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3번
문제
시청 건설국장인 甲은 건설업자인 乙이 건축허가를 신청하자 “해당 토지가 자연녹지라서 건축허가를 내 줄 수 없다. 돈을 주면 어떻게든 건축허가를 내 주겠다.”라고 거짓말하여 乙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 乙은 동업자 A에게 “내가 甲에게 500만 원을 줬으니 건축허가는 잘 해결될 것이다.”라고 알려 주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의 행위는 사기죄의 구성요건에도 해당하며 사기죄는 뇌물수수죄와 상상적 경합관계이다.
- ② 만약 甲이 직무집행의 의사 없이 乙의 건설업면허를 박탈하겠다고 공갈하여 500만 원을 교부하게 한 경우라면 공갈죄는 성립하나 뇌물수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 ③ 만약 甲은 뇌물수수죄로, 乙은 뇌물공여죄로 기소되어 공동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는 법정에서 A가 乙로부터 들은 대로 증언한 경우라면, A의 증언은 甲에 대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 ④ 만약 甲은 뇌물수수죄로, 乙은 뇌물공여죄로 기소되어 병합심리되었는데, 甲은 부인하고 乙은 자백한 경우라면 다른 증거가 없더라도 법원은 甲에 대하여 유죄선고를 할 수 있다.
- ⑤ 만약 甲만 먼저 뇌물수수죄로 기소되었다면, 乙의 뇌물공여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甲에 대한 공소가 제기된 때부터 당해 사건의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의 기간 동안 정지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⑤번
쟁점
사례형 — 시청 건설국장 甲이 건축업자 乙로부터 허위 청탁 명목으로 500만 원 수수 → ① 사기죄와 뇌물수수죄의 죄수, ② 직무집행 의사 없이 공갈하여 받은 경우, ③ A(乙의 동업자)의 전문증언의 증거능력, ④ 공범 ✗인 대향범 공동피고인의 자백을 다른 피고인의 유죄 증거로 사용 가능 여부, ⑤ 뇌물수수·뇌물공여 사이의 공소시효 정지.
각 지문 검토
① ○ — 사기죄 + 뇌물수수죄는 상상적경합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1646 판결 등 (반복 판시)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행위가 한편으로는 형법 제129조 제1항의 뇌물수수죄에 해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직무행위를 할 의사·능력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기망)에 해당하는 경우, 위 두 죄는 사회 관념상 1개의 행위가 2개의 죄에 해당하므로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40조
본 지문 → 옳다 (○).
근거: 본 사안에서 甲은 건축허가권한이 있는 공무원 + 허가를 내 줄 의사·능력이 없음에도 기망 + 금품 수수. 뇌물수수죄(직무 관련 금품 수수) + 사기죄(기망적 금품 편취) 모두 1개의 수수행위로 충족 → 상상적경합.
② ○ — 직무집행 의사 없는 공갈 = 공갈죄만 성립, 뇌물수수죄 ✗
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598 판결 등 (반복 판시)
"공무원이 직무집행의 의사 없이 또는 직무에 관한 사항이 아님에도 그 직무권한을 빙자하여 상대방을 공갈하여 재물 등을 교부받은 경우, 그 수수의 본질은 직무관련성이 아니라 폭행·협박의 위력에 의한 강요이므로,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가 성립하고 뇌물수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0조
본 지문 → 옳다 (○).
근거: 뇌물수수죄는 직무 관련성이 핵심. 직무집행 의사 없이 + 직무권한을 빙자한 강요는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공갈죄만 성립. 직무행위와 금품 사이의 대가관계가 끊어진 사안. ①과는 기망 vs 강요라는 수단의 차이에서 결론이 갈린다.
③ ○ — A의 전문진술 = 형사소송법 §316 ②에 의해 원진술자 진술 불가능 등 요건 불충족 시 증거능력 ✗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 —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다 (○).
근거: A의 증언 = "乙로부터 들은 내용"을 공판에서 진술 → 전문진술. 형사소송법 §316 ② 적용. 원진술자 乙은 공동피고인으로 같은 법정에 출석 중 → 진술 불가능 사유 ✗ → 형식 요건 불충족 → 증거능력 ✗. 甲에 대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④ ○ — 대향범 공동피고인의 자백은 다른 피고인의 유죄 증거 가능 (자백 보강법칙 적용 ✗)
대법원 2007. 10. 26. 선고 2007도10937 판결 등 (반복 판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진술에 대하여는 다른 공동피고인이 반대신문권을 행사할 수 있어 별도의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증거능력이 있고, 자백의 보강법칙(형사소송법 §310)은 피고인 자신의 자백에 대한 규정이므로 공범 또는 공동피고인의 자백은 다른 피고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0조
본 지문 → 옳다 (○).
근거: 본 사안 — 甲(부인) vs 乙(자백). 乙은 대향범 공동피고인. 乙의 자백은 甲에 대해서는 제3자의 진술 → 증거능력 ○(반대신문 가능). 甲에 대한 자백 보강법칙(§310)은 甲 자신의 자백에만 적용되므로, 甲이 부인하고 乙만 자백하는 본 사안에서는 자백 보강법칙 적용 ✗. 결국 乙의 자백 + 통상 증거능력 인정만으로 甲에 대해 유죄 선고 가능.
⑤ ✗ — 뇌물공여·수수자는 대향범 → §253 ②의 '공범' ✗ → 공소시효 정지 ✗ (정답)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2도4842 판결 (판결요지)
"뇌물공여죄와 뇌물수수죄 사이와 같은 이른바 대향범 관계에 있는 자는 강학상으로는 필요적 공범이라고 불리고 있으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할 뿐 각자 자신의 구성요건을 실현하고 별도의 형벌규정에 따라 처벌되는 것이어서, 2인 이상이 가공하여 공동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공범관계에 있는 자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며, 대향범 관계에 있는 자 사이에서는 각자 상대방의 범행에 대하여 형법 총칙의 공범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범'에는 뇌물공여죄와 뇌물수수죄 사이와 같은 대향범 관계에 있는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본 지문 → 옳지 않다 (정답).
근거: 형사소송법 §253 ② "공범의 1인에 대한 공소제기로 다른 공범자에 대하여도 공소시효가 정지된다"의 공범은 형법 §30§32의 공범(공동정범·교사범·방조범)을 의미. 대향범은 각자 다른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별개의 행위주체이므로 공범 개념에서 제외. 따라서 甲(뇌물수수)에 대한 공소제기는 乙(뇌물공여)에 대한 공소시효를 정지시키지 않는다. 지문은 "정지된다"고 했으나 대향범 ✗ → 정지 ✗. 시효 진행 그대로.
결론
정답 ⑤번. 공범 vs 대향범의 결정적 차이 — 대향범(뇌물수수·공여, 매도·매수, 도박·도금 수수 등)은 각자 별개의 형벌규정으로 처벌되는 각자 정범이지 형법총칙 공범이 아니다. 따라서 공소제기·공소시효·자백 보강법칙 등 공범 관계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본 사례는 사기 + 뇌물수수(①), 공갈 vs 뇌물(②), 전문진술 §316 ②(③), 대향범 공동피고인 자백(④), 대향범 공소시효 정지(⑤)를 한 사안에 모은 종합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