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2019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3번
문제
정범 및 공범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을 뿐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자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 ② 甲이 뇌물공여의사 없이 오로지 공무원 乙을 함정에 빠뜨릴 의사로 직무와 관련되었다는 형식을 빌려 乙에게 금품을 공여한 경우에도 乙이 그 금품을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받아들이면 甲에게 뇌물공여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라도 乙에게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
- ③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에서 ‘2명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라 함은 수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기회에 상호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범행을 한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서, 폭행 등의 실행범과의 공모사실은 인정되나 그와 공동하여 범행에 가담하였거나 범행장소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④ 합동범은 주관적 요건으로서 공모 외에 객관적 요건으로서 현장에서의 실행행위의 분담을 요하나, 이 실행행위의 분담은 반드시 동시에 동일 장소에서 실행행위를 특정하여 분담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서로 협동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면 충분하다.
- ⑤ 간접정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처벌되지 아니하는 타인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발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범죄를 실현하여야 하며, 그 과정에서 타인의 의사를 부당하게 억압하여야 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옳지 않은 것)
쟁점
정범과 공범 — 대향범(편면적 대향범)과 총칙 공범규정의 적용, 함정에 의한 뇌물수수,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의 의미, 합동범의 실행행위 분담, 간접정범의 성립요건.
각 지문 검토
① ○ — 공무상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에게는 총칙 공범규정이 적용되지 않음(대향범)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도3642 판결
2인 이상의 서로 대향된 행위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대향범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등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는 행위만을 처벌할 뿐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상대방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는 점에 비추어, 직무상 비밀을 누설받은 자에 대하여는 공범에 관한 형법총칙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편면적 대향범에 가담한 자의 처벌
본 지문 → 옳다. 이 대향범 법리는 제15회·제13회·제10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② ○ — 함정에 빠뜨릴 의사의 공여라도, 수수자에게 직무관련 수수의사가 있으면 뇌물수수죄 성립
甲이 뇌물공여의사 없이 오로지 乙을 함정에 빠뜨릴 의사로 직무관련 형식을 빌려 금품을 공여하여 甲에게 뇌물공여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라도, 乙이 그 금품을 직무와 관련하여 수수한다는 의사로 받아들였다면 乙에게는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형법 제129조). 뇌물수수죄는 수수자의 고의·직무관련성에 따라 독립적으로 성립한다.
본 지문 → 옳다.
③ ○ — 폭력행위처벌법상 ‘2명 이상이 공동하여’의 의미
‘2명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란 수인이 동일 장소·동일 기회에 상호 다른 사람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범행한 경우를 뜻하므로, 공모사실은 인정되나 공동가담하거나 범행장소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공동하여’에 해당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다(판례의 정의 그대로).
④ ○ — 합동범의 실행행위 분담은 시간적·장소적 협동관계로 충분
합동범은 주관적 요건인 공모 외에 객관적 요건으로 현장에서의 실행행위 분담을 요하나, 이 분담은 반드시 동시·동일 장소에서 특정하여 분담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간적·장소적으로 협동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면 충분하다.
본 지문 → 옳다.
⑤ ✗ (정답) — 간접정범의 성립에 ‘타인의 의사를 부당하게 억압’할 것을 요하지 않음
대법원 1983. 6. 14. 선고 88도1114 판결(간접정범의 본질)
형법 제34조 제1항이 정하는 간접정범은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 또는 과실범으로 처벌되는 자를 교사 또는 방조하여 범죄행위의 결과를 발생케 하는 것으로, 책임무능력자, 범죄사실의 인식이 없는 자, 의사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있는 자, 목적범·신분범에서 목적·신분이 없는 자, 위법성이 조각되는 자 등을 이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간접정범의 본질
본 지문 → 옳지 않음(정답). 간접정범은 고의 없는 자·과실범·목적이나 신분 없는 자·위법성이 조각되는 자 등을 이용하여도 성립하므로, ‘타인의 의사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을 필수요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의사억압은 이용형태의 하나일 뿐이다). 간접정범 법리는 제15회·제14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정답은 5번. ⑤는 간접정범의 성립요건을 ‘의사의 부당한 억압’으로 한정한 점에서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