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7번
문제
甲은 A로부터 5억 원을 빌리면서 변제기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자기 소유의 X부동산으로 대물변제하기로 약속하였다. 甲은 위 변제기를 지나 B에게 X부동산을 3억 원에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었다. 한편 甲은 아버지의 예금통장을 절취한 후 현금지급기에서 미리 알고 있던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아버지의 예금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500만 원을 이체하였다.
甲은 수사단계에서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던 중 변호인접견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 그 이후 압수된 위 예금통장이 법정에서 증거물로 제출되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타인의 사무처리자로서 A에 대한 대물변제예약 약정을 위반한 행위는 배임죄에 해당한다.
- ② 甲이 아버지의 예금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500만 원을 이체한 행위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
- ③ 만일 甲이 아버지의 예금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500만 원을 자신의 현금카드로 인출한 경우 이는 별도의 절도죄에 해당한다.
- ④ 법원은 위 예금통장 절취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위 예금통장에 대하여 판결로써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 ⑤ 甲은 불구속 피의자이므로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번
쟁점
사례형 — 甲의 대물변제예약 위반 + 부동산 매도(① 배임죄 성부), 아버지 예금통장 절취 + 비밀번호로 자기 계좌 이체(② 친족상도례 적용, ③ 이체 후 자기 카드 인출의 절도죄 성부), 절취한 예금통장의 환부 선고(④), 불구속 피의자 변호인 접견권(⑤).
각 지문 검토
① ✗ — 대물변제예약 위반 = 배임죄 ✗ (자기 사무)
대법원 2014. 8. 21. 선고 2014도336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도11540 판결 등 (반복 판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부동산을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한 후 그 약정의 이행으로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경우, 위 대물변제예약은 채무자 자신의 채무 변제 방법에 관한 약정으로 채무자가 처리하는 사무는 채권자에 대한 대물변제 의무가 아니라 채무자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는 사무이므로, 채무자가 위 사무를 처리한 것을 두고 '타인의 사무처리자'가 그 임무에 위배한 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배임죄(형법 §355 ②)의 타인의 사무는 위탁관계에 기한 타인 사무 처리. 대물변제예약은 자기 채무 이행 방법의 약정이며 자기 사무. 따라서 채무자가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해도 타인 사무처리자의 임무위배가 아니므로 배임죄 ✗. 2014도3363 전합으로 종전 판례 변경.
② ✗ — 아버지 예금계좌에서 자기 계좌로 이체 =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형법 §347의2) → 피해자는 금융기관 → 친족상도례 ✗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 (판결요지)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금융기관 사이의 전자식 자금이체거래는 금융기관 사이의 환거래관계를 매개로 하여 금융기관 사이나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고객 사이에서 현실적인 자금의 수수 없이 지급·수령을 실현하는 거래방식인바, 피고인이 권한 없이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여 예금계좌 명의인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계좌 예금 잔고 중 일부를 피고인이 거래하는 다른 금융기관에 개설된 그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경우, … 그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이체된 예금 상당액의 채무를 이중으로 지급해야 할 위험에 처한 거래 금융기관이라 할 것이고 예금계좌 명의인이 아니므로,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의2 · 표준판례: 절도와 컴퓨터사용사기죄의 피해자와 친족상도례의 적용범위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본 사안 — 절취한 통장 + 미리 안 비밀번호 → 현금지급기에서 자기 계좌 이체 =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형법 §347의2). 피해자는 예금주(아버지)가 아니라 금융기관(이중 지급 위험). 친족상도례(형법 §354 + §328)는 피해자와 친족관계가 있어야 하나, 금융기관과는 친족관계 ✗ → 친족상도례 적용 ✗.
③ ✗ — 컴퓨터 사용사기 후 자기 카드로 자기 계좌에서 인출 = 절도죄 ✗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2440 판결,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353 판결 등 (반복 판시)
"예금주가 자기 명의의 현금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자기 계좌의 예금을 인출하는 행위는 그것이 비록 컴퓨터등사용사기죄(형법 §347의2)의 범행으로 취득한 예금채권을 인출한 것이라 할지라도 현금카드 사용권한 있는 자의 정당한 사용에 의한 것으로서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거나 기망행위 및 그에 따른 처분행위도 없었으므로 별도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표준판례: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취득한 물건의 장물성과 대체장물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자기 계좌에서 자기 카드로 인출 =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의 의사 범위 내. 권한 있는 사용이므로 기망 ✗ + 절취 ✗. 컴퓨터 사용사기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에 해당. 본 지문이 "별도의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한 것은 옳지 않다.
④ ○ — 절취한 예금통장 = 피해자 환부 선고 의무 (정답)
형사소송법 제333조(압수장물의 환부) ① 압수한 장물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에는 판결로써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본 지문 → 옳다 (정답).
근거: 본 사안의 예금통장은 甲이 아버지로부터 절취한 장물. 피해자(아버지)가 환부받을 권리가 명백하므로, 법원은 유죄판결과 함께 환부 선고를 하여야 한다(의무규정). 환부 청구권은 압수 시점의 적법한 점유자에게 귀속하며, 압수물의 처분 방향은 유죄·무죄와 별도로 판결의 일부로 선고.
⑤ ✗ — 불구속 피의자도 변호인 접견교통권 ○
대법원 1996. 6. 3. 96모18 결정 등 (반복 판시)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상의 기본권으로서, 피의자가 구속·체포된 경우뿐만 아니라 불구속 상태에서도 형사절차의 모든 단계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불구속 피의자가 수사단계에서 변호인접견을 요청하였음에도 수사기관이 이를 거절한 것은 위법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4조
본 지문 → 옳지 않다.
근거: 변호인 접견교통권(형사소송법 §34)은 피의자·피고인의 신체 구속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절차의 전 단계에서 인정. 불구속 피의자라고 해서 변호인의 조력에서 배제될 이유가 없으며, 수사기관의 거절은 위법. 다만 조사 진행 중 변호인 접견을 위해 일시 중단할 의무까지 절대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피의자의 요청 시점·조사 단계·범죄 중대성 등을 종합 고려.
결론
정답 ④번. 압수된 절도 장물(예금통장)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하므로 판결로써 환부 선고 의무(형사소송법 §333 ①). 본 사안의 종합 판단 — 대물변제예약 위반 ≠ 배임죄(2014도3363 전합), 통장·비밀번호 이체 = 컴퓨터 사용사기죄 + 친족상도례 ✗(피해자는 은행), 이체 후 자기 카드 인출 = 절도 ✗(불가벌적 사후행위), 불구속 피의자도 변호인 접견교통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