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19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4번
문제
甲은 공인중개사인 乙의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면서 고객인 丙의 인감증명서와 도장을 업무상 자신이 보유하고 있음을 기화로 허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를 통해 6,000만 원을 취득하여 丙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는데, 乙은 甲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 丙은 甲과 乙에 대해서 각각 일반불법행위책임과 사용자책임을 근거로 6,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 丙에게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되었고 과실비율은 50%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은 丙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 ② 乙은 丙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
- ③ 丙이 乙의 손해배상채무 전부를 면제한 경우 甲은 丙에 대하여 3,000만 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 ④ 乙은 丙에 대하여 가지는 별도의 물품대금채권 2,000만 원으로 丙의 위 손해배상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
- ⑤ 甲이 丙에 대하여 2,000만 원을 변제한 경우 乙은 丙에 대하여 3,000만 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⑤
쟁점
중개보조원 甲의 고의 불법행위(6,000만 원 편취)와 공인중개사 乙의 사용자책임이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고, 피해자 丙의 과실이 50%인 사안이다. ① 고의자의 과실상계, ② 사용자의 과실상계, ③ 면제의 효력, ④ 고의 불법행위채권에 대한 상계(제496조), ⑤ 다액채무자 일부변제의 충당(외측설)을 가린다.
전제 정리: 甲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한 고의·영득의 불법행위자이므로 과실상계가 배제되어 6,000만 원 전부의 책임을 지고, 사용자 乙은 과실상계가 적용되어 3,000만 원(6,000만 × 50%)의 책임을 지며, 두 채무는 3,000만 원의 범위에서 중첩되는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甲은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판결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하여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은, 그와 같은 고의적 불법행위가 영득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과실상계와 같은 책임의 제한을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한 고의의 불법행위자가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
甲은 6,000만 원을 편취한 고의·영득의 불법행위자이므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다. → 옳지 않다.
② 옳지 않음 — 사용자 乙은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다74236 전원합의체 판결
"사용자의 손해배상액이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여 과실상계를 한 결과 타인에게 직접 손해를 가한 피용자 자신의 손해배상액과 달라[질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연대채무 (1):다액채무자의 일부변제의 효력
사용자 乙 자신은 고의의 불법행위자가 아니므로 피해자 丙의 과실을 참작한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고, 그 결과 책임액은 3,000만 원이 된다. 지문은 "주장할 수 없다"고 하여 틀렸다. → 옳지 않다.
③ 옳지 않음 — 丙이 乙의 채무를 전부 면제하여도 그 효력은 甲에게 미치지 않으므로, 甲은 여전히 6,000만 원의 책임을 진다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간에 있어서 …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 대하여 절대적 효력을 발생하지만 그 밖의 사유는 상대적 효력을 발생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므로 피해자가 채무자 중의 1인에 대하여 … 채무를 면제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채무자에 대하여 그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에 대한 채무면제의 효력(상대적 효력)
면제는 상대적 효력만 있으므로 乙에 대한 면제가 甲의 책임을 줄이지 못한다. 甲은 과실상계도 배제되어 6,000만 원의 책임을 진다(3,000만 원이 아니다). → 옳지 않다.
④ 옳지 않음 — 乙은 별도의 물품대금채권으로 丙의 손해배상채권을 상계할 수 없다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다63019 판결
"피용자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하여야 할 이유가 없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 사용자는 자신의 고의의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민법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피용자의 고의 불법행위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는 사용자의 민법 제496조 적용 배제 주장 가부
乙의 손해배상채무는 피용자 甲의 고의의 불법행위에 기한 것이므로 제496조가 적용되어, 乙은 자신의 물품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할 수 없다. → 옳지 않다.
⑤ 옳음 (정답) — 다액채무자 甲이 2,000만 원을 변제하면 그 변제는 甲의 단독부담 부분에 먼저 충당되므로, 乙은 여전히 3,000만 원의 책임을 진다
대법원 2018. 3. 22. 선고 2012다74236 전원합의체 판결
"금액이 다른 채무가 서로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을 때 다액채무자가 일부 변제를 하는 경우 변제로 인하여 먼저 소멸하는 부분은 … 다액채무자가 단독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액이 … 과실상계를 한 결과 … 피용자 자신의 손해배상액과 달라졌는데 다액채무자인 피용자가 손해배상액의 일부를 변제한 경우에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연대채무 (1):다액채무자의 일부변제의 효력
甲의 6,000만 원은 乙과 중첩되지 않는 단독부담 3,000만 원과 乙과 중첩되는 3,000만 원으로 나뉜다. 甲의 2,000만 원 변제는 단독부담 부분(3,000만 원)에 먼저 충당되므로 乙과 중첩되는 3,000만 원은 그대로 남는다. 따라서 乙은 여전히 3,000만 원의 책임을 진다. → 옳다(정답).
결론
정답은 ⑤. 고의·영득의 가해자(甲)는 과실상계가 배제(①·③)되고 제496조로 상계도 막히며(④), 사용자(乙)는 과실상계가 적용(②)된다. 다액채무자 甲의 일부변제는 외측설에 따라 단독부담 부분부터 소멸하므로 乙의 책임은 줄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