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2017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9번
문제
甲은 2016. 12. 4. 02:30경 A의 자취방에서 A로부터 심한 욕설을 듣자 격분하여 부엌칼로 A를 찔러 살해하였다. 甲은 같은 날 05:00경 피 묻은 자신의 옷을 A의 점퍼로 갈아입고 나오려 하다가 A의 점퍼 주머니 안에 A 명의의 B은행 계좌의 예금통장(예금액 500만 원)과 도장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甲은 A의 점퍼를 입고 집으로 돌아간 후에 2016. 12. 5. 10:30경 B은행으로 가서 위 예금통장과 도장을 이용하여 A 명의로 예금청구서를 작성하여 이를 은행직원에게 제출하고 예금 500만 원을 모두 인출하였고, 위 예금통장과 도장은 甲의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A를 살해하고 A의 예금통장과 도장이 들어 있는 점퍼를 입고 나온 행위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한다.
- ② 甲이 A 명의로 예금청구서를 작성하고 이를 은행직원에게 제출하여 예금을 인출한 행위는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사기죄가 성립하고, 그 중 위조사문서행사죄와 사기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
- ③ 만일 甲이 위 예금통장을 B은행 현금자동지급기에 넣고 甲 명의의 C은행 계좌로 500만 원을 계좌이체한 후, 이체된 500만 원을 현금자동지급기를 이용하여 인출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 및 절도죄가 성립하고 양 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 ④ 만일 사법경찰관이 2016. 12. 6. 14:00에 甲의 집에서 약 1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甲을 적법하게 긴급체포하였다면, 사법경찰관은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2016. 12. 7. 14:00 이내에 한하여 甲의 집에서 위 예금통장과 도장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
- ⑤ 검사가 긴급체포된 甲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甲을 심문하여야 하며, 심문할 甲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甲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변호인을 선정하여 주어야 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번
쟁점
사람을 살해한 후 비로소 재물 영득의사가 생긴 경우의 죄책(강도살인 ✗), 예금청구서 위조·행사·사기의 죄수, 예금통장으로 자기 계좌에 계좌이체한 후 인출한 행위의 죄책, 긴급체포 후 영장 없는 압수의 시간적 한계(형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구속 전 피의자심문 시 국선변호인의 직권선정.
각 지문 검토
① ✗ — 살해 후 비로소 재물 영득의사가 생긴 경우에는 강도살인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1098 판결
"강도살인죄가 성립하려면 먼저 강도죄의 성립이 인정되어야 하고,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불법영득(또는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도살인죄의 성립요건
甲은 A의 욕설에 격분하여 살해하였을 뿐 살해 당시에는 영득의사가 없었고, 살해 후 옷을 갈아입다가 비로소 통장·도장을 발견·취득하였다. 따라서 강도(강취)가 성립하지 않아 강도살인죄가 아니라 살인죄가 성립하고, 그와 별도로 점퍼·통장 등 재물 취득에 대하여 절도죄가 성립한다(살해 직후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한 재물 취득은 피해자의 생전 점유가 여전히 보호되므로 절도가 된다 — 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도2143 판결 참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강도살인죄의 성립요건(2004도1098)은 제15회 형사법 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 — 위조사문서행사죄와 사기죄는 상상적 경합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관계이다
A 명의의 예금청구서를 작성한 행위는 사문서위조죄, 이를 은행직원에게 제출한 행위는 위조사문서행사죄, 그로써 예금을 교부받은 행위는 사기죄에 각 해당한다. 위조사문서를 행사하는 행위와 그로써 재물을 편취하는 행위는 별개의 행위이므로, 위조사문서행사죄와 사기죄는 실체적 경합(형법 제37조 전단)관계에 있다.
형법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 를 경합범으로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7조
본 지문은 위조사문서행사죄와 사기죄가 상상적 경합이라 하므로 → 옳지 않음.
③ ✗ — 자기 명의 계좌로의 계좌이체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이고, 그 후 자기 계좌에서의 인출은 절도죄가 아니다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
"권한 없이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를 이용하여 예금계좌 명의인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의 계좌 예금 잔고 중 일부를 자신이 거래하는 다른 금융기관에 개설된 그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경우, 그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 그 거래 금융기관이라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예금통장 절취 후 자기계좌 계좌이체와 컴퓨터등사용사기:자기 계좌 이체 후 인출은 절도 ✗, 피해자는 거래 금융기관
예금통장을 현금자동지급기에 넣고 자기 명의 계좌로 이체한 행위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이고, 이체로 이미 자기 예금이 된 돈을 인출하는 것은 새로운 재물의 절취가 아니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불가벌적 사후행위). 본 지문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와 절도죄가 성립하여 실체적 경합이라 하므로 → 옳지 않음.
④ ○ — 긴급체포된 자가 소지·보관하는 물건은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정답)
형사소송법 제217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하는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3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17조
2016. 12. 6. 14:00에 긴급체포하였으므로,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인 2016. 12. 7. 14:00까지 甲의 집에서 예금통장과 도장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다 (정답).
긴급체포 시 압수의 대상·범위(2008도2245)는 제12회 형사법 40번, 제11회 24번·35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 — 구속 전 피의자심문 시 변호인이 없으면 피의자의 신청 없이도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구속영장 청구와 피의자 심문) ⑧ 심문할 피의자에게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지방법원판사는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이 없는 때에는 피의자의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판사가 직권으로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필요적 국선변호). 본 지문은 "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라 하므로 → 옳지 않음.
결론
정답은 ④번. ①은 살해 후 영득의사가 생겨 강도살인이 아니고, ②는 위조사문서행사죄와 사기죄가 실체적 경합이며, ③은 자기 계좌 인출이 절도가 아니고, ⑤는 신청 없이도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각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