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8번
문제
甲은 乙과 공동으로 구입하여 자신이 점유하고 있던 복사기를 A에게 매도하기로 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았다. 그후 甲은 복사기를 수리하기 위해 수리점에 맡겼다고 乙에게 거짓말하고 이를 다시 丙에게 매도한 후 복사기를 건네주었으며, 丙은 선의, 무과실로 이를 취득하였다.
며칠 후 이 사실을 알게 된 乙은 丙 몰래 위 복사기를 가져가 버렸다. 수사기관에서 甲의 아내 B는 참고인으로서 진술하고 진술조서에는 가명으로 서명, 날인하였다. 甲에 대한 재판 중 B가 증인으로 출석하였고, 재판장은 B에게 증언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은 乙에 대하여 횡령죄와 사기죄의 상상적 경합범이 성립한다.
- ② 甲은 A에 대하여 배임죄가 성립한다.
- ③ 乙은 丙에 대하여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 ④ B에 대한 조서가 비록 가명으로 작성되었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의 요건을 모두 갖춘다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 ⑤ B가 증언을 거부하여도 「형사소송법」 제314조에 따라 특신상태가 증명되면 B에 대한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쟁점
공유 동산의 이중매매와 관련한 죄책(횡령·사기·배임·권리행사방해)과, 참고인 가명 진술조서의 증거능력(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 및 증인이 정당하게 증언을 거부한 경우 제314조 적용 여부를 묻는다.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23조 · 형법 제355조 · 형사소송법 제312조 · 제314조
각 지문 검토
① ✗ — 乙에 대한 죄책은 횡령죄이고 사기죄와의 상상적 경합이 아님
甲은 乙과 공동으로 구입하여 자신이 점유하던 복사기(乙과의 공유물)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서 이를 丙에게 임의로 처분하였으므로, 乙의 지분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한편 甲이 乙에게 "수리점에 맡겼다"고 거짓말한 것은 이미 성립한 횡령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그로 인해 乙로부터 어떤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새로 편취한 바 없으므로 乙에 대한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횡령죄와 사기죄의 상상적 경합이 된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 — 동산 이중매매는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음
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매매의 목적물이 동산일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계약에 정한 바에 따라 그 목적물인 동산을 인도함으로써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되고 … 매도인에게 자기의 사무인 동산인도채무 외에 별도로 매수인의 재산의 보호 내지 관리 행위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동산매매계약에서의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매도인이 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고 이를 타에 처분하였다 하더라도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동산 이중매매와 배임죄:동산 매도인은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배임죄 불성립)
甲이 A로부터 계약금·중도금을 받고도 복사기를 丙에게 이중으로 매도·인도한 것은 동산 이중매매에 해당한다. 동산 매도인은 매수인 A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A에 대한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A에 대하여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08도10479)는 제7회 형사법 제19번에서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 — 丙이 선의취득한 이상 복사기는 乙의 물건이 아니어서 권리행사방해죄 ✗
권리행사방해죄(형법 제323조)는 '자기의 물건'을 취거·은닉·손괴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 丙은 복사기를 선의·무과실로 인도받아 선의취득(민법 제249조)으로 소유권을 취득하였으므로, 그 복사기는 더 이상 乙의 물건이 아니다. 乙이 丙의 물건을 몰래 가져간 것은 '자기의 물건'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오히려 절도죄의 성부가 문제될 뿐이다). "乙은 丙에 대하여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 — 가명으로 작성된 진술조서도 §312④ 요건을 모두 갖추면 증거능력 인정 가능 (정답)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7757 판결(이유)
… 형사소송법은 조서에 진술자의 실명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하여 이를 그대로 밝혀 기재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는 아니하다. 따라서 … 진술자와 피고인의 관계, 범죄의 종류, 진술자 보호의 필요성 등 여러 사정으로 볼 때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진술자의 성명을 가명으로 기재하여 조서를 작성하였다고 해서 그 이유만으로 그 조서가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되지 않았다고 할 것은 아니다. 그러한 조서라도 공판기일 등에 원진술자가 출석하여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임을 확인함과 아울러 그 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인정하고 나아가 그에 대한 반대신문이 이루어지는 등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에서 규정한 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다른 요건이 모두 갖추어진 이상 그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가명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수사기관이 가명으로 작성해도 §312④ 다른 요건 갖추면 증거능력 ○
B(甲의 아내)에 대한 진술조서가 가명으로 작성되었더라도, 진술자 보호의 필요성 등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그 사정만으로 적법한 절차·방식 위반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4항의 다른 요건(원진술자의 출석·확인, 실질적 진정성립, 반대신문 등)을 모두 갖추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본 지문은 옳다.
본 지문 → 옳다 (정답).
⑤ ✗ — 증인이 정당하게 증언을 거부한 경우는 §314의 '진술할 수 없는 때'가 아님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09도6788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형사소송법 제148조, 제149조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여 증언을 거부한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14조 –정당한 증언거부
B가 증언거부권에 기하여 정당하게 증언을 거부한 경우, 이는 형사소송법 제314조가 정한 '사망·질병·외국거주·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특신상태가 증명되더라도 제314조에 의하여 B의 진술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 "특신상태가 증명되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09도6788)는 제12회·제8회 형사법에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결론
乙에 대한 죄책은 횡령죄일 뿐 사기죄와의 상상적 경합이 아니고(①), 동산 이중매매는 배임죄가 아니며(②, 2008도10479), 丙이 선의취득한 복사기를 가져간 乙에게는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③). 증인이 정당하게 증언을 거부한 경우는 제314조 적용 대상이 아니다(⑤, 2009도6788). 반면 가명으로 작성된 진술조서라도 제312조 제4항의 다른 요건을 모두 갖추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④가 옳다(2011도7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