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202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번
문제
甲은 A의 연인으로 보이는 B가 자신이 흠모하는 A를 껴안으려 하는 것을 보고 분을 참지 못해 해코지를 하려는 의도로 B를 때려 상해를 가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당시 B는 A를 추행하려는 목적으로 껴안으려 했던 것이기에 甲의 행위는 B의 강제추행을 막은 것이었다. 이 사례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선지
- ① 甲의 행위는 상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나 위법성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 ② 위법성조각을 위해 주관적 정당화요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에 따르면 甲의 행위는 상해죄의 기수범이 성립한다.
- ③ 판례는 정당방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정당방위상황에 대한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고 정당방위에 대한 의사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 ④ 甲의 행위를 상해죄의 불능미수로 해결하려는 견해는 법익침해의사는 유지되는 반면에 법질서가 침해되는 결과로 나아가지 않았음을 주된 근거로 한다.
- ⑤ 판례에 따르면 B가 A를 추행하려는 상황이었음을 甲이 몰랐던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위법성이 조각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이른바 '우연방위(우연적 방위)'의 처리를 묻는다. 甲은 흠모하는 A를 껴안으려는 B를 해코지할 의도로 때려 상해를 가하였는데, 객관적으로는 B가 A를 강제추행하려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존재하여 甲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그 침해를 막은 것이 되었다. 즉 객관적 정당방위상황은 존재하나 甲에게 주관적 정당화요소(방위의사)가 결여된 경우로서, 이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구성요건해당성·위법성·미수)와 판례의 태도(방위의사의 요부)가 논점이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甲의 행위는 상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성의 인식도 결여되어 있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甲은 B를 해코지하려는 의도로 때려 상해를 가하였으므로 상해의 고의가 있고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인식(위법성의 인식)도 갖고 있었다. 우연방위의 문제는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된 경우가 아니라, 주관적 정당화요소(방위의사)가 없는데 객관적으로 정당화상황이 존재하는 경우 위법성이 조각되는지에 있다.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되는 것은 오히려 위법성조각사유의 존재를 오인한 오상방위 등의 문제이다. 지문은 甲에게 위법성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고 하여 옳지 않다.
②. 옳지 않음 — 주관적 정당화요소 불요설에 따르면 甲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가 되므로, 상해죄의 기수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위법성조각을 위해 주관적 정당화요소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불요설, 결과반가치 일원론)는 객관적 정당화상황이 존재하기만 하면 결과불법(결과반가치)이 탈락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본다. 이 견해에 따르면 甲의 행위는 객관적으로 강제추행이라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한 것이 되어 위법성이 조각되고 무죄가 된다. 따라서 상해죄의 기수범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지문은 불요설에 따르면 기수범이 성립한다고 하여 옳지 않다.
③. 옳지 않음 — 판례는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위하여 정당방위상황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방위의사(주관적 정당화요소)까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정당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추어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정당방위·과잉방위나 긴급피난·과잉피난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방위의사 또는 피난의사가 있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주관적 정당화 요소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판례는 정당방위·과잉방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방위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하여 주관적 정당화요소를 요구한다(96도3376 전원합의체). 즉 객관적 정당방위상황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위자가 그 침해를 방위하려는 의사로 행위할 것을 필요로 한다. 甲과 같이 방위의사 없이 오로지 해코지 의도로 행위한 경우에는 판례에 의하더라도 정당방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 지문은 판례가 정당방위상황의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고 방위의사는 필요 없다고 본다고 하여 옳지 않다. 이 판례(96도3376)는 제3회 제21번·제8회 제1번·제15회 제10번 형사법 등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④. 옳음 — 우연방위를 상해죄의 불능미수로 해결하려는 견해는, 방위의사가 없어 법익침해의사(행위반가치)는 유지되는 반면 객관적 정당화상황의 존재로 법질서가 침해되는 결과(결과반가치)로 나아가지 않았음을 주된 근거로 한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우연방위를 불능미수로 처리하려는 견해(이원적·인적 불법론에 입각한 다수설)는, 행위자에게 주관적 정당화요소(방위의사)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법익침해를 향한 의사, 즉 행위반가치(행위불법)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객관적으로는 정당방위상황이 존재하여 실제로는 보호가치 있는 법익이 침해되지 않았으므로 결과반가치(결과불법)가 탈락한다고 본다. 결국 결과불법이 없어 기수범의 불법은 인정될 수 없고, 행위불법만 있고 결과불법이 없는 구조가 불능미수(형법 제27조: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나 위험성이 있는 경우)와 유사하므로 이를 불능미수에 준하여 처벌하자는 것이다. 지문은 이 견해의 논거를 정확히 서술하였으므로 옳다.
⑤. 옳지 않음 — 이 사안은 객관적 정당화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우연방위'로서, 정당화상황이 없는데도 있다고 오인한 '오상방위'가 아니므로, 甲이 그 상황을 몰랐던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여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정당한 이유'가 문제되는 것은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존재한다고 오인한 오상방위(위법성조각사유 전제사실의 착오)에서 그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따질 때이다. 그런데 이 사안은 객관적 정당화상황(B의 강제추행)이 실제로 존재하였으나 甲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방위의사 없이 행위한 '우연방위'로서, 착오로 위법성조각사유를 오인한 경우가 아니다. 따라서 甲이 그 상황을 몰랐던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따져 위법성을 조각시킬 문제가 아니며, 판례가 이러한 우연방위를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본 바도 없다(방위의사를 요구하는 96도3376의 태도상 오히려 정당방위 불성립에 가깝다).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옳은 것은 ④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④(우연방위를 불능미수로 해결하는 견해는 행위반가치는 유지되나 결과반가치가 탈락함을 근거로 함)는 옳다. 반면 ①(甲은 위법성의 인식이 결여된 것이 아님), ②(주관적 정당화요소 불요설에 따르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기수범이 성립하지 않음), ③(판례는 방위의사를 요구함, 96도3376), ⑤(이 사안은 우연방위이지 오상방위가 아니므로 '정당한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되는 문제가 아님)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