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19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48번
문제
甲은 乙에게 금액란만을 백지로 한 약속어음을 발행하면서 1억 원의 범위 내에서 금액을 보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 乙은 丙에게 위 약속어음을 배서교부하면서 보충권의 범위가 2억 원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丙이 위 약속어음의 금액란을 보충하지 않은 채 甲을 피고로 어음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어음금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지 않는다.
- ② 丙이 甲을 피고로 어음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사실심 변론종결일까지 백지부분을 보충하지 않아 패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 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백지보충권을 행사하여 완성한 어음에 기하여 甲을 상대로 동일한 어음금을 청구할 수 없다.
- ③ 甲은 丙이 악의로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만 丙에게 부당보충을 이유로 대항할 수 있다.
- ④ 丙이 乙의 말을 믿고 금액란에 2억 원을 보충하여 甲을 피고로 어음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법원은 丙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여야 한다.
- ⑤ 丙이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하기 위하여는 만기로부터 1년 이내에 백지보충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②
쟁점
甲이 금액란 백지(1억 원 한도 보충권)로 발행한 약속어음을 乙이 丙에게 “보충권 2억 원”이라 하며 배서한 사안. 백지어음에 의한 시효중단, 미보충 패소확정과 기판력, 부당보충의 대항, 보충권 행사기간을 가린다.
근거 법령
어음법 제10조(백지어음) 미완성으로 발행한 환어음에 미리 한 합의와 다른 보충을 한 경우에는 그 합의의 위반을 이유로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각 지문 검토
① ✗ —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금을 청구하여도 어음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됨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9다48312 전원합의체 판결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그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음금을 청구하는 것은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하여 잠자는 자가 아님을 객관적으로 표명한 것이고 그 청구로써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어음의 시효중단
백지 미보충 상태의 어음금청구로도 시효는 중단되므로, 지문 ①은 → 옳지 않음.
② ○ — 미보충 상태로 어음금을 청구하여 패소확정된 후 보충하여 동일한 어음금을 다시 청구할 수 없음 (정답)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24847, 24854 판결 (기판력의 일반 법리)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동일한 당사자 사이의 소송에 있어서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또는 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 및 방어방법에 미치는 것이고, 다만 그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그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되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백지보충권은 전소의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행사할 수 있었던 공격방법이므로, 미보충을 이유로 패소확정된 뒤에 보충권을 행사하여 완성한 어음으로 동일한 어음금을 다시 청구하는 것은 전소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되지 않는다(전소와 후소의 소송물이 동일함). 따라서 지문 ②는 → 옳다(정답).
③ ✗ — 발행인은 소지인이 악의뿐 아니라 ‘중대한 과실’로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도 부당보충으로 대항할 수 있음
대법원 2000. 5. 30. 선고 98다37736 판결
"어음법 제10조가 규정하는 ‘악의로 어음을 취득한 때’라 함은 … 부당보충되었다는 사실과 이를 취득할 경우 어음채무자를 해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음을 양수한 때를 말하고,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어음을 취득한 때’라 함은 …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백지어음이 부당보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 부당보충된 어음을 양수한 때를 말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어음 취득자의 부당보충
어음법 제10조 단서에 따라 발행인은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 부당보충을 대항할 수 있다. 지문 ③은 “악의로 취득한 경우에만”이라 하여 중과실을 제외하므로 → 옳지 않음.
④ ✗ — 법원은 청구를 전부 기각할 것이 아니라 정당한 보충권 한도인 1억 원의 범위에서 인용하여야 함
甲은 1억 원 한도의 보충권만 부여하였으므로, 丙이 2억 원으로 부당보충하였더라도 甲은 정당한 보충권 범위(1억 원)에 대하여는 어음상 책임을 진다(어음법 제10조 본문은 합의 위반을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 따라서 법원은 청구를 전부 기각할 것이 아니라 적어도 1억 원의 범위에서 인용하여야 한다(丙의 악의·중과실이 인정되면 2억 원 전부에 대해 대항 가능). 지문 ④는 “전부 기각”이라 하므로 → 옳지 않음.
⑤ ✗ — 약속어음 발행인에 대한 어음금채권은 만기로부터 3년이므로 보충권도 그 기간 내에 행사하면 됨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6214 판결
"만기를 백지로 하여 발행된 약속어음의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기간은 백지보충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3년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만기가 백지인 어음의 보충권 행사기간
약속어음 발행인에 대한 어음금채권은 만기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에 걸리므로(어음법 제77조 제1항 제8호, 제70조 제1항), 보충권도 그 기간 내에 행사하면 된다. 지문 ⑤는 “만기로부터 1년 이내”라 하므로 → 옳지 않음.
결론
정답은 ②. 학습 포인트: 백지 미보충 어음금청구도 시효를 중단시키지만(①), 미보충으로 패소확정된 후에는 보충하여 같은 어음금을 다시 청구할 수 없고(② 기판력), 부당보충은 악의 또는 중과실 취득자에게 대항하며(③), 발행인은 정당한 보충권 한도에서 책임을 진다(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