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2번
문제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강제추행죄는 폭행이 추행행위에 앞서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성립한다.
- ② 피고인이 심신미약자인 피해자를 여관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인터넷쪽지로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가 이에 속아 여관으로 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성관계를 하게 되었다면 거짓말로 여관으로 유인한 행위는 위계에 의한 심신미약자간음죄의 위계에 해당한다.
- ③ 혼인빙자등간음죄를 규정한 구 「형법」 제304조가 폐지되었는 바, 제304조의 내용 중 위계간음죄 부분의 폐지는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범죄 후의 법령 개폐로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폐지 전에 행한 위계간음행위에 대하여 면소판결을 하여야 한다.
- ④ 8세인 미성년자에 대한 추행행위로 피해자의 외음부 부위에 염증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이 약간의 발적과 경도의 염증이 수반된 정도에 불과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이라면 이러한 상해는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의 개념에 해당한다.
- ⑤ 피고인이 간음하기 위해 피해자의 바지를 벗기려는 순간 피해자가 어렴풋이 잠에서 깨어나 피고인을 자신의 애인으로 착각하여 불을 끄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이 여관으로 가자고 제의하자 그냥 빨리하라고 하면서 성교에 응하자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한 경우 준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②번 (옳지 않은 것)
쟁점
성범죄 종합 — ① 기습추행(폭행 자체가 추행)의 강제추행죄 성립, ② 심신미약자를 여관으로 유인한 거짓말이 위계간음죄의 위계에 해당하는지, ③ 위계간음죄(구 형법 제304조) 폐지의 성격과 면소판결, ④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 개념, ⑤ 잠결에 행위자를 애인으로 착각하여 응한 경우 준강간죄 성부.
근거 법령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98조 · 형법 제299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음 —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며, 이 경우에 있어서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습추행: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경우에도 강제추행죄 성립
본 지문 → 옳음.
근거: 강제추행죄의 폭행은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선행 폭행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기습추행도 포함한다. 이때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족하고 그 힘의 대소강약을 묻지 않는다. 지문은 판례 법리 그대로이므로 옳다.
② 옳지 않음 —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여관으로 유인한 거짓말은 위계간음죄의 위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답)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판결요지 [2])
행위자가 간음의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러한 심적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의 목적을 달성하였다면 위계와 간음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고, 따라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 …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게 되는 대상은 간음행위 자체일 수도 있고, 간음행위에 이르게 된 동기이거나 간음행위와 결부된 금전적·비금전적 대가와 같은 요소일 수도 있다. 다만 행위자의 위계적 언동이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므로 위계적 언동의 내용 중에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룰 만한 사정이 포함되어 있어 피해자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위계의 의미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종래 판례(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029 판결)는 위계간음죄의 위계를 "간음행위 자체에 대한 오인·착각"으로 좁게 보아,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여관으로 유인한 거짓말은 간음행위와 불가분의 관련이 없는 다른 조건에 관한 것이어서 위계가 아니라고 하였다. 위 2015도9436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좁은 견해를 변경하여, 위계가 간음의 동기나 대가에 관한 것이어도 무방하다고 보았다. 다만 변경된 기준에서도 위계간음이 성립하려면 그 위계적 언동이 "피해자가 성행위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동기"를 이루어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가 없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본 지문에서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는 거짓말은 피해자를 여관으로 오게 한 동기에 불과할 뿐, 그곳에서의 성행위를 결심하게 한 동기로 보기는 어려워(피해자는 여관에서 별도로 성관계에 응하였다) 위계와 간음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변경된 현행 기준에 의하더라도 위 거짓말은 위계간음죄의 위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위계에 해당한다"고 한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15도9436 전합)는 제14회 형사법 18번, 제12회 형사법 17번, 제8회 형사법 3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③ 옳음 — 위계간음죄(구 형법 제304조) 폐지는 반성적 고려에 따른 형 폐지여서 면소판결 대상이다
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2도14253 판결
구 형법 제304조의 삭제는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본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에 대한 위계간음 행위에 관하여 현재의 평가가 달라짐에 따라 이를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구 형법 제304조에 해당하는 위계간음 행위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에 의하여 면소판결의 대상이 될 뿐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위계간음죄(구 형법 제304조) 삭제의 성격:반성적 고려에 의한 형 폐지 → 면소
본 지문 → 옳음.
근거: 법령의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경우 그것이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른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면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따라 면소판결을 하여야 한다. 구 형법 제304조 중 위계간음죄 부분의 삭제는 그러한 반성적 고려에 따른 것이므로, 폐지 전에 행한 위계간음행위에 대하여는 면소판결을 한다. 지문은 판례 법리 그대로이므로 옳다.
④ 옳음 — 경미한 외음부 염증도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도1395 판결
미성년자에 대한 추행행위로 인하여 그 피해자의 외음부 부위에 염증이 발생한 것이라면, 그 증상이 약간의 발적과 경도의 염증이 수반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없으니, 이러한 상해는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의 개념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 개념:경미한 외음부 염증도 상해에 해당
본 지문 → 옳음.
근거: 치상죄의 상해는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한다. 8세 미성년자에 대한 추행으로 외음부에 발적·염증이 생겼고 그것이 건강상태 불량·생활기능 장애를 초래한 것이라면, 비록 그 정도가 경미하더라도 미성년자의제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 지문은 그러한 전제를 명시하고 있으므로 옳다.
⑤ 옳음 — 잠결에 행위자를 애인으로 착각하여 응한 경우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어서 준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도4355 판결
피해자는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중 피고인이 안방에 들어오자 피고인을 자신의 애인으로 잘못 알고 불을 끄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이 자신을 애무할 때 누구냐고 물었으며, 피고인이 여관으로 가자고 제의하자 그냥 빨리 하라고 말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간음행위 당시 피해자가 심신상실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잠결에 행위자를 애인으로 착각하여 응한 경우 심신상실 상태 부정(준강간 불성립)
본 지문 → 옳음.
근거: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을 것을 요한다.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 "불을 끄라", "누구냐", "빨리하라"는 등 외부 자극에 반응하여 의사를 표시하고 성교에 응한 이상, 비록 행위자를 자신의 애인으로 착각하였더라도 그러한 의식상태를 심신상실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애인으로 잘못 안 것은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다). 따라서 준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번이다. 남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여관으로 유인한 거짓말은 피해자를 그곳에 오게 한 동기일 뿐 성행위를 결심하게 한 중요한 동기로 보기 어려워, 종전 견해를 변경한 2015도9436 전원합의체의 기준에 의하더라도 위계간음죄의 위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①(기습추행)·③(위계간음죄 폐지의 면소)·④(경미한 염증도 상해)·⑤(애인 착각·응함은 심신상실 ✗)은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