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5번
문제
甲은 집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다음, 함께 사는 사촌언니 A의 K은행 예금통장을 몰래 가지고 나와 K은행 현금자동지급기에 넣고 미리 알고 있던 통장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A 명의의 예금잔고 중 100만 원을 甲 명의의 M은행 계좌로 이체한 후 집으로 돌아와 예금통장을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
이후 甲은 자신의 신용카드로 M은행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위와 같이 이체한 100만 원을 인출하였다. 마침 부근을 순찰 중인 경찰관이 필로폰 기운으로 비틀거리는 甲을 수상히 여겨 甲에게 동행을 요구하였으나 甲은 그대로 도주하였다. 필로폰 투약 사실을 알게 된 A의 설득으로 甲은 다음 날 경찰서에 자진출석하였으나 필로폰 투약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며 소변의 임의제출도 거부하므로 경찰관은 소변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검증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A의 예금통장을 가지고 나온 행위에 대하여 甲이 비록 예금통장을 그 자리에 가져다 놓았다고 하더라도 절도죄가 인정되지만 A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 ② A의 예금계좌에서 甲의 계좌로 100만 원을 이체한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되고 이 경우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 ③ 甲이 자신의 신용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100만 원을 인출한 행위는 별도로 절도죄나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 ④ 甲은 경찰서에 자진 출석하였으나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므로 필로폰 투약 사실에 대한 자수로서의 효력이 없다.
- ⑤ 사법경찰관은 압수·수색·검증영장의 효력에 의하여 甲의 동의 없이 그 신체에서 소변을 채취할 수 있고, 이 경우 별도로 감정처분허가장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답
1번
해설
정답: 1번
쟁점
필로폰 투약 후 동거 사촌언니 A의 예금을 이체·인출한 사례를 묻는다. ① 예금통장을 가지고 나와 이체 후 반환한 행위의 죄책과 친족상도례, ② 예금계좌 이체 행위(컴퓨터등사용사기죄)와 친족상도례의 적용 여부, ③ 이체한 돈을 자신의 신용카드로 인출한 행위의 죄책, ④ 자진출석하였으나 범죄사실을 부인한 경우 자수의 효력, ⑤ 압수·수색·검증영장에 의한 강제 채뇨의 적법성을 가린다. 옳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①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간의 제323조의 죄(절도 등)는 그 형을 면제한다. ② 제1항 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9조·제120조 제1항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있어서는 그 집행에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29조 · 제347조의2 · 제328조
각 지문 검토
① ✗ — 예금통장 절도죄는 인정되나, 동거하는 사촌언니는 동거친족이므로 §328조 제1항에 따라 형이 면제되며 고소를 요하지 않는다 (정답)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9008 판결
타인의 재물을 점유자의 승낙 없이 무단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그 사용으로 인하여 재물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되거나 또는 그 사용 후 재물을 … 곧 반환하지 아니하고 장시간 점유하고 있었다면 …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 … 예금통장은 … 예금액에 대한 증명기능이 있고 이러한 증명기능은 예금통장 자체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예금통장의 절도
예금통장을 무단으로 가지고 나와 예금을 인출(이체)한 다음 반환하였더라도, 예금액에 대한 증명기능이라는 경제적 가치가 소모되었으므로 통장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 절도죄가 성립한다(이 점은 옳다). 그러나 함께 사는 사촌언니 A는 동거친족이므로 그 절도죄에는 형법 제328조 제1항이 적용되어 형이 면제된다. 이는 §328조 제2항의 상대적 친고죄(비동거 친족)와 달라 고소를 요하지 않는다. 본 지문은 "A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정답).
② ○ — 예금계좌 이체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하고, 그 피해자는 금융기관이므로 A와의 관계에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
피고인이 권한 없이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여 예금계좌 명의인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계좌 예금 잔고 중 일부를 … 그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경우, … 거래 금융기관으로서는 … 이체된 예금 상당액의 채무를 추가 부담하게 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입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절도와 컴퓨터사용사기죄의 피해자와 친족상도례의 적용범위
예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에 해당하고, 그 피해자는 예금 명의인 A가 아니라 금융기관(은행)이다. 친족상도례는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 친족관계가 있어야 적용되는데 피해자가 금융기관이므로, A와 甲 사이의 친족관계와 무관하게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 본 지문은 옳다.
③ ○ — 이체한 돈을 자신의 신용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인출한 행위는 별도로 절도죄나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4. 4. 16. 선고 2004도353 판결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범행으로 예금채권을 취득한 다음 자기의 현금카드를 사용하여 현금자동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한 경우, 현금카드 사용권한 있는 자의 정당한 사용에 의한 것으로서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거나 기망행위 및 그에 따른 처분행위도 없었으므로 별도로 절도죄나 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취득한 예금채권을 인출한 현금의 장물성(소극)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이미 예금채권을 취득한 다음 자신의 현금카드로 자기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것은 정당한 사용으로서 현금자동지급기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으므로, 별도로 절도죄나 사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불가벌적 사후행위). 본 지문은 옳다.
④ ○ — 자진출석하였더라도 범죄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였다면 자수로서의 효력이 없다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도2130 판결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란 범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로서 … 범죄사실을 부인하거나 죄의 뉘우침이 없는 자수는 그 외형은 자수일지라도 법률상 형의 감경사유가 되는 진정한 자수라고는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수로 인한 형의 감경
자수는 범죄사실을 자발적으로 신고하여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이므로, 甲이 경찰서에 자진출석하였더라도 필로폰 투약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하였다면 자수로서의 효력이 없다. 본 지문은 옳다.
⑤ ○ — 압수·수색·검증영장의 효력으로 강제로 소변을 채취할 수 있고, 별도로 감정처분허가장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6219 판결
수사기관이 범죄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피의자의 동의 없이 피의자의 소변을 채취하는 것은 법원으로부터 감정허가장을 받아 … ‘감정에 필요한 처분’으로 할 수 있지만,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06조 제1항, 제109조에 따른 압수·수색의 방법으로도 할 수 있다. … 소변 채취에 적합한 장소로 피의자를 데려가기 위해서 필요 최소한의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는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0조 제1항에서 정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제채뇨:압수·수색영장의 방법으로 소변 채취 가능(감정처분허가장 별도 불요) + 적합 장소로 데려가는 최소한의 유형력 = 영장 집행에 필요한 처분
강제 채뇨는 감정처분(감정허가장)으로도, 압수·수색(압수·수색영장)으로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사법경찰관은 적법하게 발부받은 압수·수색·검증영장의 효력으로 甲의 동의 없이 소변을 채취할 수 있고, 별도로 감정처분허가장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본 지문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①이므로 정답은 1번. 예금통장 절도죄는 성립하나 동거친족인 사촌언니에 대하여는 §328조 제1항으로 형이 면제되어 고소를 요하지 않는다(① ✗). 예금 이체는 피해자가 금융기관인 컴퓨터등사용사기죄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고(②), 이체금의 자기 카드 인출은 별도 범죄가 아니며(③), 자진출석 후 범죄사실을 부인하면 자수가 아니고(④), 압수·수색·검증영장으로 강제 채뇨를 할 수 있어 감정처분허가장은 별도로 필요하지 않다(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