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19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2번
문제
X회사의 대표이사 甲은 신축 중인 건물공사의 하도급과 관련하여 발주업체의 이사 乙에게 “개인채무변제에 필요하니 하도급 공사대금 20억 원을 23억 원으로 부풀리는데 눈감아 달라. 그리고 3억 원은 급하니 공사완료 전에 미리 개인적으로 지급해주면 2,000만 원을 주겠다.”라고 부탁하였고, 며칠 후 약속한 대로 업무상 보관 중이던 X회사의 비자금 2,000만 원을 그 정을 알고 있는 운전기사 丙에게 주면서 乙에게 그 돈을 전달하게 하였다.
丙은 甲에게서 받은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은 자신의 유흥비로 소비하고 나머지 1,000만 원만 乙에게 교부하였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甲은 丙에게 “2,000만 원을 乙에게 잘 전달하였느냐?”라고 물었고, 丙은 甲이 말한 내용을 보이스펜에 녹음하였다. 경찰관 P가 위 범행에 대한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서자 丙은 수사에 협조하여 선처를 받고자 甲의 말을 녹음해 두었던 원본
보이스펜을 P에게 임의제출하였다. 그 후 검사는 피의자 甲을 구속한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특별법 위반의 점은 논외로 하고,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업무상 보관중이던 X회사의 비자금을 丙을 통하여 乙에게 전달한 행위는 배임증재죄와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
- ② 丙이 甲으로부터 받은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서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③ 만약 법정에서 甲에 대한 증거로 제출된 보이스펜의 녹음내용을 증거로 함에 甲이 부동의한 경우에는 보이스펜이 甲이 말한 내용을 녹음한 원본임이 입증되고,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丙의 진술에 의하여 보이스펜에 녹음된 甲의 진술내용이 甲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것임이 인정되면 보이스펜에 녹음된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
- ④ 甲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사절차에서 법원이 甲에게 보증금 납입을 조건으로 석방을 결정한 경우 甲은 그 결정에 대하여 취소의 실익이 있어도 「형사소송법」 제402조에 의한 항고를 할 수 없다.
- ⑤ 만약 甲이 X회사의 자금을 이용하여 비자금을 조성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비자금 소유자인 X회사 이외의 제3자가 이를 발견하기 곤란하게 하기 위한 장부상 분식에 불과하거나 X회사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업무상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옳지 않은 것)
쟁점
업무상횡령·배임증재의 죄책과 형사절차 — 비자금 전달의 죄수, 불법원인급여물의 횡령, 녹음물의 증거능력(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 구속적부심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결정에 대한 항고, 비자금 조성과 불법영득의사.
각 지문 검토
① ○ — 비자금을 丙을 통해 乙에게 전달한 행위는 배임증재죄와 업무상횡령죄를 구성
甲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X회사의 비자금을 빼내어(업무상횡령) 발주업체 이사 乙에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전달한 것(배임증재)이므로, 甲에게는 업무상횡령죄와 배임증재죄가 모두 성립한다.
본 지문 → 옳다.
② ○ — 丙이 전달 의뢰받은 2,000만 원 중 일부를 소비한 행위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음
배임증재의 목적으로 교부·전달이 의뢰된 금전은 불법원인급여(민법 제746조)에 해당하여 급여자(甲)에게 반환청구권이 없고, 그 금전의 소유권은 수령자 측에 귀속되며 위탁관계도 형법상 보호가치가 없다. 따라서 그 전달을 의뢰받아 보관하던 丙이 일부를 임의로 소비하더라도 ‘타인의 재물’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형법 제355조 제1항).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46조
본 지문 → 옳다.
③ ○ — 보이스펜 녹음물의 증거능력(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7461 판결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작성자인 상대방의 진술에 의하여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이 피고인이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녹음테이프 및 녹음파일의 증거능력
본 지문 → 옳다. 원본임이 전제되고, 작성자(丙)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과 특신상태가 인정되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④ ✗ (정답) — 구속적부심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결정에 대하여는 항고할 수 있음
대법원 1997. 8. 27.자 97모21 결정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7항은 제2항과 제3항의 기각결정 및 석방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제4항에 의한 석방결정에 대하여 항고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없으며, … 기소 후 보석결정에 대하여 항고가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 제214조의2 제4항의 석방결정에 대하여는 피의자나 검사가 그 취소의 실익이 있는 한 같은 법 제402조에 의하여 항고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결정에 대한 항고 가부(적극)
본 지문 → 옳지 않음(정답). “취소의 실익이 있어도 항고할 수 없다”는 결론이 판례와 정반대다.
⑤ ○ — 분식·운영자금 조달 목적의 비자금 조성은 불법영득의사가 부정될 수 있음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6도9027 판결
비자금이 법인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거나 단순히 제3자가 발견하기 곤란하게 하기 위한 장부상 분식에 불과한 경우에는 그 조성행위만으로 불법영득의 의사가 실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반면 빼내어 착복할 목적이 명백하면 조성행위 자체로 불법영득의사 실현).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비자금의 조성과 활용의 죄책
본 지문 → 옳다.
결론
정답은 4번. 보증금납입조건부 석방결정(기소 전 보석)은 그 성질이 기소 후 보석과 유사하여 형사소송법 제402조의 항고 대상이 된다(97모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