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9번
문제
甲은 동생인 乙과 공모하여 함께 丙을 상대로 토지거래허가에 필요한 서류라고 속여서 丙으로 하여금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 날인하게 하고 丙의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은 다음, 이를 이용하여 丙 소유의 토지에 관하여 甲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3억 원인 근저당권을 丁에게 설정하여 주고 丁으로부터 2억 원을 차용하였다.
검사는 甲과 乙을 함께 공소제기하였다. 법정에서 甲은 변론분리 후 증인으로 증언하면서 자신의 단독 범행이라고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 이에 검사는 甲을 위증 혐의로 소환하여 乙과 공범이며 법정에서 위증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여 증거로 제출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丙의 재산상 처분행위가 없으므로 甲에게 丙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② 검사가 추가로 제출한 甲에 대한 위증 혐의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진술자인 甲이 다시 법정에서 증언하면서 위 조서의 진정 성립을 인정하고 乙에게 반대신문의 기회가 부여되었다면 乙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③ 증언거부사유가 있는 甲이 증언하는 과정에서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하고 허위진술을 한 경우 항상 위증죄가 성립한다.
- ④ 만약 乙이 자신은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증언을 해 달라고 甲에게 부탁하여 甲이 허위의 증언을 하였다면, 비록 甲이 친족인 乙을 위하여 위증한 것일지라도 乙에게 위증교사죄가 성립한다.
- ⑤ 만약 甲이 위 사기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乙·丁간의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였다면, 그 녹음파일은 乙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甲·乙 공모 사기 사례 — ① 서명사취와 사기죄의 처분행위, ② 공범에 대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③ 증언거부권 불고지 상태의 허위진술과 위증죄, ④ 자기 형사사건을 위한 위증교사(교사 상대가 친족인 경우), ⑤ 제3자가 타인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의 증거능력.
근거 법령
형법 제152조 제1항(위증)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52조 · 형사소송법 제312조
각 지문 검토
① 서류라고 속여 근저당권설정계약서에 서명·날인하게 하고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은 행위에도 사기죄의 처분행위가 인정된다 (옳지 않음)
사기죄의 처분의사는 처분행위의 결과(외관과 다른 효과)까지 인식할 것을 요하지 않고 처분행위의 외관(서명·날인)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다. 토지거래허가에 필요한 서류라고 속아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교부한 이상, 그로 인해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17. 2. 16. 선고 2016도13362 전원합의체 판결
사기죄의 처분의사는 외관과 다른 효과까지 인식할 것을 요하지 않고, 외관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다(종전 판례 변경). 따라서 토지거래허가 등에 필요한 서류라 속여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에 서명·날인하게 한 경우에도, 피해자에게 서명·날인의 외관 인식이 있는 한 처분의사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기죄 처분의사:외관에 대한 인식만으로 처분의사 인정 (종전 판례 변경)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지문은 처분행위가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나, 서명·날인에 대한 인식이 있는 이상 처분의사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한다. 이 판례는 제14회 7번, 제13회 12번, 제7회 5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② 공범 甲에 대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원진술자 甲의 진정성립 인정과 반대신문 기회만으로는 乙에 대한 증거로 쓸 수 없다 (옳지 않음)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에 의하면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고, 이는 당해 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는 자에 대한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를 그 피고인에 대한 증거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공범 甲에 대한 검사 작성 피신조서는 당해 피고인 乙(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며, 원진술자 甲의 진정성립 인정이나 乙의 반대신문 기회만으로는 乙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지문은 甲의 진정성립 인정 + 乙의 반대신문 기회가 있으면 乙에 대한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하나,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공범에 대한 것 포함)는 당해 피고인 乙이 내용을 인정하여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乙이 이를 부인하는 이상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2020년 개정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이 검사 작성 피신조서에도 내용인정 요건을 도입하였다).
③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채 허위진술을 하였다고 하여 항상 위증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옳지 않음)
증언거부사유가 있는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증언거부권 불고지 상태의 허위진술이 '항상' 위증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 증인이 침묵하지 아니하고 진술한 것이 자신의 진정한 의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증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 증언거부사유가 있음에도 증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데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증언거부권 불고지와 위증죄의 성부 (1)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지문은 "항상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하나, 증언거부권 불고지로 증언거부권 행사에 사실상 장애가 초래된 경우에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이 판례는 제15회 27번, 제14회 16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④ 자기 형사사건에 관하여 타인에게 위증을 교사하면 그 타인이 친족이라도 위증교사죄가 성립한다 (옳음, 정답)
피고인이 자기 형사사건에 관하여 스스로 허위진술하는 것은 방어권 행사로서 처벌되지 않으나, 타인을 교사하여 위증하게 하는 것은 방어권의 남용으로서 위증교사죄가 성립한다. 위증죄에는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교사받은 자가 친족이라는 사정은 교사자의 죄책에 영향이 없다.
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도5114 판결
피고인이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는 행위는 … 방어권을 인정하는 취지에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으나,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위증을 하면 형법 제152조 제1항의 위증죄가 성립되므로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하여 타인을 교사하여 위증죄를 범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방어권을 남용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교사범의 죄책을 부담케 함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기사건에서의 위증교사
본 지문 → 옳음 (정답).
근거: 乙(동생)이 자기 사기사건을 위하여 甲(형)에게 허위 증언을 부탁하여 甲이 위증한 이상, 乙에게는 위증교사죄가 성립한다. 甲이 乙의 친족이라는 사정은 위증죄에 친족특례가 없으므로 乙의 죄책에 영향이 없다. 이 판례는 제13회 36번, 제6회 10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⑤ 甲이 자신은 당사자가 아닌 乙·丁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은 통비법 위반이어서 증거로 쓸 수 없다 (옳지 않음)
甲이 대화 당사자가 아니면서 乙과 丁 사이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위반이고, 그 녹음물은 제4조에 의하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대법원 2002. 10. 8. 선고 2002도123 판결
제3자가 …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비법 §3 — 대화 당사자 본인 녹음은 위반 ✗ / 제3자는 일방 동의로도 위반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지문은 그 녹음파일을 乙에 대한 유죄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나, 甲은 乙·丁 대화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이므로 그 녹음은 통비법 위반으로 증거능력이 없다. 이 판례는 제13회 34번, 제12회 37번, 제3회 12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정답은 4번. ④ 자기 사건을 위한 위증교사는 교사 상대가 친족이라도 위증교사죄가 성립한다. ①(서명사취도 처분의사 인정 → 사기죄 성립)·②(공범 검사 피신조서는 당해 피고인 내용인정 필요)·③(증언거부권 불고지 시 위증죄가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님)·⑤(제3자의 타인 간 대화 녹음은 증거능력 ✗)는 모두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