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번
문제
다음 사례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사례]
甲은 구 「식품위생법」 제30조의 규정에 의하여 단란주점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있던 보건복지부 고시를 위반하여 단란주점 영업을 하다가 식품위생법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되어 재판을 받고 있던 중에 위 규정의 변경은 없이 보건복지부 고시가 실효되었다.
선지
- ① 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를 법적 견해의 변경으로 인한 반성적 고려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면 甲에게 재판시법을 적용해야 한다.
- ② 「형법」 제1조 제2항의 법률을 총체적 법률상태 내지 전체로서의 법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면 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는 법률의 변경에 해당한다.
- ③ 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를 「형법」 제1조 제2항의 법률의 변경으로 볼 수 없다면 甲은 식품위생법위반죄로 처벌되어야 한다.
- ④ 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가 영업시간제한 필요성의 감소와 단속과정에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적 필요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면 甲에게 행위시법을 적용해야 한다.
- ⑤ 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를 「형법」 제1조 제2항의 법률의 변경으로 본다면 甲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백지형법(구 식품위생법)의 보충규범인 보건복지부 고시가 — 처벌규정 자체의 개정 없이 — 실효된 경우, 이것이 형법 제1조 제2항(범죄 후 법령의 변경으로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된 때)의 「법률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만일 법률의 변경에 해당한다면 법원이 내려야 할 재판이 무죄인지 면소(免訴)인지가 쟁점이다. 보충규범 변경의 「법률의 변경」 해당성을 둘러싸고 동기설(종래 판례)과 총체적 법률상태설(다수설)이 대립한다.
근거 법령
형법 제1조(범죄의 성립과 처벌) ②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른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조
형사소송법 제326조(면소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 4.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26조
핵심은 ① 보충규범 실효이 「법률의 변경」인지(학설 대립)와 ② 변경에 해당할 때 내려질 재판의 종류이다. ②와 관련하여 — 범죄 후 법령의 개폐로 형이 폐지된 때에는 실체판단을 하지 않고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며, 무죄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아니다.
각 지문 검토
① ○ — 동기설에서 반성적 고려에 의한 변경이면 재판시법(신법) 적용
종래 판례인 이른바 동기설은, 법령 변경이 종전의 처벌이 부당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 기인한 경우에만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하여 신법(재판시법)을 적용하였다. 고시 실효를 법적 견해의 변경에 따른 반성적 고려의 산물로 본다면, 동기설에 따라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어 신법(재판시법)을 적용하게 된다.
본 지문 → 옳다.
② ○ — 총체적 법률상태설에 따르면 고시 실효도 법률의 변경
다수설인 총체적 법률상태설은 형법 제1조 제2항의 「법률」을 가벌성을 좌우하는 총체적 법률상태(전체로서의 법률)로 이해한다. 이 견해에 따르면 변경의 동기를 묻지 않으므로, 처벌의 전제가 되는 보충규범(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 역시 「법률의 변경」에 해당한다.
본 지문 → 옳다.
③ ○ — 법률의 변경이 아니라면 행위시법에 따라 처벌
고시 실효를 형법 제1조 제2항의 「법률의 변경」으로 볼 수 없다면, 형법 제1조 제1항의 행위시법주의에 따라 행위 당시의 구법(식품위생법 및 그 보충규범)을 그대로 적용하게 된다. 따라서 甲은 식품위생법위반죄로 처벌된다.
본 지문 → 옳다.
④ ○ — 정책적·사정변경적 실효이면 동기설상 행위시법 적용
동기설은 변경이 반성적 고려가 아니라 단순한 사실관계의 변화나 정책적 필요(영업시간 제한의 필요성 감소, 단속과정의 부작용 감소 등)에 기인한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2항을 적용하지 않고 행위시법을 적용한다. 따라서 고시 실효가 정책적 필요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면, 동기설상 甲에게 행위시법이 적용된다.
본 지문 → 옳다.
⑤ ✗ — 법률의 변경에 해당하면 무죄가 아니라 면소를 선고
고시 실효를 형법 제1조 제2항의 「법률의 변경」으로 본다면, 이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된 때」(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해당한다. 이 경우 법원은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따지는 실체재판을 하지 않고 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따라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본 지문은 옳지 않다(면소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어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는 경우의 소송법적 효과는 면소이지 무죄가 아니라는 점이 함정이다. 무죄는 「범죄의 증명이 없거나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때」(형사소송법 제325조)의 재판이고,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된 때」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면소사유이다.
참고 — 2022년 전원합의체에 의한 동기설 폐기
본 문제는 출제 당시(2016년)의 판례인 동기설을 전제로 각 학설의 결론을 묻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후 동기설을 폐기하였다.
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하여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 … 한편 … 스스로 유효기간을 구체적인 일자나 기간으로 특정하여 효력의 상실을 예정하고 있던 법령이 그 유효기간을 경과함으로써 더 이상 효력을 갖지 않게 된 경우는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서 말하는 법령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형법 제1조 제2항 ‘법령의 변경’의 의미:동기설 폐기와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
현행 판례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보건복지부 고시의 실효은(한시법적 유효기간 경과가 아닌 한) 「수권·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으로서 반성적 고려 여부를 묻지 않고 형법 제1조 제2항·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내려질 재판은 ⑤의 무죄가 아니라 면소라는 점은 동일하다. 이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8회 형사법 제2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형법 제1조 제2항이 적용되어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는 경우의 재판은 면소판결(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이며, 무죄판결이 아니다. 따라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한 ⑤가 옳지 않다. 보충규범 변경의 「법률의 변경」 해당성에 관한 동기설(종전 판례)·총체적 법률상태설의 대립과, 그 적용효과(면소 vs 무죄)를 구별하는 것이 학습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