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6번
문제
부작위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은 할부금융회사로부터 금융을 얻어 자동차를 매수한 후 乙에게 그 자동차를 매도하였는데, 계약체결 당시 자동차에 대하여 저당권이 설정되거나 가압류된 사실이 없고 甲과 乙 사이의 계약조건에 할부금채무의 승계에 대한 내용도 없다면, 甲이 할부금채무의 존재를 乙에게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② 신장결핵을 앓고 있는 甲이 乙보험회사가 정한 약관에 신장결핵을 포함한 질병에 대한 고지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채 그 사실을 모르는 乙보험회사와 그 질병을 담보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신장결핵의 발병을 사유로 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여 수령한 경우, 甲에게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 ③ 경찰서 형사과장인 甲이 압수물을 범죄 혐의의 입증에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피압수자에게 돌려준 경우, 甲에게는 작위범인 증거인멸죄만이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아니한다.
- ④ 임대인 甲이 자신 소유의 여관건물에 대하여 임차인 乙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乙에게 당시 임대목적물에 관하여 법원의 경매개시결정에 따른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리지 아니하였더라도, 乙이 등기부를 확인 또는 열람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면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甲에 게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⑤ 토지 소유자인 甲이 그 소유 토지에 대하여 여객정류장시설을 설치하는 도시계획이 입안되어 있어 장차 위 토지가 수용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매수인 乙에게 이러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토지를 매도하고 매매대금을 수령하였다면, 甲에게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옳지 않은 것)
쟁점
부작위에 의한 기망(고지의무) — ① 할부금채무를 고지하지 않은 자동차 매도, ② 신장결핵을 고지하지 않은 보험계약과 보험금 청구, ③ 압수물을 피압수자에게 돌려준 경찰관의 죄책(증거인멸죄와 직무유기죄), ④ 경매진행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임대차계약, ⑤ 수용예정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토지 매도.
근거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18조(부작위범)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 · 형법 제18조
각 지문 검토
부작위에 의한 기망의 일반 기준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판결요지 [1])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되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기망과 고지의무:임대목적물 경매진행 사실 미고지(등기부 열람 가능해도 사기죄)
① 옳음 — 저당권·가압류가 없고 할부금채무 승계 약정도 없는 자동차 매도에서 할부금채무를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할부금융을 얻어 산 자동차를 매도하면서 할부금채무를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동차 자체에 저당권·가압류가 없고 할부금채무 승계 약정도 없다면 매수인이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없으므로 고지의무가 없고, 부작위에 의한 기망도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8. 4. 14. 선고 98도231 판결(판결이유)
… 위 승용차 자체에 대하여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거나, 가압류 집행이 되어 있었다는 등의 사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 할부금 채무가 당연히 매수인에게 승계되는 것이라고 볼 근거도 없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 자동차 매수인 … 이 장차 계약 목적물인 자동차의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각 자동차를 매수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들에게 그에 관한 고지의무가 있다고 볼 수도 없으며 피고인들의 그와 같은 부작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기망의 한계:중고차 매도 시 할부금채무 미고지는 기망 ✗
본 지문 → 옳음. 이 판례(98도231)는 제13회 8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② 옳음 — 약관상 고지의무가 있는 질병(신장결핵)을 숨기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그 질병으로 보험금을 청구·수령하면 사기죄가 성립한다
보험약관에 특정 질병에 대한 고지의무가 규정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숨기고 그 질병을 담보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바로 그 질병의 발병을 사유로 보험금을 청구하였다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7도967 판결(판시사항 [2])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보험회사가 정한 약관에 그 질병에 대한 고지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채 그 사실을 모르는 보험회사와 그 질병을 담보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다음 바로 그 질병의 발병을 사유로 하여 보험금을 청구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기죄에 있어서의 기망행위 내지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고, 보험회사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거나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하여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의 기망
본 지문 → 옳음. 판결이유에서도 피고인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좌측 신장결핵 등의 질환을 앓고 있음을 알았거나 예견하였다고 보아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였다. 이 판례(2007도967)는 제10회 14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③ 옳음 — 압수물을 적절한 조치 없이 피압수자에게 돌려준 경찰서 형사과장에게는 작위범인 증거인멸죄만 성립하고 부작위범인 직무유기죄는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5도3909 판결
경찰서 형사과장이 … 증거물로 압수한 물건을 … 범죄 혐의의 입증에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피압수자에게 돌려준 경우, 작위범인 증거인멸죄가 성립하고 그 직무위반의 부작위는 따로 직무유기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압수물을 피압수자에게 돌려준 경찰관의 죄책:증거인멸죄만 성립하고 직무유기죄 불성립
본 지문 → 옳음.
근거: 경찰관이 압수물을 적절한 조치 없이 피압수자에게 돌려준 행위는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작위범인 증거인멸죄에 해당하고, 이처럼 작위범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그 직무위반의 부작위가 별도로 직무유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이 판례(2005도3909)는 제4회 19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④ 옳지 않음 (정답) — 임대목적물에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임차인이 등기부를 열람할 수 있었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판결요지 [2])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이 경매진행중인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경우, 임차인이 등기부를 확인 또는 열람하는 것이 가능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기망과 고지의무:임대목적물 경매진행 사실 미고지(등기부 열람 가능해도 사기죄)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임차인이 임대목적물에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았더라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하므로, 임대인에게는 신의칙상 이를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 임차인이 스스로 등기부를 확인·열람하는 것이 가능하였다고 하여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 지문은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98도3263)는 제12회 7번, 제10회 14번에서도 출제되었다.
⑤ 옳음 — 토지가 수용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 이를 고지하지 않고 매도한 경우 사기죄가 성립한다
매도인이 그 토지에 여객정류장시설을 설치하는 도시계획이 입안되어 장차 토지가 수용될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이를 모르는 매수인에게 고지하지 않고 매도하여 대금을 수령하였다면 신의칙상 고지의무 위반으로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93. 7. 13. 선고 93도14 판결(판결이유)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여객정류장시설 또는 유통업무설비시설을 설치하는 도시계획이 입안되어 있어 장차 위 토지가 … 협의매수되거나 수용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모르고 위 토지를 매수하려는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 … 이러한 사정을 고지하지 아니한 피고인의 행위는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작위에 의한 기망과 고지의무:도시계획 수용예정 토지 미고지 매도(사기죄 성립)
본 지문 → 옳음. 이 판례(93도14)는 제12회 7번, 제3회 11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4번이다. 임대목적물에 경매가 진행 중인 사실은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는 사항이므로, 임차인이 등기부를 열람할 수 있었더라도 이를 고지하지 않으면 부작위에 의한 기망으로 사기죄가 성립한다. ①(할부금채무 고지의무 ✗)·②(질병 고지의무 위반 보험사기)·③(압수물 반환 = 증거인멸죄만 성립)·⑤(수용예정 미고지 사기)는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