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2017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1번
문제
「정치자금법」상 금품수수 혐의로 공소제기된 피고인 甲이 법정에서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였고, 제1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한 乙은 甲에게 금품을 제공하였다고 증언하였지만 제1심 법원은 乙의 증언에 신빙성이 없고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의 혐의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제1심 법원이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는 甲에 대해 乙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乙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 ② 항소심 법원이 乙을 증인으로 다시 신문한 결과 제1심이 들고 있는 의심과 일부 어긋날 수 있는 사실의 개연성이 드러나 제1심의 판단에 의문이 생긴 경우,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乙의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인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 ③ 만일 乙이 검찰에서는 자금을 조성하여 甲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을 부인하면서 자금의 사용처를 달리 증언하였다고 하더라도, 제1심 법원은 乙의 검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甲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 ④ 乙이 증인신문에 앞서 법원에 甲뿐만 아니라 변호인에 대해서까지 차폐시설의 설치를 요구한다면, 그러한 방식으로 증인신문이 이루어지는 경우 반대신문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변호인에 대한 차폐시설의 설치를 허용할 수 있다.
- ⑤ 항소심 법원이 공개금지사유가 없음에도 비공개로 乙에 대한 증인신문절차를 진행한 경우 乙의 증언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②번
쟁점
물증 없이 진술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 항소심이 제1심의 무죄(합리적 의심) 판단을 번복하기 위한 한계, 진술 번복 시 검찰 진술의 신빙성 판단, 증인신문에서 변호인에 대한 차폐시설, 공개주의 위반과 증언의 증거능력.
근거 법령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07조
각 지문 검토
① ○ — 물증 없이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증거능력과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신빙성이 필요하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판결요지 [1])
"금원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물증 없는 금품수수 사건에서 진술증거의 신빙성 판단 기준:진술만으로 유죄 인정하려면 증거능력 + 합리적 의심 배제 신빙성 필요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금품수수를 부인하는 甲을 乙의 진술만으로 유죄로 인정하려면, 그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제308조). 본 지문은 위 판례의 판결요지 [1]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 옳다.
② ✗ — 항소심이 제1심의 무죄를 번복하려면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정답)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항소심의 구조
항소심이 증인을 재신문하여 제1심 판단에 의문이 생긴 정도로는 부족하고,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비로소 제1심의 무죄를 뒤집어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본 지문은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하므로 → 옳지 않음 (정답).
③ ○ — 법정에서 검찰진술을 번복하여도 법정진술을 믿을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2])
"국회의원인 피고인이 甲 주식회사 대표이사 乙에게서 …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되었는데, 乙이 검찰의 소환 조사에서는 자금을 조성하여 피고인에게 정치자금으로 제공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이를 번복하여 … 정치자금으로 제공한 사실을 부인하고 자금의 사용처를 달리 진술한 사안에서,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의 기본원칙상 검찰진술보다 법정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乙의 법정진술을 믿을 수 없는 사정 아래에서 乙이 법정에서 검찰진술을 번복하였다는 이유만으로 …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부정될 수는 없고, …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 두루 살펴 판단할 때 …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동일인의 검찰진술과 법정진술이 상반되더라도, 법정진술을 믿을 수 없는 사정 아래에서는 법정에서 번복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진술의 신빙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자유심증주의(형사소송법 제308조)에 따라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甲에게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다.
이 판례는 이른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다수의견은 위와 같이 검찰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반면, 반대의견(5인)은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 공개 법정에서 한 자유로운 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며 정면으로 대립하였고, 결국 다수의견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유죄가 확정되었다. 세간의 관심을 끈 사건인 만큼 다수의견 vs 반대의견이 함정 출제의 원천이 되므로 양 견해를 함께 기억해 두면 좋다(사건 배경: KBS 보도).
④ ○ — 변호인에 대한 차폐시설 설치는 반대신문권을 제한할 수 있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도18006 판결
"피고인뿐만 아니라 변호인에 대해서까지 차폐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증인신문이 이루어지는 경우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증인이 증언하는 모습이나 태도 등을 관찰할 수 없게 되어 그 한도에서 반대신문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변호인에 대한 차폐시설의 설치는, … 이미 인적사항에 관하여 비밀조치가 취해진 증인이 변호인을 대면하여 진술함으로써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에 대하여 심한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비디오 등 중계장치 등에 의한 증인신문
증인이 피고인뿐만 아니라 변호인에 대해서까지 차폐시설을 요구하는 경우, 그러한 증인신문은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을 제한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본 지문 → 옳다.
이 판례(2014도18006)는 제11회 형사법 제38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 — 공개금지사유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 증인신문절차에 의한 증언은 증거능력이 없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공개금지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판의 심리에 관한 공개를 금지하기로 결정하였다면 그러한 공개금지결정은 피고인의 공개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그 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진 증인의 증언은 증거능력이 없고, 변호인의 반대신문권이 보장되었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개금지사유 없는 비공개 증인신문의 증거능력:증거능력 ✗ (변호인 반대신문권 보장돼도)
본 지문 → 옳다.
결론
정답은 ②번. 항소심이 제1심의 무죄를 뒤집으려면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