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번
문제
甲은 자기 부인을 희롱하는 이웃 남자를 살해할 의사로 머리를 돌로 내리쳐(제1행위) 피해자가 뇌진탕 등으로 인하여 정신을 잃고 축 늘어지자 그가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증거를 인멸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개울가로 끌고 가 땅에 파묻었는데(제2행위) 후에 실제로는 질식으로 인한 사망으로 밝혀졌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선지
- ① 위 사례는 연결된 두 개의 행위로 결과가 발생하였으나 甲은 행위의 진행과정을 오인하여 자기가 의도한 결과가 제1행위에 의하여 이미 실현되었다고 믿은 경우로서 인과관계의 착오의 한 유형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 ② 위 사례에서 甲이 인과관계의 본질적 부분을 착오한 경우 발생결과의 고의기수범의 성립을 인정하지 않는 견해는 구체적으로 일반의 생활경험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착오인 경우를 본질적 부분의 착오로 본다.
- ③ 위 사례의 사실적 측면을 중시하여 제1행위와 제2행위를 두 개의 독립적인 행위로 보는 견해에 의하면, 살인미수죄와 과실치사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본다.
- ④ 제1행위에 인정된 고의를 제2행위에 대한 고의로도 인정하는 견해에 의하면 甲에게 살인기수 책임이 인정된다.
- ⑤ 위 사례의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면 피해자의 살해라는 처음에 예견된 사실이 결국은 실현된 것으로서 甲은 살인기수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이른바 개괄적 고의(概括的 故意, dolus generalis) 사례 — 행위자가 제1행위로 결과가 이미 발생하였다고 오인하고, 증거인멸 등을 위한 제2행위로 비로소 결과를 실현한 경우 — 의 죄책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쟁점이다. 학설로는 개괄적 고의설(살인기수), 인과관계의 착오로 보는 견해, 미수설(살인미수+과실치사) 등이 대립하며, 판례는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아 살인기수로 본다.
근거 법령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형법 제17조(인과관계) 어떤 행위라도 죄의 요소되는 위험발생에 연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그 결과로 인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3조 · 형법 제17조
각 지문 검토
① ○ — 인과관계의 착오의 한 유형으로 보는 견해
본 사례를, 행위자가 행위의 진행과정을 오인하여 의도한 결과가 제1행위로 이미 실현되었다고 믿었으나 실제로는 제2행위로 결과가 발생한 경우, 즉 인식한 인과과정과 실제 인과과정이 불일치하는 인과관계의 착오의 한 유형(특수형태)으로 파악하는 견해가 있다. 이는 학설 소개로서 옳다.
본 지문 → 옳다.
② ✗ — 본질적/비본질적 착오의 기준을 거꾸로 서술함
개괄적 고의 사례를 인과관계의 착오로 보아 처리하는 견해는, 인식한 인과과정과 현실의 인과과정 사이의 불일치가 일반의 생활경험상 예견할 수 있는 범위 내(비본질적 착오)이면 그 착오는 고의의 성립에 영향이 없어 발생결과에 대한 고의기수범이 성립하고, 반대로 그 불일치가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경우(본질적 착오)에는 발생결과에 대한 고의기수범의 성립을 부정한다.
그런데 본 지문은 발생결과의 고의기수를 부정하는 견해가 「일반의 생활경험상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착오인 경우를 본질적 부분의 착오로 본다」고 서술하였다. 이는 본질적 착오와 비본질적 착오의 기준을 정반대로 뒤바꾼 것이다. 예견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착오는 비본질적 착오로서 고의기수가 인정되고, 예견범위를 벗어난 착오가 본질적 착오로서 고의기수가 부정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인과관계 착오설에서 「예견가능 범위 내 = 비본질적 = 고의기수 인정」, 「예견범위 초과 = 본질적 = 고의기수 부정」이다. 지문은 「예견가능 범위 내 = 본질적」이라 하여 결론과 정의가 모순된다.
③ ○ — 두 행위를 독립적으로 보는 견해는 살인미수죄와 과실치사죄
사실적 측면을 중시하여 제1행위와 제2행위를 두 개의 독립한 행위로 보는 미수설에 의하면, 제1행위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살인미수죄, 제2행위는 사망의 결과를 야기하였으나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므로 과실치사죄가 성립하고 양자는 실체적 경합이 된다.
본 지문 → 옳다.
④ ○ — 제1행위의 고의를 제2행위에도 인정하는 견해는 살인기수
제1행위에 인정된 고의를 제2행위에 대한 고의로도 인정하는 견해(개괄적 고의설)에 의하면, 전체를 하나의 고의에 의해 지배되는 행위로 보아 甲에게 살인기수의 책임이 인정된다.
본 지문 → 옳다.
⑤ ○ —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아 살인기수라는 것이 판례
대법원 1988. 6. 28. 선고 88도650 판결(판결요지)
피해자가 피고인들이 살해의 의도로 행한 구타행위에 의하여 직접 사망한 것이 아니라 죄적을 인멸할 목적으로 행한 매장행위에 의하여 사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면 피해자의 살해라는 처음에 예견된 사실이 결국은 실현된 것으로서, 피고인들은 살인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개괄적 고의(인과과정의 착오):살해 의도 구타 후 매장하여 질식사한 사례
본 사례의 사실관계(돌로 내리쳐 실신시킨 뒤 죽은 줄 알고 매장하여 질식사)는 위 판례의 사안 그 자체이다. 판례는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아 살인기수로 처리한다. 이 판례는 제6·8·11·13·14회 형사법에서도 거듭 출제된 최빈출 판례이다.
본 지문 → 옳다.
결론
인과관계 착오설에서 「예견가능 범위 내의 불일치 = 비본질적 착오 = 고의기수 인정」인데, 이를 「본질적 착오」라고 거꾸로 서술한 ②가 옳지 않다. 개괄적 고의 사례를 둘러싼 각 학설의 결론(개괄적 고의설·인과관계 착오설=살인기수, 미수설=살인미수+과실치사)과 판례의 살인기수 입장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