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1번
문제
다음 설명 중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을 올바르게 조합한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살인예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살인죄의 실현을 위한 준비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서 준비행위는 반드시 객관적으로 보아 살인죄의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범행의 의사 또는 계획만으로 족하다.
ㄴ.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에서 살인죄를 범하였다가 외국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재판을 받고 석방된 후 국내에서 다시 기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니며, 외국에서 미결 상태로 구금된 기간에 대하여도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에 관한 「형법」 제7조가 적용되어야 한다.
ㄷ. 피해자의 재물을 강취한 직후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모두 성립하고 두 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
ㄹ. 사람의 시기(始期)는 규칙적인 진통을 동반하면서 분만이 개시된 때를 말하고,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하였고 규범적으로 수술이 필요하였던 때’를 분만이 개시된 때로 보아야 한다.
ㅁ. 산부인과 의사가 임신한 부녀의 촉탁을 받아 약물에 의한 유도분만의 방법으로 낙태시술을 하였다가 태아가 살아서 미숙아 상태로 출생하자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하게 한 경우에는 살인죄와 업무상촉탁낙태죄의 경합범으로 처벌된다.
선지
- ① ㄱ(○), ㄴ(×), ㄷ(×), ㄹ(○), ㅁ(○)
- ② ㄱ(○), ㄴ(○), ㄷ(○), ㄹ(×), ㅁ(×)
- ③ ㄱ(×), ㄴ(×), ㄷ(×), ㄹ(×), ㅁ(○)
- ④ ㄱ(×), ㄴ(○), ㄷ(○), ㄹ(○), ㅁ(×)
- ⑤ ㄱ(×), ㄴ(×), ㄷ(○), ㄹ(×), ㅁ(○)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ㄱ 살인예비죄의 준비행위, ㄴ 외국 무죄재판 후 국내 재기소와 외국 미결구금의 형법 제7조 적용 여부, ㄷ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죄수, ㄹ 사람의 시기(始期)와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ㅁ 낙태시술 후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 살해의 죄책을 가린다. 각 지문의 옳고(○)·그름(×)을 조합하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255조(예비, 음모) 제250조와 제253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형법 제7조(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
형법 제40조(상상적 경합)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55조 · 제7조 · 제40조
각 지문 검토
ㄱ. ✗ — 살인예비죄의 준비행위는 객관적으로 살인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여야 하고 단순한 의사·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7150 판결(판결요지)
형법 제255조, 제250조의 살인예비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형법 제255조에서 명문으로 요구하는 살인죄를 범할 목적 외에도 살인의 준비에 관한 고의가 있어야 하며, 나아가 실행의 착수까지에는 이르지 아니하는 살인죄의 실현을 위한 준비행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의 준비행위는 객관적으로 보아 살인죄의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를 필요로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살인예비죄
준비행위는 객관적으로 살인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여야 하므로, 단순히 범행의 의사 또는 계획만으로는 살인예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본 지문은 "단순히 범행의 의사 또는 계획만으로 족하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09도7150)는 제10회 형사법 제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ㄴ. ✗ — 외국에서 무죄재판 후 국내 재기소는 일사부재리에 반하지 않으나,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에는 형법 제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7. 8. 24. 선고 2017도5977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그러나 형사사건으로 외국 법원에 기소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그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상당 기간 미결구금되었더라도 이러한 미결구금은 형법 제7조에서 정한 '외국에서 집행된 형'으로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외국에서 받은 형의 산입
외국법원에서 무죄재판을 받았더라도 외국판결은 우리나라에서 일사부재리의 효력이 없으므로 국내 재기소가 일사부재리에 반하지 않는 점은 옳다. 그러나 무죄판결까지의 미결구금은 형이 집행된 것이 아니어서 형법 제7조의 '외국에서 집행된 형'에 해당하지 않는다. 본 지문은 미결구금에도 형법 제7조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ㄷ. ○ — 재물을 강취한 후 살해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면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가 상상적 경합이 된다
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416 판결(판결요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의 재물을 강취한 후 그들을 살해할 목적으로 현주건조물에 방화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피고인들의 행위는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에 모두 해당하고 그 두 죄는 상상적 경합범관계에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의 죄수:재물 강취 후 방화 살해 시 상상적 경합
하나의 방화행위가 강도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에 모두 해당하므로 두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본 지문은 옳다(○).
ㄹ. ✗ —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수술이 가능·필요하였던 때’를 분만개시 시점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7. 6. 29. 선고 2005도3832 판결(판결요지 [1], [2])
사람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형법의 해석으로는 규칙적인 진통을 동반하면서 분만이 개시된 때(소위 진통설 또는 분만개시설)가 사람의 시기(始期)라고 봄이 타당하다. /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의학적으로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하였고 규범적으로 수술이 필요하였던 시기(時期)'는 판단하는 사람 및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분만개시 시점 즉, 사람의 시기(始期)도 불명확하게 되므로 이 시점을 분만의 시기(始期)로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람의 시기(진통설 또는 분만개시설)
사람의 시기가 규칙적인 진통을 동반한 분만개시 시점이라는 부분은 옳으나,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수술이 가능·필요하였던 때'는 판단자·상황에 따라 달라져 분만개시 시점으로 볼 수 없다. 본 지문은 이를 분만개시 시점으로 본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ㅁ. ○ — 낙태시술 후 살아서 미숙아로 출생한 아이에게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시키면 살인죄와 업무상촉탁낙태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도2780 판결(판결요지 [2])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인이 약물에 의한 유도분만의 방법으로 낙태시술을 하였으나 태아가 살아서 미숙아 상태로 출생하자 그 미숙아에게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하게 한 사안에서, 염화칼륨 주입행위를 낙태를 완성하기 위한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살아서 출생한 미숙아가 정상적으로 생존할 확률이 적다고 하더라도 그 상태에 대한 확인이나 최소한의 의료행위도 없이 적극적으로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미숙아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면 피고인에게는 미숙아를 살해하려는 범의가 인정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낙태죄의 기수시기 및 살인죄와 관계
낙태시술로 태아가 살아서 출생하면 그는 이미 사람이므로, 그 미숙아에게 염화칼륨을 주입하여 사망시킨 것은 낙태의 완성이 아니라 살인이고, 업무상촉탁낙태죄와는 별개로 살인죄가 성립한다(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본 지문은 옳다(○).
결론
ㄱ(×), ㄴ(×), ㄷ(○), ㄹ(×), ㅁ(○)이므로 정답은 5번. 살인예비의 준비행위는 외적 행위를 요하고(ㄱ ×), 외국 무죄재판 후 미결구금에는 형법 제7조가 적용되지 않으며(ㄴ ×), 강도 후 살해목적 방화치사는 강도살인죄와 상상적 경합이고(ㄷ ○), 제왕절개의 경우 수술 가능·필요 시점을 분만개시로 볼 수 없으며(ㄹ ×), 낙태시술 후 출생한 미숙아 살해는 살인죄가 성립한다(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