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1번
문제
다음 사례(ㄱㄹ은 연결되는 하나의 사례임)에서 甲, 乙, 丙의 죄책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ㄱ. A주식회사는 직원 甲을 통해 乙에게 외제 승용차를 할부 판매하였고, 乙이 이를 친구인 丙 명의로 등록하여 운행하던 중 乙이 약정기일에 1억 원의 할부금을 갚지 못하였다. 그로 인하여 甲이 회사에서 책임추궁을 당하자 할부금을 갚지 않으면 乙의 아들에게 상해를 가하겠다는 협박편지를 乙의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 두었으나 경비원이 이를 휴지통에 버린 경우 甲은 협박죄의 미수에 해당한다.
ㄴ. 乙은 甲으로부터 수회 할부금 변제 독촉을 받자 A회사의 내부 비리를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협박편지를 A회사에게 발송한 경우 乙은 A회사에 대한 협박죄의 미수에 해당한다.
ㄷ. 乙이 약정기일에 할부금을 변제하지 못하면 위 승용차를 회수해도 좋다는 각서 및 매매계약서와 양도증명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후 乙이 그 채무를 불이행하자 甲은 취거 당시 乙의 의사에 반하여 위 승용차를 임의로 가져간 경우라도 영득이 적법하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ㄹ. 만일 甲이 위 승용차를 취거해 가기 전에 丙이 명의수탁 받은 위 승용차를 자신의 소유라고 속여 B에게 매도하였다면 B가 자기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록을 하였더라도 丙은 B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
선지
- ① ㄱ
- ② ㄴ, ㄷ
- ③ ㄷ, ㄹ
- ④ ㄱ, ㄴ, ㄷ
- ⑤ ㄱ, ㄴ, ㄹ
정답
1번
해설
정답: ①번 (ㄱ만 옳음)
쟁점
연결된 하나의 사례에서 甲·乙·丙의 죄책 종합 — ㄱ 협박편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않은 경우의 협박죄 기수·미수, ㄴ 법인을 상대로 한 협박죄의 성부(법인이 협박죄의 객체가 될 수 있는지), ㄷ 채권자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점유자 의사에 반하여 자동차를 취거한 경우 절도죄 성부, ㄹ 자동차 명의수탁자가 자기 소유라 속여 매도한 경우 매수인에 대한 사기죄 성부.
근거 법령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①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83조
협박죄는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고, 절도죄는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을 점유자 의사에 반하여 취거할 때 성립하며, 사기죄는 사람에 대한 기망으로 재물·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한다.
각 지문 검토
ㄱ. ○ — 협박편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않아 인식하지 못한 경우는 협박죄의 미수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1])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 봄이 상당하고, 협박죄의 미수범 처벌조항은 해악의 고지가 현실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아니한 경우나, 도달은 하였으나 상대방이 이를 지각하지 못하였거나 고지된 해악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 등에 적용될 뿐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협박죄 기수 시점 — 해악 고지 도달 + 상대방의 의미 인식; 도달했으나 지각·인식 못한 경우는 미수
본 지문 → 옳음.
근거: 협박죄는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여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하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켰는지와 관계없이 기수에 이른다. 반대로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않았거나 도달했어도 상대방이 지각·인식하지 못한 경우에는 미수에 그친다. 甲이 협박편지를 乙의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 두었으나 경비원이 이를 휴지통에 버려 乙에게 도달하지 않았으므로, 乙이 그 해악을 인식하지 못한 이상 甲은 협박죄의 미수에 해당한다.
이 판례(2007도606 전합)는 제9회 형사법 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ㄴ. ✗ — 법인은 협박죄의 객체가 될 수 없어 법인에 대한 협박죄(미수 포함)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도1017 판결(판결요지 [2])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형법규정의 체계상 개인적 법익, 특히 사람의 자유에 대한 죄 중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바, 위와 같은 협박죄의 보호법익, 형법규정상 체계, 협박의 행위 개념 등에 비추어 볼 때, 협박죄는 자연인만을 그 대상으로 예정하고 있을 뿐 법인은 협박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협박의 상대방과 해악발생의 대상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협박죄는 자연인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하는 죄이므로 법인은 협박죄의 객체(피해자)가 될 수 없다. 乙이 A주식회사(법인)에게 내부 비리를 고발하겠다는 협박편지를 발송하였더라도, 법인인 A회사에 대한 협박죄는 처음부터 성립할 여지가 없으므로 그 미수도 성립하지 않는다(다만 위 판례는, 법인에 대한 해악의 고지가 그 법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연인 임직원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라면 그 자연인에 대한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 지문은 "乙은 A회사에 대한 협박죄의 미수에 해당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이 판례(2010도1017)는 제11회 형사법 1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ㄷ. ✗ — 채권자라도 점유자 의사에 반하여 자동차를 임의로 취거하면 절도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도5064 판결(판결요지 [2])
형법상 절취란 타인이 점유하고 있는 자기 이외의 자의 소유물을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그 점유를 배제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점유로 옮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비록 약정에 기한 인도 등의 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취거 당시에 점유 이전에 관한 점유자의 명시적·묵시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 한, 점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점유를 배제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절도죄는 성립하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동차 등 등록 대상 물건과 소유권유보부매매 가부:약정 인도청구권이 있어도 점유자 의사에 반한 취거는 절도죄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자동차는 등록이 소유권이전의 요건이므로 소유권유보부매매의 개념을 원용할 필요가 없고, 명의가 丙 앞으로 등록된 이 자동차는 대외적으로 등록명의자의 소유이다. 甲에게 "할부금을 변제하지 못하면 회수해도 좋다"는 각서·매매계약서·양도증명서가 교부되어 인도청구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취거 당시 점유자(乙)의 동의 없이 그 의사에 반하여 점유를 배제한 이상 절도죄가 성립한다. 지문은 "영득이 적법하므로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ㄹ. ✗ — 자동차 명의수탁자가 자기 소유라 속여 매도하고 이전등록을 마쳐 준 경우 매수인에 대한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도4498 판결(판결요지 [3])
부동산의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 준 경우, 명의신탁의 법리상 대외적으로 수탁자에게 그 부동산의 처분권한이 있는 것임이 분명하고, 제3자로서도 자기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상 무슨 실질적인 재산상의 손해가 있을 리 없으므로 그 명의신탁 사실과 관련하여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다거나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어서 그 제3자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될 여지가 없고, 나아가 그 처분시 매도인(명의수탁자)의 소유라는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역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이는 자동차의 명의수탁자가 처분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명의수탁자가 자기 소유라 속여 제3자에게 매도·이전등록한 경우 매수인에 대한 사기죄 성부(소극):자동차도 동일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자동차 명의수탁자는 대외적으로 그 자동차의 처분권한을 가지므로, 명의수탁자 丙이 자기 소유라 속여 B에게 매도하고 B 명의로 소유권이전등록까지 마쳐 주었다면 B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여 실질적인 재산상 손해가 없다. 따라서 명의신탁 사실에 관한 고지의무나 기망행위를 인정할 수 없어 B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丙은 B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하였으므로 옳지 않다.
결론
옳은 것은 ㄱ뿐이므로 정답은 ①번이다. ㄱ(협박편지 미도달 → 협박죄 미수 ○)만 옳고, ㄴ(법인은 협박죄 객체 ✗ → 미수도 불성립), ㄷ(점유자 의사 반한 자동차 취거 → 절도죄 성립, 지문은 불성립이라 ✗), ㄹ(자동차 명의수탁자 처분 → 매수인에 대한 사기죄 불성립, 지문은 성립이라 ✗)은 모두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