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6번
문제
외국인 해적들인 甲, 乙, 丙, 丁은 선박을 강취하여 선원들을 인질로 삼아 석방대가를 요구하기로 공모하고, 공해상에서 운항 중인 한국인 선원이 승선한 선박 ○○호를 강취하였다. 이에 대한민국 해군이 선원의 구조를 위해 ○○호에 접근하자, 甲, 乙, 丙, 丁은 총기를 소지한 채 해군을 살해하여서라도 저지하기로 공모하고, 甲, 乙, 丙은 해군의 보트를 향해서 일제히 조준사격을 하여 해군 3인이 총상을 입었다.
이 때 소총을 소지한 丁은 역할 분담에 따라 통신실에서 통신장비를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총격전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해군의 공격에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자, 두목 甲은 같이 있던 乙, 丙에게 총기를 조타실 밖으로 버리고 선실로 내려가 피신하라고 명령하였다. 乙, 丙은 명령을 따랐고, 실질적으로 해적들의 저항은 종료되었다.
이후 甲은 조타실에서 한국인 선장 A를 살해하려고 총격을 가하여 복부관통상을 가하였으나 A는 사망에 이르지 아니하였다. 해군은 甲 등을 총격 종료 직후 현장에서 체포하여 비행기로 부산 김해공항으로 이송하였고, 공항에서 사법경찰관에게 신병을 인도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해군이 甲 등을 체포한 것은 수사기관이 아닌 이에 의한 현행범인 체포이다.
- ② 현행범인 체포 시 구속영장 청구는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사례의 경우 그 기산점은 해군에 의한 체포 시이다.
- ③ 토지관할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가 기준이 되는데, 적법한 강제에 의한 현재지도 이에 해당한다.
- ④ 해군 3인에게 총상을 입힌 행위에 대하여 丁은 해상강도살인미수죄의 공동정범이 인정된다.
- ⑤ 선장 A를 살해하려는 행위에 대하여 乙, 丙은 해상강도살인미수죄의 공동정범이 인정되지 않는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소말리아 해적이 공해상에서 한국 선박을 강취하고 해군·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사례(이른바 ‘아덴만 여명작전’ 사안)를 묻는다. ① 해군에 의한 체포의 성질, ② 사인(군인)에 의한 현행범인 체포 시 48시간의 기산점, ③ 토지관할의 ‘현재지’, ④ 통신실 감시 역할자(丁)의 해상강도살인미수 공동정범 성립, ⑤ 두목의 단독 선장 살해에 대한 나머지 공모자(乙·丙)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를 가린다. 옳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사소송법 제213조(체포된 현행범인의 인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 아닌 자가 현행범인을 체포한 때에는 즉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에게 인도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13조의2·제200조의2 제5항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인도받은 후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청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4조 제1항 토지관할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13조 · 제4조
각 지문 검토
① ○ — 해군이 甲 등을 체포한 것은 수사기관 아닌 자에 의한 현행범인 체포이다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927 판결(판결요지 [2])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12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이하 ‘검사 등’이라고 한다) 아닌 이가 현행범인을 체포한 때에는 즉시 검사 등에게 인도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13조 제1항).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검사 등 아닌 자(사인·군인)의 현행범인 체포 → 구속영장 청구 48시간의 기산점 = 검사 등이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때
청해부대 소속 군인(해군)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아닌 자이므로, 그들이 해적을 체포한 것은 수사기관이 아닌 자에 의한 현행범인 체포에 해당한다(형사소송법 제212조). 본 지문은 옳다.
② ✗ — 사인에 의해 체포된 현행범인의 48시간 기산점은 ‘해군의 체포 시’가 아니라 ‘검사 등이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때’이다 (정답)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927 판결(판결요지 [2])
따라서 검사 등이 아닌 이에 의하여 현행범인이 체포된 후 불필요한 지체 없이 검사 등에게 인도된 경우 위 48시간의 기산점은 체포시가 아니라 검사 등이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때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검사 등 아닌 자(사인·군인)의 현행범인 체포 → 구속영장 청구 48시간의 기산점 = 검사 등이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때
구속영장 청구기간인 48시간은 사인(해군)이 체포한 때가 아니라 검사 등(사법경찰관)이 현행범인을 인도받은 때부터 기산한다(영장 없는 체포 상태의 장기화 방지 + 수사기관에 합리적 시간 보장). 본 지문은 기산점을 "해군에 의한 체포 시"라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정답).
③ ○ — 토지관할의 ‘현재지’에는 적법한 강제에 의한 현재지도 포함된다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927 판결(판결요지 [1])
형사소송법 제4조 제1항은 "토지관할은 범죄지, 피고인의 주소, 거소 또는 현재지로 한다"라고 정하고, 여기서 ‘현재지’라고 함은 공소제기 당시 피고인이 현재한 장소로서 임의에 의한 현재지뿐만 아니라 적법한 강제에 의한 현재지도 이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형사소송법 제4조 제1항의 ‘현재지’의 의미
토지관할의 ‘현재지’에는 임의에 의한 현재지뿐 아니라 적법한 강제(체포·구속)에 의한 현재지도 포함되므로, 적법하게 체포·구속되어 국내에 구금된 해적들에 대하여 국내 법원에 토지관할이 있다. 본 지문은 옳다.
④ ○ — 통신실에서 통신장비를 감시한 丁도 해군에 대한 총격(해상강도살인미수)에 관하여 공동정범의 죄책을 진다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927 판결
구성요건행위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한 공모자가 공모공동정범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해적이 통신장비 감시·외부 경계 역할을 분담한 경우 군인에 대한 총격 범행에 본질적 기여를 한 공모공동정범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모관계의 실질적 종료 후 두목 단독 보복살해 → 피신한 나머지 공모자는 공동정범 ✗ / 통신감시 역할 분담자는 공모공동정범 ○
丁은 통신장비 감시·외부 경계라는 역할을 분담하여 해적행위 전체에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으므로, 외부 총격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해군에 대한 총격(해상강도살인미수)의 공동정범이 된다. 본 지문은 옳다.
⑤ ○ — 두목 甲의 단독 선장 살해 행위에 대하여는 이미 피신한 乙·丙에게 공동정범이 인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12927 판결(판결요지 [4])
이 사건 해적들의 공모내용은 … 본래 목적 달성이 무산되고 자신들의 생존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복하기 위하여 그 원인을 제공한 이를 살해하는 것까지 공모한 것으로는 볼 수 없고, … 나머지 해적들은 두목의 지시에 따라 무기를 조타실 밖으로 버리고 … 피신함으로써 저항을 포기하였고, 이로써 해적행위에 관한 공모관계는 실질적으로 종료하였으므로, 그 이후 … 나머지 피고인들로서는 (두목)이 (선장)에게 총격을 가하여 살해하려고 할 것이라는 점까지 예상할 수는 없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모관계의 실질적 종료 후 두목 단독 보복살해 → 피신한 나머지 공모자는 공동정범 ✗ / 통신감시 역할 분담자는 공모공동정범 ○
두목 甲이 乙·丙에게 총기를 버리고 피신하라고 명령하여 저항이 종료된 이후, 甲이 단독으로 선장 A를 살해하려 한 행위는 당초 공모의 내용을 벗어난 것이고 그 무렵 공모관계가 실질적으로 종료하였으므로, 피신해 있던 乙·丙은 이를 예상할 수 없어 해상강도살인미수의 공동정범이 되지 않는다. 본 지문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이므로 정답은 2번. 사인(해군)에 의해 체포된 현행범인의 48시간 기산점은 체포 시가 아니라 검사 등이 인도받은 때이다(② ✗). 해군의 체포는 사인의 현행범인 체포이고(①), 적법한 강제에 의한 현재지에도 토지관할이 있으며(③), 통신감시 역할자도 총격 범행의 공동정범이나(④), 공모관계 종료 후 두목의 단독 살해에는 피신한 나머지 공모자의 공동정범이 인정되지 않는다(⑤). (대법원 2011도12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