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1번
문제
재산죄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회사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일을 영업으로 영위하는 경우, 회사의 대표이사는 내부기관으로서 당해 회사가 그 타인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의무내용대로 사무를 처리할 임무가 있더라도 그 임무는 회사에 대하여 부담하는 임무이지 직접 타인에 대하여 지고 있는 임무는 아니므로, 대표이사가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타인에 대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ㄴ. 전자복권구매시스템에서 은행환불명령을 입력하여 가상계좌 잔액이 1,000원 이하로 되었을 때 복권 구매명령을 입력하면 가상계좌로 복권 구매요청금과 동일한 액수의 가상현금이 입금되는 프로그램 오류를 이용하였을 뿐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경우가 아닌 때에도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해당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ㄷ. 강도 범행 이후 피해자의 심리적 저항불능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자를 계속 끌고 다니거나 차량에 태우고 함께 이동하는 등 강취행위와 상해행위 사이에 다소의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있는 상태에서 강도 범인의 상해행위가 있었다면 강도상해죄가 성립한다.
ㄹ.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더라도, 의료기관의 개설인인 비의료인이 개설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으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진단, 치료 등 요양급여를 실제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ㅁ.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제3자가 피보험자인 것처럼 가장하여 체결하는 등으로 그 유효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경우에도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같은 보험의 본질을 해칠 정도라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자 있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행위만으로는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의사에 의한 기망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선지
- ① ㄱ, ㄷ
- ② ㄴ, ㄷ
- ③ ㄷ, ㄹ
- ④ ㄱ, ㄹ, ㅁ
- ⑤ ㄴ, ㄷ, ㅁ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ㄴ, ㄷ, ㅁ)
쟁점
재산죄 전반 — 배임죄의 주체(법인의 대표기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부정한 명령의 입력’, 강도상해죄의 ‘강도의 기회’, 사무장병원의 요양급여비용 청구와 사기죄, 보험금 편취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 — 에 관한 판례 법리를 정확히 아는지를 묻는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문제이다.
각 지문 검토
ㄱ ✗ — 법인의 대표기관이 바로 배임죄의 주체가 됨
대법원 1984. 10. 10. 선고 82도2595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다수의견]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의무의 주체가 법인이 되는 경우라도 법인은 다만 사법상의 의무주체가 될 뿐 범죄능력이 없는 것이며 … 그 법인을 대표하여 사무를 처리하는 자연인인 대표기관이 바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즉 배임죄의 주체가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죄의 주체:타인의 사무 처리의무의 주체가 법인인 경우 그 대표기관이 배임죄의 주체
회사가 타인의 사무 처리를 영업으로 하는 경우, 그 타인의 사무는 회사의 대표기관(대표이사)의 대표행위로 실현되므로 대표이사가 바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로서 배임죄의 주체가 된다. 본 지문은 대표이사의 임무가 회사에 대한 것일 뿐이어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는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의견에 불과하고 다수의견(판례)과 반대이므로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ㄴ ○ — 프로그램 오류를 적극 이용하는 행위도 ‘부정한 명령의 입력’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도4440 판결(판결요지 [1])
설령 ‘허위의 정보’를 입력한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 프로그램 자체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그 사무처리의 목적에 비추어 정당하지 아니한 사무처리를 하게 하는 행위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컴퓨터등사용사기죄의 '부정한 명령의 입력':프로그램 오류를 적극 이용하는 행위도 포함(전자복권 사례)
본 지문의 사안(전자복권구매시스템의 프로그램 오류를 이용하여 가상현금이 입금되게 함)은 위 판례의 사실관계 그 자체이다. 허위정보 입력이 아니어도 프로그램 오류를 적극 이용한 행위는 ‘부정한 명령의 입력’에 해당하여 컴퓨터등사용사기죄(형법 제347조의2)가 성립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다.
ㄷ ○ —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있어도 심리적 저항불능 상태가 계속되면 강도의 기회
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도9567 판결(판결요지)
강도범행 이후에도 피해자를 계속 끌고 다니거나 차량에 태우고 함께 이동하는 등으로 강도범행으로 인한 피해자의 심리적 저항불능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도범인의 상해행위가 있었다면 강취행위와 상해행위 사이에 다소의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강도상해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도상해죄의 성립요건:강도의 기회(상해가 강도 기수 전후를 불문)
강도상해죄(형법 제337조)는 강도가 ‘강도의 기회’에 상해하면 성립한다. 강취 후 피해자를 계속 끌고 다니는 등 심리적 저항불능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단계의 상해라면 다소의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있어도 강도상해죄가 성립한다. 이 판례는 제7회 형사법 제15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다.
ㄹ ✗ — 사무장병원의 요양급여비용 청구는 기망행위로 사기죄 성립
대법원 2015. 7. 9. 선고 2014도11843 판결(판결요지)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마치 의료법에 의하여 적법하게 개설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 이 경우 의료기관의 개설인인 비의료인이 개설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으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요양급여를 제공하게 하였다 하여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무장병원의 요양급여비용 청구와 사기죄:비의료인 개설 의료기관의 청구는 기망행위(명의 의료인이 실제 진료해도 동일)
비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자격이 없으므로, 적법한 요양기관인 것처럼 청구하여 지급받으면 사기죄가 성립한다. 명의를 빌려준 의료인이 실제로 진료를 제공하였더라도 결론은 같다. 따라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ㅁ ○ — 유효요건을 갖추지 못한 보험계약 체결만으로는 실행의 착수 부정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도7494 판결(판결요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제3자가 피보험자인 것처럼 가장하여 체결하는 등으로 그 유효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경우에도, …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같은 보험의 본질을 해칠 정도라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이 하자 있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행위만으로는 미필적으로라도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의사에 의한 기망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험금 편취 사기죄의 실행의 착수:유효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생명보험계약 체결만으로는 실행착수 부정
보험사기에서 단순히 하자 있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만으로는 보험금 편취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 아니고, 보험사고를 가장·조작하는 등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실행의 착수가 인정된다. 따라서 본 지문은 옳다.
본 지문 → 옳다.
결론
옳은 것은 ㄴ, ㄷ, ㅁ이므로 정답은 5번이다. ㄱ은 법인의 대표기관이 배임죄의 주체가 된다는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에 반하고(82도2595), ㄹ은 사무장병원의 요양급여비용 청구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판례(2014도11843)에 반하여 각각 옳지 않다. ㄴ(프로그램 오류 이용=부정한 명령 입력), ㄷ(강도의 기회), ㅁ(보험사기 실행착수)은 모두 판례에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