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5번
문제
甲은 그 소유인 X 토지에 관하여 乙과 사이에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가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甲과 乙은 매매예약을 합의해제하였으나 가등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甲은 다시 丙과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甲, 乙, 丙 사이에 위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였다. 그 뒤 甲의 채권자 丁이 X 토지를 가압류하여 그 가압류기입등기가 마쳐졌고, 이어서 위 유용합의에 따라 丙 앞으로 가등기이전의 부기등기가 마쳐졌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며,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丙은 가압류채권자 丁에게 대항할 수 없다.
ㄴ. 丁은 직접 丙의 가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ㄷ. 丁은 甲을 대위하여 丙의 가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
선지
- ① ㄱ
- ② ㄴ
- ③ ㄷ
- ④ ㄱ, ㄴ
- ⑤ ㄱ, ㄷ
정답
1번
해설
정답: ①번 (ㄱ)
쟁점
甲이 乙과의 매매예약에 기한 가등기를 경료해 준 뒤 매매예약을 합의해제하여 그 가등기가 무효로 되었으나 등기는 잔존하던 중, 甲·乙·丙이 그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그 유용합의 후·부기등기 전에 甲의 채권자 丁이 X 토지를 가압류하였고, 이어서 유용합의에 따라 丙 앞으로 가등기이전의 부기등기가 마쳐졌다. ㄱ 丙이 가압류채권자 丁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ㄴ 丁의 직접 말소청구, ㄷ 丁의 채권자대위에 의한 말소청구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및 법리
실질관계의 소멸로 무효가 된 등기의 유용은 유용합의 전에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생기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무효등기 유용의 법리).
대법원 1987. 1. 20. 선고 87다카425 판결(판결요지 [1])
"실질관계의 소멸로 무효로 된 등기의 유용은 그 등기를 유용하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 등기상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생기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허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효등기 유용
각 지문 검토
ㄱ. 옳음 — 丙은 부기등기 전에 가압류한 丁에게 가등기 유용합의로 대항할 수 없다
무효인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고 가등기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친 자(丙)는, 부동산 소유자(甲)에 대하여는 언제든지 유용합의를 주장하여 가등기 말소청구에 대항할 수 있으나, 그 부기등기 전에 등기부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자에 대하여는 유용합의로 가등기의 유효를 주장할 수 없다. 丁은 유용합의 후라도 부기등기 전에 가압류등기를 마쳤으므로 부기등기 전의 등기상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4787 판결(판결요지 [1])
"… 그 부동산의 소유자가 제3자와 사이에 새로운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 이미 효력이 상실된 가등기를 유용하기로 합의하고 실제로 그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쳤다면, 그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친 제3자로서는 언제든지 부동산의 소유자에 대하여 위 가등기 유용의 합의를 주장하여 가등기의 말소청구에 대항할 수 있고, 다만 그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 전에 등기부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자에 대하여는 위 가등기 유용의 합의 사실을 들어 그 가등기의 유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의 유용 합의와 부기등기 양수인의 대항
따라서 丙은 가압류채권자 丁에게 가등기의 유효(유용합의)를 주장하여 대항할 수 없으므로, 본 지문은 옳다. 이 판례는 제8회 민사법 제1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ㄴ. 옳지 않음 — 가압류채권자 丁은 직접 丙의 가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없다
丁이 가등기 유용합의로 대항받지 않는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ㄱ), 그것이 곧 丁에게 직접 가등기 말소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무효인 가등기의 말소청구권은 그 등기로 권리를 침해당하는 소유자(甲)에게 귀속하는 것이고, 가압류채권자는 등기상 이해관계인에 불과하여 타인(丙) 명의의 가등기에 대하여 직접 말소를 청구할 권원이 없다(채권자대위에 의하여야 한다).
본 지문은 丁이 직접 丙의 가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하므로 옳지 않다.
ㄷ. 옳지 않음 — 丁은 甲을 대위하여서도 丙의 가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없다
채권자대위권은 채무자(甲)의 제3채무자(丙)에 대한 권리를 대위행사하는 것이므로, 대위채권자(丁)는 채무자가 주장할 수 있는 사유의 범위 내에서만 주장할 수 있고, 자기와 제3채무자 사이의 독자적인 사정은 주장할 수 없다. 그런데 채무자 甲은 유용합의의 당사자이므로 丙에 대하여 가등기 유용합의로 대항받아 그 말소를 구할 수 없고, 丁이 "부기등기 전에 자신이 가압류하였다"는 사정은 채무자 甲이 아닌 채권자 丁 자신이 丙에 대하여 가지는 사유여서 대위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다. 결국 丁의 대위에 의한 말소청구는 인정될 수 없다.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4787 판결(판결요지 [2]·[3])
"채권자대위권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 채권자는 채무자 자신이 주장할 수 있는 사유의 범위 내에서 주장할 수 있을 뿐 자기와 제3채무자 사이의 독자적인 사정에 기한 사유를 주장할 수는 없다. … 채권자가 그 부기등기 전에 부동산을 가압류한 사실을 주장하는 것은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 자신이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사유에 관한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의 유용 합의와 부기등기 양수인의 대항
본 지문은 丁이 甲을 대위하여 丙의 가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하나, 위 판례에 따르면 허용되지 않으므로 옳지 않다.
결론
옳은 것은 ㄱ뿐이므로 정답은 ①번이다. 丁은 부기등기 전 가압류한 이해관계인이어서 丙은 유용합의로 丁에게 대항할 수 없으나(ㄱ), 그렇다고 丁이 가등기 말소를 직접 청구할 권원이 있는 것은 아니고(ㄴ), 채권자대위로 청구하려 해도 채무자 甲은 유용합의 당사자여서 말소청구권이 없고 丁 자신의 가압류 사유는 대위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으므로(ㄷ), 결국 丁은 자신의 가압류에 기한 강제집행절차에서 丙의 가등기에 대항받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