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9번
문제
다음과 같은 근거로 벌하지 아니하는 경우는?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근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선지
- ① 정당 당직자가 국회 외교통상 상임위원회 회의장 앞 복도에서 출입이 봉쇄된 회의장 출입구를 뚫을 목적으로 회의장 출입문 및 그 안쪽에 쌓여있던 집기를 손상하거나 국회 심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내에 물을 분사한 경우
- ② 자신의 진돗개를 물어뜯는 공격을 하였다는 이유로 소지하고 있던 기계톱으로 타인의 개를 내리쳐 등 부분을 절개하여 죽인 경우
- ③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다수 입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위성방송 수신을 방해하는 케이블TV방송의 시험방송 송출을 중단시키기 위하여 위 케이블TV방송의 방송안테나를 절단하도록 지시한 경우
- ④ 운전자가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받아 운전면허증을 교부한 후 경찰관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였는데, 경찰관이 자신을 모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려고 하자 반항하면서 경찰관에게 가벼운 상해를 입힌 경우
- ⑤ 선장이 피조개양식장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양식장까지의 거리가 약 30미터가 되도록 선박의 닻줄을 7샤클(175미터)에서 5샤클(125미터)로 감아놓았는데, 태풍을 갑자기 만나게 되면서 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선박의 닻줄을 7샤클로 늘여 놓았다가 피조개양식장을 침범하여 물적 피해를 야기한 경우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문제의 [근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로서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이다. 각 선지가 긴급피난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벌하지 아니하는 경우인지를 가린다. 정당행위·정당방위로 처리되거나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 경우는 답이 아니다.
근거 법령
형법 제22조(긴급피난)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2조
긴급피난의 '상당한 이유'가 인정되려면 ⓐ 피난행위가 위난에 처한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보충성) 이고, ⓑ 가장 경미한 손해 를 주는 방법이며, ⓒ 보전이익이 침해이익보다 우월 하고, ⓓ 피난행위가 사회윤리·법질서 전체의 정신에 비추어 적합한 수단 이어야 한다.
각 지문 검토
① 벌함 — 국회 회의장 출입문·집기 손상과 물 분사는 정당행위나 긴급피난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0도13609 판결(판결요지 [1])
甲 정당 당직자인 피고인들 등이 국회 외교통상 상임위원회 회의장 앞 복도에서 출입이 봉쇄된 회의장 출입구를 뚫을 목적으로 회의장 출입문 및 그 안쪽에 쌓여있던 책상, 탁자 등 집기를 손상하거나, 국회의 심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소방호스를 이용하여 회의장 내에 물을 분사한 사안에서, … 합법적 절차를 외면한 채 곧바로 폭력적 행동으로 나아가 방법이나 수단에 있어서도 상당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이를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행위나 긴급피난의 요건을 갖춘 행위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정당행위·긴급피난의 상당성:국회 회의장 점거·집기 손상·물 분사
방법·수단의 상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정당행위·긴급피난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벌하는 경우 이다. 답이 아니다.
② 벌함 — 진돗개를 공격하는 개를 기계톱으로 죽인 행위는 동물보호법상 잔인한 방법의 도살로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도2477 판결(판결요지)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는, 같은 항 제4호의 경우와는 달리 정당한 사유를 구성요건 요소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를 하는 것 자체로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설령 행위를 정당화할 만한 사정 또는 행위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위법성이나 책임이 조각될 수 있는지는 별론으로 하고 구성요건 해당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의 구성요건해당성:정당한 사유는 위법성 단계의 문제
자신의 개를 보호하려는 사정이 있더라도 기계톱으로 절개하여 죽인 행위 는 그 자체로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긴급피난의 상당성(가장 경미한 손해·적합한 수단)을 갖추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벌하는 경우 로서 답이 아니다.
③ 벌함 — 케이블TV 방송안테나를 절단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긴급피난의 상당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도9396 판결(판시사항 [3])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다수 입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위성방송 수신을 방해하는 케이블TV방송의 시험방송 송출을 중단시키기 위하여 위 케이블TV방송의 방송안테나를 절단하도록 지시한 행위를 긴급피난 내지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긴급피난의 상당성
위성방송 수신 장애라는 위난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 이라거나 가장 경미한 손해 를 주는 방법이라고 볼 수 없어 긴급피난·정당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벌하는 경우 로서 답이 아니다.
이 판례(2005도9396)는 제13회 형사법 제11번·제8회 형사법 제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벌하지 않으나 근거가 다름 — 위법한 현행범체포에 반항하여 상해를 가한 것은 긴급피난이 아니라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2])
경찰관이 현행범인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체포하려고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 현행범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위법한 현행범체포에 대한 정당방위:모욕 현행범 체포에 반항하여 상해
이 경우 벌하지 아니하는 것은 맞지만, 그 근거는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당방위(형법 제21조)이지, 위난을 피하기 위한 긴급피난(형법 제22조)이 아니다. 따라서 문제가 제시한 근거(긴급피난)로 벌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어서 답이 아니다.
⑤ 벌하지 않음 — 태풍을 만난 선장이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하여 부득이 양식장을 침범한 것은 긴급피난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정답)
대법원 1987. 1. 20. 선고 85도221 판결(판결요지 나)
선박의 이동에도 새로운 공유수면점용허가가 있어야 하고 … 다른 해상으로 이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태풍을 만나게 되고 그와 같은 위급한 상황에서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위하여 사회통념상 가장 적절하고 필요불가결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취하였다면 형법상 긴급피난으로서 위법성이 없어서 범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미리 선박을 이동시켜 놓아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위와 같은 긴급한 위난을 당하였다는 점만으로는 긴급피난을 인정하는데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선행의 의무위반과 긴급피난
태풍이라는 현재의 위난 에서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위하여 닻줄을 늘여 양식장을 침범한 것은 사회통념상 가장 적절하고 필요불가결한 조치로서 긴급피난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미리 선박을 이동시켜 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사정(선행 의무위반)도 긴급피난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긴급피난으로 벌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본 지문이 정답 이다.
이 판례(85도221)는 제13회 형사법 제11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긴급피난(형법 제22조 제1항)으로 벌하지 아니하는 경우는 ⑤이므로 정답은 5번. 태풍 시 선박·선원의 안전을 위한 양식장 침범은 긴급피난으로 위법성이 조각된다(⑤). 국회 점거·집기 손상(①), 케이블TV 안테나 절단(③)은 상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진돗개 보호를 위한 기계톱 도살(②)은 구성요건에 해당하여 각 벌하는 경우이고, 위법한 현행범체포에 대한 반항(④)은 벌하지 않으나 그 근거가 긴급피난이 아니라 정당방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