질적인 범죄집단을 이루고 있었던 甲이 본범으로부터 장물을 취득하였다면, 본범이 범한 당해 절도범행에 있어서 정범자(공동정범이나 합동범)가 되지 아니하더라도 甲의 장물취득행위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
- ⑤ 자동차를 절취한 후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떼어내는 자동차관리법위반행위는 절도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번
쟁점
불가벌적 사후행위(법조경합의 일종, 흡수관계)의 인정 범위 — ① 사후행위로 취득한 물건의 장물성, ② 부동산 횡령 후 매각의 별도 횡령 성부, ③ 사기 후 제3자 근저당 설정의 별도 배임 성부, ④ 상습 본범과 공범자 아닌 자의 장물취득 가벌성, ⑤ 자동차 절취 후 등록번호판 떼어내기와 자동차관리법위반의 죄수.
각 지문 검토
① ○ —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취득한 물건도 장물성 인정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353 판결 (판결요지)
"형법 제41장의 장물에 관한 죄에 있어서의 '장물'이라 함은 재산범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그 자체를 말하므로, 재산범죄를 저지른 이후에 별도의 재산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후행위가 있었다면 비록 그 행위가 불가벌적 사후행위로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 사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은 재산범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으로서 장물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취득한 물건의 장물성과 대체장물
본 지문 → 옳다 (○).
근거: 불가벌적 사후행위는 행위자에 대한 가벌성만 흡수될 뿐 그 결과물의 객관적 성질까지 변화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제3자가 그 물건을 취득하면 장물취득죄로 처벌 가능. 사후행위의 불가벌 효과는 행위자 책임에 한정.
② ○ — 부동산 횡령 후 매각은 새로운 법익침해이므로 별도 횡령죄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후행 처분행위가 선행 처분행위로 예상할 수 없는 새로운 위험을 추가함으로써 법익침해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선행 처분행위와는 무관한 방법으로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키는 경우라면, 이는 선행 처분행위에 의하여 이미 성립된 횡령죄에 의해 평가된 위험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횡령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흡수관계(불가벌적 사후행위)
본 지문 → 옳다 (○).
근거: 부동산 근저당권설정 = 선행 횡령 (기수). 매각 = 새로운 법익침해 결과 — 기존 근저당과 무관하게 완전한 처분이므로 별도 횡령죄 성립. 기존 판례를 전합 변경한 결정. 사후행위가 선행 위험과 동질·예정범위이면 흡수, 새 위험을 추가하면 별죄.
③ ○ — 사기 후 제3자 근저당 설정은 별도 배임죄
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도15857 판결 (반복 인용)
"부동산에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줄 의사가 없음에도 피해자를 속이고 근저당권설정을 약정하여 금원을 편취하고 그 약정이 사기 등을 이유로 취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그 부동산에 관하여 제3자 명의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친 경우, 그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별도의 배임행위로서 사기죄 이외에 별도의 배임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본 지문 → 옳다 (○).
근거: 사기 = 금원 편취가 보호법익, 배임 = 근저당설정 의무 위배가 보호법익. 별개 법익 침해이므로 사기죄가 배임죄의 흡수범위에 들지 않음. 사후행위라기보다 독립된 임무위배 행위에 가까움.
④ ✗ — 상습 본범 공동범행자라도 정범자(공동정범·합동범) 아니면 별도 장물취득죄 (정답)
대법원 1986. 9. 9. 선고 86도1273 판결 (판결요지 가)
"장물죄는 타인(본범)이 불법하게 영득한 재물의 처분에 관여하는 범죄이므로 자기의 범죄에 의하여 영득한 물건에 대하여는 성립하지 아니하고 이는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나 여기에서 자기의 범죄라 함은 정범자(공동정범과 합동범을 포함한다)에 한정되는 것이므로 평소 본범과 공동하여 수차 상습으로 절도등 범행을 자행함으로써 실질적인 범죄집단을 이루고 있었다 하더라도, 당해 범죄행위의 정범자(공동정범이나 합동범)로 되지 아니한 이상 이를 자기의 범죄라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그 장물의 취득을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본 지문 → 옳지 않다 (정답).
근거: 장물죄의 자기 범죄 제외 법리에서 '자기'는 당해 범행의 정범자(공동정범·합동범)에 한정된다. 평소 상습 공동범이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당해 범행의 정범자에 포함되지 않으면 별도 장물취득죄 성립. 지문은 "평소 본범과 공동하여 수차 상습으로 절도 등 범행을 함"이라는 과거 일반적 공동성만 인정하고 당해 절도범행에서는 정범자가 아니다라고 명시한 다음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으므로 옳지 않다. 과거 공동성 ≠ 당해 범행 정범성임에 주의.
⑤ ○ — 자동차 절취 + 번호판 떼어내기는 별죄 (자동차관리법위반)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739 판결 (등록번호판 부정사용·은닉 관련 일반 법리)
"자동차등록번호판은 자동차의 동일성 식별을 위한 공적 표지로서 그 보호법익은 자동차관리행정 전반의 적정성 및 자동차의 동일성에 관한 일반인의 신뢰이다. 따라서 자동차를 절취한 후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떼어내는 행위는 절도죄의 보호법익(소유권)과는 별개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절도범행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자동차관리법위반죄로 별도로 처벌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자동차관리법 제10조
본 지문 → 옳다 (○).
근거: 절도죄 = 소유권 침해. 등록번호판 떼어내기 = 자동차관리행정 + 일반인의 동일성 신뢰 침해. 보호법익이 다르므로 흡수관계 ✗ → 별도 자동차관리법위반죄 성립. 사후행위 흡수의 한계는 동일 법익 내 위험증가에 그치고 별개 법익 침해에는 미치지 않는다.
결론
정답 ④번. 불가벌적 사후행위는 선행범죄가 침해한 법익의 범위 내에서 사후행위의 위험이 중복·예정된 경우에만 인정되며, ① 행위자 본인의 가벌성에 한정되고(④번 — 정범자 ≠ 단순 상습 공범), ② 별개 법익 침해에는 미치지 않고(⑤번 — 자동차관리행정), ③ 선행위험을 초과하는 새로운 위험 추가에도 미치지 않는다(② — 횡령 후 매각). 한편 불가벌의 효과는 행위자에 한정되어 제3자의 장물취득은 별죄(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