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공법 선택형 24번
문제
甲은 아파트를 건설하고자 乙시장에게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신청을 하였는데, 乙시장은 아파트단지 인근에 개설되는 자동차전용도로의 부지로 사용할 목적으로 甲 소유 토지의 일부를 아파트 사용검사 시까지 기부채납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사업계획을 승인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위 부관이 위법한 경우 甲은 부관만을 대상으로 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 ② 甲이 위 부관을 불이행하였다면 乙시장은 이를 이유로 사업계획승인을 철회하거나, 위 부관 상의 의무 불이행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다.
- ③ 甲이 위 부관을 이행하지 아니하더라도 乙시장의 사업계획승인이 당연히 효력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 ④ 乙시장은 기부채납의 내용을 甲과 사전에 협의하여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사업계획승인을 하면서 위 부관을 부가할 수도 있다.
- ⑤ 만일 甲이 「건축법」상 기속행위에 해당하는 건축허가를 신청하였고, 乙시장이 건축허가를 하면서 기부채납 부관을 붙였다면 그 부관은 무효이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부관(기부채납 조건의 법적 성질=부담) — 부담의 독립쟁송 가능성(①), 부담 불이행과 철회·대집행(②), 부담 불이행과 주된 처분의 효력(③), 협약 형식의 부담 부가(④), 기속행위에 붙인 부관의 효력(⑤). 옳지 않은 것은 ②.
각 지문 검토
① ○ — 부담은 그 자체로 독립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1264 판결
"행정행위의 부관은 … 그 자체로서 직접 법적 효과를 발생하는 독립된 처분이 아니므로 … 부관 그 자체만을 독립된 쟁송의 대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 부담의 경우에는 다른 부관과는 달리 행정행위의 불가분적인 요소가 아니고 그 존속이 본체인 행정행위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일 뿐이므로 부담 그 자체로서 행정쟁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행정행위의 부관 (10)
본 지문 → 옳다. 기부채납을 요구하는 조건은 부담에 해당하고, 부담은 다른 부관과 달리 그 자체로 독립하여 취소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② ✗ — 부담 불이행 시 ‘철회’는 가능하나 기부채납 의무는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아니다 (정답)
이 선지는 ‘철회’와 ‘행정대집행’ 두 가지를 함께 들고 있는데, ‘철회’는 가능하지만 ‘행정대집행’은 할 수 없으므로 옳지 않다(정답). 부담(기부채납 조건) 불이행은 철회사유가 되어 행정청이 사업계획승인을 철회할 수 있으나(아래 ③의 89누2431 참조), 기부채납 의무(토지 소유권의 이전)는 타인이 대신 이행할 수 있는 대체적 작위의무가 아니어서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대법원 1998. 10. 23. 선고 97누157 판결(‘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다’가 틀렸음을 논증하기 위한 인용 — 비대체적 작위의무의 대집행 가부)
"… 이러한 의무는 그것을 강제적으로 실현함에 있어 직접적인 실력행사가 필요한 것이지 대체적 작위의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어서 직접강제의 방법에 의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행정대집행법에 의한 대집행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집행:비대체적 작위의무에 대한 대집행 가부
본 지문 → 옳지 않음(정답). 위 97누157은 ‘점유이전·소유권이전과 같이 직접적인 실력행사를 요하는 비대체적 의무는 대집행 대상이 아니다’라는 법리를 보여주는데, 기부채납(토지 소유권 이전) 의무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철회하거나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다"고 한 ②는 ‘행정대집행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이 판례에 반하여 틀렸다(‘철회’ 부분 자체는 옳다).
③ ○ — 부담을 불이행하더라도 사업계획승인이 당연히 효력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누2431 판결(판결요지)
"부담부 행정처분에 있어서 처분의 상대방이 부담(의무)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처분행정청으로서는 이를 들어 당해 처분을 취소(철회)할 수 있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담부 행정처분에서 부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처분의 취소(철회) 가부 (적극)
본 지문 → 옳다. 부담은 주된 행정행위의 효력 발생을 좌우하는 정지조건이 아니므로, 상대방이 부담(기부채납)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주된 행정행위인 사업계획승인이 당연히 효력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부담 불이행은 행정청이 당해 처분을 취소(철회)할 수 있는 사유가 될 뿐이고(위 89누2431), 철회라는 행정청의 별도 처분이 있어야 비로소 그 효력이 상실된다. 즉 ②의 ‘철회’가 가능한 근거이자, ③의 ‘당연 실효가 아니라는’ 근거가 모두 이 법리에서 나온다.
④ ○ — 부담의 내용을 협약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부관으로 부가할 수 있다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5다65500 판결
"수익적 행정처분에 있어서는 법령에 특별한 근거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부관으로서 부담을 붙일 수 있고, 그와 같은 부담은 행정청이 행정처분을 하면서 일방적으로 부가할 수도 있지만 부담을 부가하기 이전에 상대방과 협의하여 부담의 내용을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를 부가할 수도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행정행위의 부관:협약 형식 부담과 부담의 위법 판단 기준 (송유관 매설 협약 사례)
본 지문 → 옳다. 수익적 행정처분에는 법령상 근거가 없어도 부담을 붙일 수 있고, 그 부담의 내용을 상대방과 협의하여 협약의 형식으로 미리 정한 다음 사업계획승인을 하면서 부가하는 것도 허용된다.
⑤ ○ — 기속행위인 건축허가에 붙인 기부채납 부관은 무효이다
대법원 1995. 6. 13. 선고 94다56883 판결
"일반적으로 기속행위나 기속적 재량행위에는 부관을 붙일 수 없고 가사 부관을 붙였다 하더라도 무효이다. … 건축허가를 하면서 일정 토지를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내용의 허가조건은 부관을 붙일 수 없는 기속행위 내지 기속적 재량행위인 건축허가에 붙인 부담이거나 또는 법령상 아무런 근거가 없는 부관이어서 무효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속행위·기속재량행위에 붙인 부관의 효력 (무효) — 건축허가 기부채납 조건
본 지문 → 옳다. 건축허가는 기속행위이므로 그에 부관(기부채납 조건)을 붙일 수 없고, 붙였더라도 무효이다(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이 재량행위여서 부관이 허용되는 것과 대비된다).
결론
정답은 2번. 기부채납 조건은 부담이고, 부담 불이행에 대해 철회는 가능하나, 기부채납(소유권 이전)은 비대체적 의무여서 행정대집행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② 틀림). 나머지 ①(부담 독립쟁송)·③(부담 불이행과 처분 효력 유지)·④(협약 형식 부담)·⑤(기속행위 부관 무효)는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