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5번
문제
법률의 착오(금지착오)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행위자가 금지규범의 존재를 아예 인식하지 못한 ‘법률의 부지’는 행정형법의 영역에서 많이 발생하며 법률의 착오의 전형적인 사례로 인정된다.
ㄴ. 법률의 착오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ㄷ. 고의의 성립에 위법성의 인식이 필요하다는 고의설과 위법성의 인식은 고의와는 분리된 독립한 책임요소로 보는 책임설의 입장 모두, 금지착오는 고의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착오가 회피불가능할 때에는 책임을 조각하지만 회피가능할 때에는 책임을 감경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ㄹ. 법원의 무죄판결을 신뢰하여 행위한 경우에는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으나, 검사의 혐의 없음 불기소처분을 믿고 행위한 경우에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는 확정력이 없으므로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될 수 없다.
선지
- ① ㄱ, ㄴ
- ② ㄱ, ㄷ
- ③ ㄷ, ㄹ
- ④ ㄱ, ㄷ, ㄹ
- ⑤ ㄴ, ㄷ, ㄹ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ㄱ, ㄷ, ㄹ)
쟁점
법률의 착오(금지착오, 형법 제16조)에 관한 기본 법리 — ① 법률의 부지가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에 포함되는지, ② 정당한 이유의 판단기준, ③ 고의설과 책임설이 금지착오의 처리에서 같은 결론에 이르는지, ④ 법원의 무죄판결·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신뢰한 경우 정당한 이유의 인정 여부 — 를 묻는다.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6조(법률의 착오)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6조
각 지문 검토
ㄱ ✗ — 단순한 법률의 부지는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가 아님
대법원 1985. 4. 9. 선고 85도25 판결(판결요지)
형법 제16조에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단순한 법률의 무지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적으로는 범죄가 되는 행위이지만 자기의 특수한 경우에는 법령에 의하여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와 같이 그릇 인식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풀이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부지와 법률의 착오
판례는 행위자가 금지규범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한 「법률의 부지(不知)」는 형법 제16조의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본다. 따라서 법률의 부지를 「법률의 착오의 전형적인 사례로 인정된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는 제13회 형사법 제20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ㄴ ○ — 정당한 이유의 판단기준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판결요지)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의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착오의 정당한 이유의 판단기준
본 지문은 위 판례의 판단기준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옳다. 이 판례는 제8회·제14회 형사법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다.
ㄷ ✗ — 고의설과 책임설은 금지착오의 처리에서 결론이 다름
위법성의 인식을 고의의 요소로 보는 고의설(엄격고의설·제한고의설)에서는, 위법성의 인식이 없으면 고의가 조각된다. 따라서 금지착오(위법성의 인식이 없는 경우)는 고의의 성립에 영향을 미쳐 고의범이 성립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 과실범의 문제로만 남는다.
반면 위법성의 인식을 고의와 분리된 독립한 책임요소로 보는 책임설에서는, 금지착오가 있어도 고의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그 착오가 회피불가능하면 책임이 조각되며 회피가능하면 (고의범으로 처벌하되) 책임이 감경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금지착오는 고의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라는 결론은 책임설의 결론일 뿐이고, 고의설은 이와 달리 금지착오가 고의의 성립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고의설과 책임설의 입장 모두」 같은 결론에 이른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위법성 인식의 체계적 지위에 관한 고의설(고의의 요소) ↔ 책임설(독립된 책임요소)의 대립이 금지착오의 처리에서 정면으로 갈린다는 점이 함정이다.
ㄹ ✗ —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신뢰한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음
대법원 1995. 8. 25. 선고 95도717 판결(판결요지)
가감삼십전대보초와 한약 가지수에만 차이가 있는 십전대보초를 제조하고 그 효능에 관하여 광고를 한 사실에 대하여 이전에 검찰의 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적이 있다면, 피고인이 비록 한의사·약사·한약업사 면허나 의약품판매업 허가가 없이 의약품인 가감삼십전대보초를 판매하였다고 하더라도 자기의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고, 또 그렇게 오인함에 있어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률의 착오의 정당한 이유:동일한 행위에 대한 종전 검찰의 혐의없음 처분을 신뢰한 경우
판례는 동일한 성질의 행위에 대하여 이전에 검사의 혐의없음(불기소) 처분을 받은 적이 있어 자기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믿은 경우, 형법 제16조의 정당한 이유를 인정하였다. 즉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확정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일률적으로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검사의 불기소처분에는 확정력이 없으므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없다」고 단정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법원의 무죄판결을 신뢰한 경우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앞부분은 옳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옳지 않은 것은 ㄱ, ㄷ, ㄹ이므로 정답은 4번이다. ㄱ은 법률의 부지가 형법 제16조의 착오에 포함되지 않는 점(85도25), ㄷ은 고의설과 책임설이 금지착오 처리에서 결론을 달리하는 점, ㄹ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을 신뢰한 경우에도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95도717)에서 각각 옳지 않다. 정당한 이유의 판단기준을 옮긴 ㄴ만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