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202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3번
문제
X회사의 대표이사 甲은 급전이 필요하여 乙로부터 2,000만 원을 차용하였고(ⓐ사실), 이후 변제일에 회사 자금 3,000만 원을 임의로 인출하여 그중 2,000만 원을 乙에 대한 자신의 채무변제에 사용하였다(ⓑ사실). 甲은 이 사실을 알게 된 경리직원 丙에게 비밀 유지를 부탁하면서 그 대가로 위 3,000만 원 중 나머지 1,000만 원을 교부하였다(ⓒ사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만약 甲이 ⓑ사실로 인해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고지받았는데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음에도 법원이 약식명령 청구 당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반환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였다면, 그 이전에 이미 적법하게 제기된 공소제기의 절차가 위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
- ② 만약 甲이 ⓑ사실로 인해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고지받아 확정되었으나, 이후 법원이 ⓒ사실을 근거로 하여 甲에게 배임증재죄의 성립을 인정한다면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된다.
- ③ 만약 丙이 甲으로부터 1,000만 원을 교부받은 후에 비로소 X회사 경리직원으로 채용되었다면 그 이후 甲의 횡령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더라도, 丙에게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④ 만약 甲이 ⓐ사실에서 자신의 명의로 작성한 차용증에 추가로 X회사 법인인감을 함께 날인하여 그 정을 알고 있는 乙에게 교부하였다면, 甲에게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⑤ 만약 ⓒ사실이 발각되자 丙이 甲으로부터 받았던 1,000만 원을 甲에게 그대로 돌려주었다면, 丙으로부터 1,000만 원을 몰수 또는 추징할 수는 없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X회사 대표이사 甲이 회사자금 3,000만 원을 임의인출하여 2,000만 원을 개인채무 변제(ⓑ), 1,000만 원을 경리직원 丙에게 비밀유지 대가로 교부(ⓒ)한 사안을 소재로 한다. ① 약식명령 청구 시 제출된 증거서류를 정식재판청구 후 반환하지 않은 것이 공소제기를 위법하게 하는지, ② 횡령(ⓑ)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배임증재(ⓒ)에 미쳐 일사부재리에 위반되는지, ③ 재물 취득 후 사무처리자가 된 丙에게 배임수재죄가 성립하는지, ④ 대표권 남용 채무부담행위와 상대방의 악의, ⑤ 배임수재로 받은 재물을 증재자에게 반환한 경우 몰수·추징의 상대방이 논점이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른다.
각 지문 검토
①. 옳음 — 약식명령 청구와 동시에 제출된 증거서류·증거물을 정식재판청구 후 법원이 검사에게 반환하지 않고 보관하더라도, 그 이전에 이미 적법하게 제기된 공소제기의 절차가 위법하게 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도3906 판결(판시사항 [1])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때에는 … 증거서류 및 증거물을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는바(형사소송규칙 제170조), 이는 약식절차가 서면심리에 의한 재판이어서 공소장일본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므로 …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하였다 할 수 없고, 그 후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가 제기되었음에도 법원이 증거서류 및 증거물을 검사에게 반환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고 하여 그 이전에 이미 적법하게 제기된 공소제기의 절차가 위법하게 된다고 할 수도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약식명령의 청구와 공소장일본주의
본 지문 → 옳음.
근거: 약식절차는 서면심리에 의한 재판이므로 약식명령 청구와 동시에 증거서류·증거물을 제출하는 것은 공소장일본주의의 예외로서 위반이 아니고, 정식재판청구로 공판절차가 개시된 후 법원이 그 증거서류·증거물을 검사에게 반환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더라도 이미 적법하게 제기된 공소제기가 소급하여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2007도3906).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7도3906)는 제4·6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옳지 않음 — 횡령(ⓑ)으로 확정된 약식명령의 기판력은 별개의 죄인 배임증재(ⓒ)에는 미치지 않으므로, ⓒ로 배임증재죄를 인정하더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형법 제357조(배임수증재) ② 제1항의 이익을 약속·공여하거나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는 …
형사소송법 제326조(면소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1. 확정판결이 있은 때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일사부재리(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의 효력, 즉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확정판결의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만 미친다. ⓑ의 횡령죄(업무상횡령)는 회사의 재산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3,000만 원을 임의인출한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반면, ⓒ의 배임증재죄는 丙의 사무처리의 청렴성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부정한 청탁과 함께 1,000만 원을 교부한 별개의 행위를 내용으로 한다. 두 죄는 보호법익·행위태양이 전혀 다른 별개의 죄로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없으므로, ⓑ 횡령으로 확정된 약식명령의 기판력은 ⓒ 배임증재에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법원이 ⓒ를 근거로 甲에게 배임증재죄의 성립을 인정하더라도 일사부재리에 위반되지 않는다. 지문은 일사부재리에 위반된다고 하여 옳지 않다.
③. 옳음 — 丙이 1,000만 원을 교부받은 후에 비로소 경리직원으로 채용되었다면, 재물 취득 당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으므로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4791 판결(판시사항 [1])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신임관계에 기한 사무의 범위에 속한 것으로서 장래에 담당할 것이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후 그 청탁에 관한 임무를 현실적으로 담당하게 되었다면 … 배임수재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수재죄와 신분:현재 사무처리자가 신임관계상 장래 담당할 임무에 관해 청탁받고 취득 후 담당하면 성립
본 지문 → 옳음.
근거: 배임수재죄(형법 제357조 제1항)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등을 취득함으로써 성립한다. 판례가 '장래에 담당할 임무'에 관한 청탁으로도 배임수재죄를 인정하는 것은, 청탁·취득 당시 이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임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이다(2009도4791). 그런데 丙은 1,000만 원을 교부받을 당시에는 아직 X회사 경리직원(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이 아니었으므로, 그 후에 채용되어 甲의 횡령 사실을 회사에 알리지 않았더라도 재물 취득 당시 사무처리자의 지위가 없어 배임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9도4791)는 제5·9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옳음 — 甲이 개인채무 차용증에 X회사 법인인감을 함께 날인하여 그 정을 알고 있는 乙에게 교부하였다면, 그 채무부담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여서 회사에 손해나 손해발생의 위험이 없으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2142 판결(판결요지 [1])
…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 명의로 한 채무부담행위가 법률상 효력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하여 법인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대표자의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며,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행사한 경우에 상대방이 대표이사 등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 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되므로 위와 같이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표권 남용 채무부담행위가 무효인 경우 배임죄 성부(소극)
본 지문 → 옳음.
근거: 대표이사가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채무부담행위를 한 경우, 상대방이 그 진의(대표권 남용)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 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다. 이처럼 채무부담행위가 무효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에 재산상 손해나 손해발생의 위험이 없으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2012도2142). 甲이 개인채무 차용증에 X회사 법인인감을 날인하여 그 남용의 정을 알고 있는 乙에게 교부한 이상,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무효여서 손해발생의 위험이 없으므로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⑤. 옳음 — 丙이 받았던 1,000만 원을 甲에게 그대로 반환하였다면, 몰수의 대상인 재물이 더 이상 丙의 점유에 있지 않으므로 丙으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없다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8104 판결(판결요지)
… 제3항에서 몰수의 대상으로 규정한 '범인이 취득한 제1항의 재물'은 배임수재죄의 범인이 취득한 목적물이자 배임증재죄의 범인이 공여한 목적물을 가리키는 것이지 배임수재죄의 목적물만을 한정하여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수재자가 증재자로부터 받은 재물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증재자에게 반환하였다면 증재자로부터 이를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수재자가 받은 재물을 증재자에게 반환 → 추징은 배임증재자에게
본 지문 → 옳음.
근거: 배임수증재의 필요적 몰수·추징(형법 제357조 제3항)에서 몰수의 대상인 '범인이 취득한 재물'은 배임수재자가 취득한 목적물이자 배임증재자가 공여한 목적물을 가리킨다. 따라서 배임수재자(丙)가 받은 재물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증재자(甲)에게 반환하였다면, 그 재물은 더 이상 丙의 점유에 있지 않으므로 丙으로부터 몰수하거나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없고, 반환받은 증재자(甲)로부터 몰수·추징하여야 한다(2016도18104).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16도18104)는 제8·9·12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이므로 정답은 2번이다. ②는 횡령(ⓑ)과 배임증재(ⓒ)가 보호법익·행위태양이 다른 별개의 죄로서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없어 ⓑ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에 미치지 않는데도, 배임증재죄를 인정하면 일사부재리에 위반된다고 하여 옳지 않다. 반면 ①(약식명령 청구 증거서류를 정식재판청구 후 반환하지 않아도 공소제기가 위법하게 되지 않음, 2007도3906), ③(재물 취득 당시 사무처리자가 아니었던 丙에게 배임수재죄 불성립, 2009도4791), ④(대표권 남용 채무부담이 상대방의 악의로 무효여서 손해가 없으면 업무상배임죄 불성립, 2012도2142), ⑤(배임수재자가 받은 재물을 증재자에게 반환하면 수재자로부터 몰수·추징 불가, 2016도18104)는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