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202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2번
문제
횡령죄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조합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甲이 A로부터 수표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위 수표가 B가 사기범행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교부받아 그 일부를 현금으로 교환한 후 아직 교환하지 못한 수표 및 교환한 현금을 임의로 사용한 경우, 甲에게 횡령죄가 성립한다.
ㄴ. 甲이 A와 함께 특정 토지를 매수하여 전매한 후 전매이익금을 정산하기로 약정하고 A가 조달한 돈 등을 합쳐 토지를 매수하고 甲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甲이 이를 임의로 매도한 후 A에게 전매이익금 반환을 거부한 경우, 甲과 A의 약정이 익명조합과 유사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면 甲에게 횡령죄가 성립한다.
ㄷ. 甲이 A로부터 계좌 간 대체 기재 방식으로 예탁주식을 양수받아 A를 위해 보관하던 중 정당한 사유 없이 반환을 거부한 경우, 주식은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으므로 주권 발행 여부와 상관없이 甲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ㄹ. 甲과 A는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음에도 요양병원을 설립·운영하기로 약정하고, 甲이 A로부터 요양병원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출자받아 보관하던 중 이를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한 경우, 甲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ㅁ. 甲과 A는 명의신탁 약정을 하였고, 그 약정에 따라 토지매도인 B로부터 토지매수인 A가 아닌 甲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그 후 甲이 위 토지를 임의로 처분한 경우, 甲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선지
- ① ㄱ(○), ㄴ(×), ㄷ(○), ㄹ(×), ㅁ(○)
- ② ㄱ(○), ㄴ(×), ㄷ(×), ㄹ(○), ㅁ(×)
- ③ ㄱ(×), ㄴ(○), ㄷ(○), ㄹ(×), ㅁ(○)
- ④ ㄱ(×), ㄴ(×), ㄷ(×), ㄹ(○), ㅁ(○)
- ⑤ ㄱ(×), ㄴ(○), ㄷ(×), ㄹ(○), ㅁ(×)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번 [ㄱ(×), ㄴ(×), ㄷ(×), ㄹ(○), ㅁ(○)]
쟁점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의 두 핵심 요건 — 객체가 '타인의 재물'인지, 행위자가 '보관하는 자'(보호가치 있는 위탁관계)인지 — 를 다섯 사안에서 묻는다: ㄱ 범죄수익 환전 위탁, ㄴ 익명조합 유사 무명계약의 출자재산 귀속, ㄷ 예탁주식의 재물성, ㄹ 무자격 의료기관 출자금, ㅁ 3자간 등기명의신탁.
근거 법령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① 객체가 '타인의 재물'이고 ② 행위자가 소유자와 사이에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위탁관계를 맺은 '보관하는 자'여야 한다. 각 지문은 이 두 요건 중 하나가 결여되는지를 묻는다.
각 지문 검토
ㄱ. ✗ — 범죄수익 환전을 위한 위탁은 보호가치 있는 위탁관계가 아니어서 횡령 불성립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도21286 판결
… 재물의 위탁행위가 범죄의 실행행위나 준비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경우 그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인지와 상관없이 그러한 행위를 통해 형성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범죄 실현 수단으로서의 위탁과 횡령죄:보호가치 있는 위탁관계 ✗ (요양병원 무자격 개설 출자금)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甲이 B의 사기 범죄수익인 수표임을 알면서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주기로 하고 교부받은 것은, 그 위탁 자체가 범죄수익 은닉(자금세탁)이라는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그로써 형성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甲이 그 수표·현금을 임의로 사용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ㄹ과 같은 법리). 지문은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ㄴ. ✗ — 익명조합 유사 무명계약의 출자재산은 영업자 소유여서 횡령 불성립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10도5014 판결(판결요지 [2][4])
익명조합의 경우에는 익명조합원이 영업을 위하여 출자한 금전 기타의 재산은 상대편인 영업자의 재산이 되므로 영업자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따라서 영업자가 영업이익금 등을 임의로 소비하였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는 없다. … [피고인과 甲의 약정은] 익명조합과 유사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 … 피고인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익명조합 유사 무명계약의 출자재산 귀속과 횡령죄:영업자 소유여서 횡령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조합·내적 조합에서는 조합재산이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므로 처분대금을 임의소비하면 횡령죄가 되지만, 익명조합(또는 익명조합 유사 무명계약)에서는 익명조합원이 출자한 재산이 영업자의 소유로 귀속된다(상법 제79조). 따라서 영업자(甲)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어서, 출자금으로 매수한 토지를 임의처분하고 전매이익금 반환을 거부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익명조합과 유사한 무명계약에 해당한다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익명조합 유사 무명계약으로 보면 오히려 횡령 불성립이다).
ㄷ. ✗ — 횡령죄 객체 여부는 주권 발행 여부에 따라 갈린다
대법원 2023. 6. 1. 선고 2020도2884 판결
… 주권은 유가증권으로서 재물에 해당되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으나, 자본의 구성단위 또는 주주권을 의미하는 주식은 재물이 아니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예탁결제원에 예탁되어 계좌 간 대체 기재의 방식에 의하여 양도되는 주권은 …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으나,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 예탁된 것으로 취급되어 계좌 간 대체 기재의 방식에 의하여 양도되는 주식은 재물이 아니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예탁주식·주권의 재물성과 횡령죄 객체:주권 발행 시 ○, 주권 미발행 예탁주식 ✗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주식(자본구성단위·주주권)과 주권(유가증권)은 구분된다. 주권이 발행되어 예탁·계좌대체되는 경우 그 주권은 재물이어서 횡령죄의 객체가 되지만,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채 일괄예탁 제도 등으로 예탁된 것으로 취급되어 계좌대체되는 주식은 재물이 아니어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즉 횡령죄 객체 여부는 주권 발행 여부에 따라 갈리므로, "주식은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으므로 주권 발행 여부와 상관없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문은 '주권 발행 여부와 상관없이'라는 일반화가 틀려 옳지 않다(주권이 발행된 경우라면 그 예탁주권은 재물로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
ㄹ. ○ — 무자격자의 의료기관 개설 출자금은 범죄 실현 수단 위탁이어서 횡령 불성립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도21286 판결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 재물의 위탁행위가 …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경우 … 그러한 행위를 통해 형성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범죄 실현 수단으로서의 위탁과 횡령죄:보호가치 있는 위탁관계 ✗ (요양병원 무자격 개설 출자금)
본 지문 → 옳음.
근거: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자가 요양병원을 설립·운영하는 것은 의료법에 위반되는 범죄이고, 그 설립자금 출자는 바로 그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위탁이다. 따라서 그로써 형성된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출자금을 보관하던 甲이 이를 개인채무 변제에 사용하더라도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판결(2017도21286)이 바로 ㄹ의 사실관계에 해당하며, ㄱ도 같은 법리의 적용례다.
ㅁ. ○ —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은 횡령 불성립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 신탁부동산의 소유자도 아닌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명의수탁자가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과 횡령죄
본 지문 → 옳음.
근거: 매수인 A(신탁자)가 매도인 B와 매매계약을 맺고 등기만 甲(수탁자) 명의로 한 3자간 등기명의신탁(중간생략등기형)에서는,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2항 본문에 의해 수탁자 명의 등기가 무효이고 소유권은 매도인 B에게 그대로 남는다. 따라서 신탁자 A는 소유자가 아니고 수탁자 甲도 A에 대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므로, 甲이 그 토지를 임의처분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판례(2014도6992 전합)는 제8회 형사법 18번, 제7회 형사법 38번, 제6회 형사법 17번, 제4회 형사법 9번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결론
정답은 ④번. ㄱ·ㄹ은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형성된 위탁관계는 보호가치가 없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고(2017도21286), ㄴ은 익명조합 유사 무명계약의 출자재산이 영업자 소유여서 횡령 불성립(2010도5014), ㅁ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의 수탁자가 보관자가 아니어서 횡령 불성립(2014도6992)이다. ㄷ은 횡령죄 객체 여부가 주권 발행 여부에 따라 갈리므로 '발행 여부와 상관없이 불성립'이라는 일반화가 틀려 옳지 않다(2020도2884). 따라서 ㄱ(×)·ㄴ(×)·ㄷ(×)·ㄹ(○)·ㅁ(○) → ④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