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19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0번
문제
2018\. 7.경 甲과 乙은 공모하여 甲의 장인인 A(甲과 동거하지 아니하고, 乙과는 아무런 신분관계가 없음)에 대한 차용증을 위조한 다음 법원에 A 소유 토지에 대한 부동산가압류를 신청하였고 법원은 위 신청에 대한 부동산가압류명령을 발령하여 부동산등기부와 동일한 공전자기록에 위 토지에 대한 가압류등기가 경료되었다.
이후 甲과 乙은 A에 대하여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면서 소장에 A의 주소를 허위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승소판결을 받았다. A는 위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알게 된 날로부터 1개월 만에 甲과 乙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기,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로 경찰에 고소하였다. 乙은 수사를 받게 된 것을 알고 집에 보관 중이던 위 차용증 원본을 태워 없앴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특별법 위반의 점은 논외로 하고,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甲과 乙이 부동산가압류를 신청하고 이에 따른 명령을 받은 것에 대하여는 사기죄가 성립하고, 이 경우 사기죄는 부동산가압류명령이 발령된 시점에 기수에 이른다.
ㄴ. 甲은 A와 동거하지 아니하는 친족관계이므로 甲의 사기죄에 대하여 친족상도례가 적용되고, 이는 상대적 친고죄인데 A가 고소기간 내에 고소를 하였으므로 甲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다.
ㄷ. 위 가압류등기는 甲과 乙의 등기신청이 아니라 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므로 甲과 乙에게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ㄹ. 자신의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乙이 없앤 차용증 원본은 甲에 대한 형사사건의 증거이기도 하므로 乙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있다.
ㅁ. 甲이 위 범행 이후 처와 이혼하여 甲과 A 사이에 더 이상 친족관계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甲의 사기죄에 대하여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
선지
- ① ㄱ, ㄴ
- ② ㄱ, ㄷ
- ③ ㄴ, ㄷ
- ④ ㄷ, ㅁ
- ⑤ ㄹ, ㅁ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번 (ㄷ, ㅁ)
쟁점
소송사기와 친족상도례·증거인멸 — ㄱ 부동산가압류 신청과 소송사기의 성부·기수시기, ㄴ 소송사기에서 친족상도례의 적용, ㄷ 법원의 촉탁에 의한 가압류등기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ㄹ 공범의 증거인멸, ㅁ 친족상도례에서 친족관계의 판단 시점.
근거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①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 ② 제1항 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 · 형법 제328조
각 지문 검토
ㄱ. 옳지 않음 — 부동산가압류 신청은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가압류명령이 발령되었다고 하여 사기죄가 기수에 이르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2786 판결(판결요지 [2])
적극적 소송당사자인 원고뿐만 아니라 방어적인 위치에 있는 피고라 하더라도 허위내용의 서류를 작성하여 이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위증을 시키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 승소확정판결을 받음으로써 …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경우에는 … 허위내용의 서류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그에 따른 주장을 담은 답변서나 준비서면을 제출한 경우에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송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와 적용의 엄격성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소송사기는 법원에 허위내용의 서류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그에 따른 주장을 담은 서면을 제출하여 본안의 승소판결을 통해 상대방의 재물·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한다. 그런데 가압류는 강제집행의 보전방법에 불과하여 본안소송이 아니므로, 가압류를 신청하여 가압류명령을 받았더라도 이는 소송사기의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없고 사기죄가 성립하거나 기수에 이르는 것이 아니다. 지문은 "사기죄가 성립하고 가압류명령이 발령된 시점에 기수에 이른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ㄴ. 옳지 않음 — 소송사기에서 친족상도례 적용을 위해서는 피기망자인 법원과도 친족관계가 있어야 하나 그렇지 않으므로, 甲의 사기죄는 상대적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 없이도 처벌할 수 있다
대법원 1976. 4. 13. 선고 75도781 판결(판결요지)
법원을 기망하여 제3자로부터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 피기망자인 법원은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재물을 편취당한 제3자가 피해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해자인 제3자와 사기죄를 범한 자가 직계혈족의 관계에 있을 때에는 그 범인에 대하여 형법 제328조 제1항을 준용하여 형을 면제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송사기와 친족상도례:피기망자인 법원이 아니라 편취당한 제3자가 피해자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소송사기에서 피기망자(법원)와 재산상 피해자(A)가 다른데,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려면 행위자와 피기망자·피해자 쌍방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고, 법원과 甲 사이에는 친족관계가 없으므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甲의 사기죄는 상대적 친고죄가 아니어서 A의 고소가 없더라도 처벌할 수 있다. 지문은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어 상대적 친고죄가 됨을 전제로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다만 판례(75도781)는 피해자인 제3자와의 친족관계만으로 친족상도례를 적용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학설상 다툼이 있다.)
ㄷ. 옳음 — 가압류등기는 당사자의 신청이 아니라 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동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형법 제228조(공정증서원본 등의 부실기재) ①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신고를 하여 공정증서원본 또는 이와 동일한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에 부실의 사실을 기재 또는 기록하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28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형법 제228조 제1항)는 공무원에 대한 '허위신고'로 부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는 죄이다. 그런데 부동산가압류등기는 당사자의 등기신고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가압류결정에 따른 촉탁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설령 피보전권리가 허위라 하더라도 이는 당사자의 허위신고에 의한 불실기재라고 볼 수 없어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및 그 행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ㄹ. 옳지 않음 — 乙이 없앤 차용증은 공범인 乙 자신의 형사사건 증거이기도 하므로, 동시에 甲의 증거가 된다 하더라도 乙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도2608 판결
피고인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하였다면, 그 행위가 동시에 다른 공범자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결과가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증거인멸죄로 다스릴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범자의 형사사건과 증거인멸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甲·乙은 사문서위조·사기 등의 공범이므로, 위조 차용증 원본은 乙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이기도 하다. 乙이 수사를 받게 되자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그 차용증을 태워 없앤 것은 자기 형사사건의 증거인멸로서 방어권 행사에 해당하여, 그것이 동시에 甲의 형사사건 증거를 인멸한 결과가 되더라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 지문은 "乙을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94도2608)는 제15회 형사법 37번·제14회 형사법 1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ㅁ. 옳음 — 친족상도례에서 친족관계는 범행 당시 존재하면 충분하므로, 범행 후 이혼하여 친족관계가 소멸하더라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친족상도례의 적용 기준이 되는 친족관계는 범행 당시에 존재하면 충분하고, 그 후의 사정으로 친족관계가 소멸하였는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甲이 범행 이후 처와 이혼하여 A(장인)와의 인척관계가 소멸하였더라도(민법 제775조 제1항), 범행 당시 친족관계가 있었던 이상 친족상도례가 적용된다. 지문은 옳다.
결론
옳은 것은 ㄷ(법원 촉탁에 의한 가압류등기 → 공전자기록불실기재 ✗)과 ㅁ(친족관계는 범행시 기준)이므로 정답은 ④번이다. ㄱ(가압류 신청은 소송사기의 실행착수 ✗)·ㄴ(소송사기는 피기망자인 법원과 친족이 아니어서 친족상도례 적용 ✗ → 고소 불요 처벌)·ㄹ(공범 乙의 자기 증거인멸은 불벌)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