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3번
문제
甲은 경찰관 A로부터 불심검문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교부하였는데 A가 이를 곧바로 돌려주지 않고 신분조회를 위해 순찰차로 가는 것을 보자 화가 나 인근 주민 여러 명이 있는 가운데 A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였다. 이에 A는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에 따라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 변호인선임권 등을 고지한 후 甲을 모욕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였고, 그 과정에서 甲은 A에게 반항하면서 몸싸움을 하다가 얼굴 부위에 찰과상 등을 가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A가 甲을 체포할 당시 甲은 모욕 범행을 실행 중이거나 실행행위를 종료한 즉후인 자에 해당하므로 현행범인이다.
- ② 甲이 불심검문에 응하여 이미 운전면허증을 교부한 상태이고, 인근 주민도 甲의 욕설을 들었으므로 甲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③ 甲의 모욕 범행은 불심검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일시적, 우발적인 행위로서 사안 자체가 경미할 뿐 아니라 피해자인 경찰관이 범행 현장에서 즉시 범인을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④ 甲에 대한 체포는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 ⑤ 甲이 공무집행방해죄와 상해죄로 기소된 경우 법원은 甲의 행위가 위법한 공무집행에 대한 항의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두 죄 모두 정당방위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경찰관이 모욕 현행범으로 甲을 체포한 사례를 소재로, 현행범 체포의 요건(체포의 필요성·상당성)과 위법한 현행범 체포에 대한 항의 과정에서 발생한 공무집행방해죄·상해죄의 성부를 묻는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본 사례의 ①⑤는 모두 아래 한 판례의 판시·이유를 거의 그대로 옮긴 것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136조(공무집행방해) 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법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36조 · 형법 제21조 · 형사소송법 제212조
본 사례의 쟁점 전반은 다음 판례 하나로 관통된다. 현행범 체포에는 명백성 외에 ‘체포의 필요성’이 요구된다는 일반 법리이다.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1])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하여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이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현행범인 체포는 법적 근거에 의하지 아니한 영장 없는 체포로서 위법한 체포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현행범인 체포의 적법성 요건 · 표준판례: 위법한 현행범체포에 대한 정당방위:모욕 현행범 체포에 반항하여 상해
이 판례는 현행범 체포 요건 쟁점으로 제15회 형사법 제31번에서, 위법체포에 대한 정당방위 쟁점으로 제7회 형사법 제9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각 지문 검토
① ○ — 甲은 모욕 범행의 현행범인
甲은 인근 주민 여러 명이 있는 가운데 경찰관 A에게 큰 소리로 욕설을 하여 모욕 범행을 실행하였으므로, 체포 당시 ‘범죄의 실행 중이거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의 자(형사소송법 제211조 제1항)로서 현행범인에 해당한다. 실제 위 판례도 “피고인이 모욕 범행을 실행 중이거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에 있었다”는 점 자체는 인정한 뒤, 아래 ②④와 같이 ‘체포의 필요성’이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지문 → 옳다.
② ○ — 도망·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음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3])
… 피고인은 경찰관의 불심검문에 응하여 이미 운전면허증을 교부한 상태이고, 경찰관뿐 아니라 인근 주민도 욕설을 직접 들었으므로,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
선지 ②는 위 판결요지의 해당 부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신원이 이미 확인되고(면허증 교부) 목격 증거도 확보된 이상 도망·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어 ‘체포의 필요성’이 결여된다.
본 지문 → 옳다.
③ ○ — 사안이 경미하고 즉시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없음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3])
… 피고인의 모욕 범행은 불심검문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일시적, 우발적인 행위로서 사안 자체가 경미할 뿐 아니라, 피해자인 경찰관이 범행현장에서 즉시 범인을 체포할 급박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
선지 ③ 역시 위 판결요지의 해당 부분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범행의 경미성과 즉시 체포의 급박성 결여는 ‘체포의 상당성(비례성)’이 없음을 뒷받침한다.
본 지문 → 옳다.
④ ○ — 현행범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이유)
… 공소외 1이 피고인을 체포한 행위는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고 …
②·③에서 본 바와 같이 체포의 필요성(도망·증거인멸의 염려)과 상당성(사안의 경미성·급박성)이 결여되었으므로, A의 甲에 대한 현행범 체포는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체포이다. 선지 ④는 위 이유 판단의 결론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본 지문 → 옳다.
⑤ ✗ — 공무집행방해죄는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어서’ 불성립하는 것이지 정당방위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님 (정답)
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판결요지 [2])
형법 제136조가 규정하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고 … 경찰관이 현행범인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는데도 실력으로 현행범인을 체포하려고 하였다면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고, 현행범인 체포행위가 적법한 공무집행을 벗어나 불법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현행범이 체포를 면하려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한 것은 불법체포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위 판결요지를 정확히 나누어 읽어야 한다. 위법한 체포는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므로, 그에 대항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적법한 직무집행)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죄(불성립)가 되는 것이지, 정당방위를 이유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니다. 반면 그 반항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가한 상해는 불법체포라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형법 제21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가 된다. 즉 두 죄의 무죄 근거가 서로 다르다. 그런데 「두 죄 모두 정당방위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한 본 지문은 공무집행방해죄의 무죄 근거(구성요건 불충족)를 정당방위(위법성조각)로 잘못 설명한 것이어서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결론
위법한 공무집행에 대한 항의의 경우, 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집행의 적법성’이라는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불성립(무죄)하고, 상해죄는 정당방위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가 된다. 두 죄의 무죄 근거가 다르므로, 「두 죄 모두 정당방위를 이유로 무죄」라고 한 ⑤가 옳지 않다(2011도3682). ①④는 현행범 체포의 필요성·상당성 결여로 인한 위법한 현행범 체포의 인정에 관한 것으로, 모두 위 판례의 판시·이유를 그대로 옮긴 것이어서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