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29번
문제
K의 착오에 의해 자신의 계좌로 1,000만 원이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것을 발견한 甲은 이를 전액 인출한 다음, 다른 지방에 거주하는 친구인 乙에게 위 사정을 말하고 그 돈을 맡겼다. 乙은 그 돈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하였다가, 그중 100만 원을 수표로 인출하여 임의로 사용하였다. 甲은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약식명령을 받은 후 양형 부당을 이유로 A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검사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았다. 甲에 대한 재판 계속 중 검사는 횡령죄로 공소장변경을 신청하고, 증거를 보완하기 위하여 乙 주거지 관할 B법원에 乙의 금융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점유이탈물횡령죄보다 횡령죄의 법정형이 더 중하므로 횡령죄로 죄명, 적용법조를 변경하는 것은 약식명령의 경우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것이어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따라 공소장변경은 허용되지 않는다.
- ② 甲은 K와 거래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인정되어 횡령죄가 성립하고, 乙은 K에 대하여는 횡령죄가 성립하나 甲에 대하여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 ③ B법원 판사가 위 영장을 기각한 경우, 검사는 그 결정에 대하여 항고나 준항고로 다툴 수 있다.
- ④ B법원 판사가 위 영장을 발부한 경우, 검사는 그 영장을 통해 확보한 수표발행전표 등을 위 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 ⑤ 검사는 A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여 위 수표발행전표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착오송금된 돈의 횡령죄 성부, 정식재판청구 사건에서의 공소장변경(불이익변경금지와의 관계), 지방법원 판사의 압수·수색영장 재판에 대한 불복 가부, 공소제기 후 검사의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증거수집의 적법성, 그리고 수소법원에 대한 사실조회를 묻는다. 옳은 것을 고르는 문제이다.
근거 법령
형사소송법 제215조(압수, 수색, 검증) ①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72조(공무소 등에 대한 조회) ① 법원은 직권 또는 검사, 피고인이나 변호인의 신청에 의하여 공무소 또는 공사단체에 조회하여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형종 상향의 금지 등) — (출제 당시 '불이익변경의 금지')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 (※ 2017. 12. 19. 개정으로 '형종 상향 금지'로 변경되었으나, 형의 선고에 관한 제한이라는 점은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215조 · 제272조 · 제457조의2
각 지문 검토
① ✗ — 불이익변경금지는 형의 선고를 제한할 뿐 공소장변경(중한 죄 인정)을 막지 않음
대법원 1981. 12. 8. 선고 81도2779 판결(판결요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은, 피고인만이 상소한 사건에 있어서 원심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것에 불과하고, 그 형이 같은 이상 원심이 인정한 죄보다 중한 죄를 인정하였다 하더라도 위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의 의미:형의 선고 제한일 뿐, 형이 같으면 더 중한 죄를 인정하여도 위배 ✗
정식재판청구 사건의 불이익변경금지(출제 당시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현행 형종 상향 금지)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형의 선고에 관한 제한일 뿐, 죄명·적용법조의 변경이나 더 중한 죄의 인정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위 81도2779는 상소심에 관한 것이나 불이익변경금지의 의미에 관한 법리는 정식재판청구 사건에도 그대로 통용된다). 따라서 점유이탈물횡령죄에서 횡령죄로의 공소장변경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 허용된다(다만 선고형에서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을 뿐이다).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따라 공소장변경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② ✗ — 甲은 K에 대해 횡령죄, 乙은 甲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도891 판결(판결요지)
어떤 예금계좌에 돈이 착오로 잘못 송금되어 입금된 경우에는 그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송금 절차의 착오로 인하여 피고인 명의의 은행 계좌에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여 소비한 행위는 횡령죄에 해당하고 … 이는 송금인과 피고인 사이에 별다른 거래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착오송금과 횡령죄 혹은 점유이탈물횡령죄
甲은 송금인 K와 거래관계가 없더라도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인정되어 K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이 부분 서술은 옳다). 그러나 乙은 K와 사이에 아무런 보관관계가 없어 K에 대한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고, 오히려 甲으로부터 돈을 맡아 보관하던 중 10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하였으므로 甲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 본 지문은 乙의 죄책을 정반대로(K에 대해 성립, 甲에 대해 불성립) 서술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10도891)는 제13회·제8회 형사법에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③ ✗ — 지방법원 판사의 영장 재판에는 항고·준항고로 불복할 수 없음
대법원 1997. 9. 29.자 97모66 결정(판결요지)
형사소송법 제416조는 재판장 또는 수명법관이 한 재판에 대한 준항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재판장 또는 수명법관'이라 함은 수소법원의 구성원으로서의 재판장 또는 수명법관만을 가리키는 것이어서, 수사기관의 청구에 의하여 압수영장 등을 발부하는 독립된 재판기관인 지방법원 판사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지방법원 판사가 한 압수영장발부의 재판에 대하여는 위 조항에서 정한 준항고로 불복할 수 없고, 나아가 같은 법 제402조, 제403조에서 규정하는 항고는 법원이 한 결정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것이므로 법원의 결정이 아닌 지방법원 판사가 한 압수영장발부의 재판에 대하여 그와 같은 항고의 방법으로도 불복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지방법원 판사의 압수영장 발부·기각 재판에 대한 불복:항고·준항고 ✗(다만 압수처분에 §417 준항고 ○)
수사기관의 청구에 따라 영장을 발부·기각하는 지방법원 판사의 재판은 수소법원 구성원의 재판도, 법원의 결정도 아니므로 항고나 준항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B법원 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더라도 검사는 항고나 준항고로 다툴 수 없다. 본 지문은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④ ✗ — 공소제기 후 검사가 받은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음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도10412 판결(판결요지)
… 일단 공소가 제기된 후에는 피고사건에 관하여 검사로서는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며, 그럼에도 검사가 공소제기 후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수소법원 이외의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을 하였다면, 그와 같이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공소제기 후 수사의 허용 여부 (1)
본 사안은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청구로 이미 사건이 수소법원(A법원)에 계속된 상태, 즉 공소제기 후이다. 그런데도 검사가 수소법원이 아닌 B법원 판사에게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 발부받았다면, 그 영장으로 확보한 수표발행전표 등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로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본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09도10412)는 제12회·제11회 형사법에도 출제되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⑤ ○ — 검사는 수소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하여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음 (정답)
공소제기 후에는 검사가 스스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할 수 없으나, 수소법원을 통한 증거확보는 가능하다. 즉 검사는 수소법원인 A법원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72조에 따른 사실조회(공무소 등에 대한 조회)를 신청하여 수표발행전표 등 필요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 본 지문은 옳다.
본 지문 → 옳다 (정답).
결론
불이익변경금지는 형의 선고를 제한할 뿐 공소장변경을 막지 않고(①), 착오송금된 돈은 甲에게 K에 대한 횡령죄, 乙에게 甲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며(②, 2010도891), 지방법원 판사의 영장 재판에는 항고·준항고가 허용되지 않고(③, 97모66), 공소제기 후 검사가 받은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다(④, 2009도10412). 반면 검사가 수소법원에 사실조회(제272조)를 신청하여 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⑤가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