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17번
문제
甲은 A의 아들이다. 술만 마시면 폭행을 하는 버릇이 있고 성격까지 포악한 A는 자신의 부인인 乙(甲의 모)과 甲을 지속적으로 학대하고 폭행하여 왔다. 甲은 A의 행패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A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날 A가 술에 취하여 행패를 부리다가 잠이 든 사이에 甲은 A의 목을 졸랐다. A가 의식을 잃자 甲은 A가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A를 차에 싣고 가서 무거운 돌을 매달아 한강에 빠뜨렸다. 乙은 甲이 A를 살해하는 줄 알고 있으면서도 A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여 그냥 자는 척했다. 나중에 A는 목 졸려 숨진 것이 아니라 익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의 사례에서 甲과 乙의 죄책과 관련한 형법이론상의 논점과 관련이 없는 것은?
선지
- ① 부진정부작위범의 보증인적 지위
- ② 정당화적 긴급피난이나 면책적 긴급피난
- ③ 개괄적 고의 또는 인과관계의 착오
- ④ 공범의 종속정도
- ⑤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정답
5번
해설
정답: ⑤번 (관련이 없는 것)
쟁점
지속적으로 학대·폭행하던 부(A)를 아들(甲)이 목 졸라 의식을 잃게 한 뒤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한강에 빠뜨려 익사시켰고, 모(乙)는 이를 알면서도 방치한 사례이다. 甲과 乙의 죄책과 관련된 형법이론상의 논점을 가려내고, 이 사례와 관련이 없는 논점을 찾는 문제이다.
사례 분석
- 甲: 살해의 고의로 목을 졸랐으나(제1행위) 사망하지 않았는데,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사체를 유기할 의도로 한강에 빠뜨려(제2행위) 결국 익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 행위자가 의도한 결과가 예상과 다른 후행 행위로 실현된 경우의 고의 귀속(개괄적 고의·인과관계의 착오) 문제.
- 乙: 자녀가 배우자를 살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여 방치하였다 → 부작위에 의한 가담(보증인지위)과 공범 문제.
- A의 지속적 학대·폭행이라는 배경 → 긴급피난의 성부 검토.
각 보기 검토
① 부진정부작위범의 보증인적 지위 — 관련 있음
본 보기 → 이 사례와 관련 있음.
근거: 乙은 甲이 자신의 배우자 A를 살해하는 것을 알면서도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여 자는 척하며 방치하였다. 乙에게 A의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방지할 보증인적 지위(부부간 보호의무 등)가 인정되는지, 그 부작위가 작위에 의한 살인과 동가치한지가 부진정부작위범 성립의 핵심 논점이 되므로 관련이 있다.
형법 제18조(부작위범) 위험의 발생을 방지할 의무가 있거나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위험발생의 원인을 야기한 자가 그 위험발생을 방지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발생된 결과에 의하여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8조
② 정당화적 긴급피난이나 면책적 긴급피난 — 관련 있음
본 보기 → 이 사례와 관련 있음.
근거: A의 지속적인 학대·폭행이라는 배경이 있으므로, 甲·乙의 행위를 자기 또는 가족의 법익에 대한 위난을 피하기 위한 긴급피난(정당화적 긴급피난 또는 면책적 긴급피난)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 특히 A가 잠든 상태에서의 행위에 '현재의 위난'이 인정되는지가 검토 대상이 되므로 관련이 있다.
형법 제22조(긴급피난) ①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22조
③ 개괄적 고의 또는 인과관계의 착오 — 관련 있음
본 보기 → 이 사례와 관련 있음.
대법원 1988. 6. 28. 선고 88도650 판결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살해의도로 행한 구타행위에 의하여 직접 사망한 것이 아니라 죽은 것으로 오인한 피고인들의 매장행위에 의하여 사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전 과정을 개괄적으로 보면 피해자의 살해라는 처음에 예견된 사실이 결국은 실현된 것으로서 피고인들은 살인죄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개괄적 고의(인과과정의 착오):살해 의도 구타 후 매장하여 질식사한 사례
근거: 甲이 살해 의도로 목을 졸랐으나(제1행위) 사망에 이르지 않았는데 죽은 것으로 오인하고 한강에 빠뜨려(제2행위) 익사시킨 것은, 위 88도650 판결(구타 후 죽은 줄 알고 매장하여 질식사)과 동일한 구조로서, 처음 예견한 결과가 후행 행위로 실현된 경우 살인기수의 죄책을 인정할 수 있는지(개괄적 고의 또는 인과관계의 착오)가 정면으로 문제되므로 관련이 있다.
이 판례(88도650)는 제14회 형사법 3번·제13회 형사법 11번·제11회 형사법 6번·제8회 형사법 4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④ 공범의 종속정도 — 관련 있음
본 보기 → 이 사례와 관련 있음.
근거: 乙이 甲의 살인을 방치한 부작위가 살인의 방조 또는 공동정범이 되는지를 따질 때, 정범인 甲의 행위가 어느 단계(구성요건해당성·위법성·책임)까지 갖추어야 공범이 성립하는지(공범의 종속정도, 제한적 종속형식 등)가 문제되므로 관련이 있다.
형법 제32조(종범) ①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2조
⑤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 관련 없음 (정답)
본 보기 → 이 사례와 관련 없음.
근거: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형법 제10조 제3항)는 행위자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스스로 자의로 심신장애 상태를 야기한 후 그 상태에서 범행한 경우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甲과 乙은 스스로 음주 등으로 심신장애 상태를 야기한 바가 없고(술에 취한 사람은 피해자 A이다),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에 있지도 않았다. 따라서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는 이 사례의 죄책과 관련이 없다.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 ③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0조
결론
이 사례는 甲의 개괄적 고의(③), 乙의 부진정부작위범 보증인지위(①)와 공범의 종속정도(④), 그리고 A의 학대를 배경으로 한 긴급피난(②)이 모두 문제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甲·乙이 스스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사실이 없어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⑤)는 이 사례와 관련이 없다. 따라서 정답은 ⑤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