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19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4번
문제
착오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객관적으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구성요건적 사실을 행위자가 적극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한 ‘반전된 구성요건적 착오’는 「형법」상 불가벌이다.
ㄴ. 甲이 절취한 물건이 자신의 아버지 소유인 줄 오신했다 하더라도 그 오신은 형면제사유에 관한 것으로서 절도죄의 성립이나 처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ㄷ. 절도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할 것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범의가 조각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ㄹ. 甲이 상해의 고의로 A에게 상해를 가함으로써 A가 바닥에 쓰러진 채 정신을 잃고 빈사상태에 빠지자, A가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고 A가 자살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A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A로 하여금 현장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면, 甲의 상해행위는 A에 대한 살인에 흡수되어 단일의 살인죄만 성립한다.
ㅁ. 甲이 A를 살해하기 위해 A를 향하여 총을 쏘았으나 총알이 빗나가 A의 옆에 있던 B에게 맞아 B가 즉사한 경우, 구성요건적 착오에 관한 구체적 부합설에 의하면 甲에게는 B에 대한 살인죄의 죄책이 인정되지 않는다.
선지
- ① ㄱ, ㄷ
- ② ㄱ, ㄹ
- ③ ㄴ, ㄷ, ㄹ
- ④ ㄴ, ㄹ, ㅁ
- ⑤ ㄷ, ㄹ, ㅁ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착오론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ㄱ반전된 구성요건적 착오의 취급(불능미수), ㄴ형면제사유(친족상도례)에 관한 착오, ㄷ재물의 타인성 오신과 범의 조각, ㄹ상해 후 사망 오인 유기 사례(개괄적 고의)의 죄책, ㅁ방법의 착오와 구체적 부합설이 각 지문의 핵심이다. 옳지 않은 것은 ㄱ, ㄹ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27조(불능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형법 제259조(상해치사) ①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7조 · 제259조
각 지문 검토
ㄱ. 반전된 구성요건적 착오는 형법상 불가벌이 아니라 불능미수로서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된다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구성요건적 사실을 행위자가 적극적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실행에 나아간 경우(반전된 구성요건적 착오)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한 때에 해당하여 불능미수(형법 제27조)가 문제된다. 따라서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되며, '형법상 불가벌'인 것이 아니다. 불가벌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 금지규범이 있다고 오인한 반전된 금지착오(환각범)이다.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 피고인이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범죄가 기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준강간죄의 불능미수 · 표준판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
본 지문 → 옳지 않음. 반전된 구성요건적 착오는 불능미수의 문제로서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되므로, 형법상 당연히 불가벌이라고 할 수 없다.
ㄴ. 절취물이 자기 아버지 소유인 줄 오신하여도 형면제사유에 관한 착오여서 절도죄의 성립·처벌에 영향이 없다 (○)
친족상도례(형법 제344조·제328조)는 범죄의 성립과는 무관한 인적처벌조각사유(형면제사유)에 관한 규정이다. 따라서 절취한 물건이 자기 아버지 소유인 줄로 오신하였더라도 이는 형면제사유의 존부에 관한 착오에 불과하여 고의를 조각하지 않으며, 절도죄의 성립이나 처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실제로 아버지 소유가 아니었다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도 않는다).
본 지문 → 옳음. 형면제사유에 관한 착오는 범죄의 성립·처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ㄷ.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자기에게 취득이 허용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오면 범의가 조각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절도죄의 고의는 타인의 재물이라는 인식을 내용으로 한다.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또는 사용)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구성요건적 사실에 대한 인식이 없어 범의가 조각되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형법 제15조 제1항).
대법원 1983. 9. 13. 선고 83도1762 판결
절도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빌린 것)할 것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범의가 조각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재물의 타인성 오신과 절도죄의 범의:자기에게 취득 허용된 물건으로 오인 시 범의 조각
본 지문 → 옳음. 타인성에 대한 인식이 없어 범의가 조각되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ㄹ. 상해의 고의로 상해를 가한 뒤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유기하여 사망케 하면 단일의 살인죄가 아니라 포괄하여 상해치사죄가 성립한다
甲의 처음 고의는 살인이 아니라 상해였다.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가 빈사상태에 빠지자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판례는 전 과정을 포괄하여 하나의 상해치사죄로 본다. 처음부터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므로 '단일의 살인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94. 11. 4. 선고 94도2361 판결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 상해를 가함으로써,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진 채 정신을 잃고 빈사상태에 빠지자,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오인하고, 피고인의 행위를 은폐하고 피해자가 자살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피해자를 베란다로 옮긴 후 베란다 밑 약 13m 아래의 바닥으로 떨어뜨려 …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면, 피고인의 행위는 포괄하여 단일의 상해치사죄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개괄적 과실/인과과정의 착오/포괄일죄의 결과적 가중범
본 지문 → 옳지 않음. 처음 고의가 상해였으므로 포괄하여 상해치사죄가 성립할 뿐, 단일의 살인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처음부터 살인의 고의로 방화·매장한 88도650 사안에서 살인죄가 성립하는 것과 구별된다).
ㅁ. 방법의 착오에서 구체적 부합설에 의하면 빗나가 맞은 제3자에 대한 살인죄의 죄책은 인정되지 않는다 (○)
A를 살해하려고 총을 쏘았으나 빗나가 옆에 있던 B가 맞아 사망한 경우는 방법의 착오(타격의 착오)에 해당한다. 구체적 부합설에 의하면 인식한 객체(A)와 발생한 객체(B)가 구체적으로 부합하지 않으므로, 甲에게는 A에 대한 살인미수죄와 B에 대한 과실치사죄가 성립할 뿐이고 B에 대한 살인죄(고의 기수)의 죄책은 인정되지 않는다(반면 법정적 부합설에 의하면 B에 대한 살인기수가 인정된다).
본 지문 → 옳음. 구체적 부합설에 의하면 B에 대한 살인죄의 죄책이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정답은 2번(ㄱ, ㄹ). ㄱ은 반전된 구성요건적 착오가 불능미수로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에서, ㄹ은 처음 고의가 상해여서 단일 살인죄가 아니라 상해치사죄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각 옳지 않다. ㄴ·ㄷ·ㅁ은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