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2번
문제
甲은 乙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아 관리하던 시가 2억 원 상당의 토지를 명의신탁자 乙의 승낙 없이, 2014. 3. 2. 丙으로부터 8,000만 원을 빌리면서 채권최고액 1억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乙의 승낙 없이 丙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준 행위는 횡령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 ② 만일 검사가, 甲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준 행위를 배임죄로 기소하였고, 법원은 甲의 행위가 배임죄가 아니고 횡령죄라고 판단할 경우,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횡령죄를 인정할 수 있다.
- ③ 이 건 범행으로 인한 甲의 이득액은 2억 원이다.
- ④ 만일 甲의 丙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행위가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볼 경우, 甲이 그후 乙의 승낙 없이 제3자인 丁에게 매도하였다면, 그 행위는 별개의 횡령죄를 구성한다.
- ⑤ 만일 甲과 乙이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효력이 부정되는 이른바 계약명의신탁 약정을 맺었고, 그에 따라 甲이, 위 약정 사실을 알고 있는 매도인 戊로부터 위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경우, 그 후 甲이 임의로 위 토지를 처분하였더라도 戊에 대하여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정답
3번
해설
정답: ③번 (옳지 않은 것)
쟁점
甲이 乙로부터 명의신탁받아 보관하던 토지(시가 2억 원)에 乙의 승낙 없이 채권최고액 1억 원(피담보채무 8,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례. ① 명의수탁자의 근저당권 설정과 횡령죄, ②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장변경 없는 횡령죄 인정, ③ 근저당권 설정 횡령의 이득액 산정, ④ 횡령 후 매도행위의 별개 횡령죄 성립 여부, ⑤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 수탁자 처분과 매도인에 대한 배임죄.
⚠️ 본 문제는 제4회 변호사시험(2015년) 출제 당시의 판례를 전제로 한다. 그 후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로 양자간 명의신탁의 법리가 변경되었으므로, 아래 ①·④ 해설의 변경 안내를 함께 확인할 것.
근거 법령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음(출제 당시 기준) — 명의수탁자가 신탁자 승낙 없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는 횡령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본 지문 → 옳음 (출제 당시 기준 / 현행 판례로는 옳지 않음 — 아래 변경 안내 참조).
근거: 출제 당시 판례는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를 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보아, 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에 임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출제 당시 기준으로 ①은 옳은 지문이었고, 정답은 ③번이다.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 …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무효인 명의신탁약정 등에 기초하여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은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하여] …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 그러므로 … 명의수탁자가 신탁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여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양자간 명의신탁 — 수탁자 임의처분 → 횡령죄 ✗ (전합)
변경 안내: 위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로 양자간 명의신탁 수탁자의 임의처분은 신탁자에 대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따라서 현행 판례로는 ①도 더 이상 옳지 않으며, ②·④의 '횡령죄 성립'이라는 전제 역시 현재는 유지되지 않는다.
이 판례(2016도18761 전합)는 제11회 형사법 제19번·제8회 형사법 제32번·제5회 형사법 제2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옳음 —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죄를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9도2651 판결(판결요지 [2])
횡령죄와 배임죄는 다같이 신임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로서 그 형벌에 있어서도 경중의 차이가 없고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하여 단지 법률적용만을 달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공소장변경 없이도 횡령죄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한 공소장변경 없는 횡령죄 처벌
본 지문 → 옳음.
근거: 횡령죄와 배임죄는 같은 죄질의 재산범죄로 법정형이 동일하고 단지 법률적용만을 달리하는 관계이므로, 피고인의 방어권에 실질적 불이익이 없는 한 법원은 배임죄로 기소된 공소사실을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횡령죄로 인정하여 처벌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③ 옳지 않음 — 근저당권 설정에 의한 횡령의 이득액은 시가가 아니라 피담보채무액 내지 채권최고액이다 (정답)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도2857 판결
피고인이 피해자 甲으로부터 명의신탁을 받아 보관 중인 부동산에 甲의 승낙 없이 임의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안에서, 피고인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는 방법으로 위 부동산을 횡령하여 취득한 구체적인 이득액은 위 부동산의 시가 상당액에서 범행 전에 설정된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이 아니라 위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피담보채무액 내지 그 채권최고액이라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근저당권 설정에 의한 부동산 횡령의 이득액:시가가 아니라 피담보채무액 내지 채권최고액 (특경법 5억 기준)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근저당권 설정의 방법으로 부동산을 횡령한 경우 그 이득액은 부동산의 시가 전액이 아니라, 담보로 제공한 피담보채무액(8,000만 원) 내지 그 채권최고액(1억 원)이다. 따라서 이득액을 토지 시가인 2억 원이라고 한 지문은 옳지 않다.
이 판례(2013도2857)는 제15회 형사법 제38번·제10회 형사법 제32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옳음 — 근저당권 설정으로 횡령이 기수에 이른 후 다시 제3자에게 매도한 행위는 별개의 횡령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2013. 2. 21. 선고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
타인의 부동산을 보관 중인 자가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그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함으로써 일단 횡령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다 하더라도 그 후 … 해당 부동산을 매각함으로써 기존의 근저당권과 관계없이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면 … 그 근저당권으로 인해 당연히 예상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을 추가시키거나 법익침해의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수 없고,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관자의 이중처분행위의 죄책
본 지문 → 옳음.
근거: 종전 판례는 근저당권 설정 후의 매도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았으나(대법원 99도2651 등), 대법원 2010도10500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되어, 근저당권 설정으로 횡령이 기수에 이른 뒤 다시 부동산을 매도하여 새로운 법익침해의 위험·결과를 추가한 경우에는 별개의 횡령죄가 성립한다. 따라서 지문은 (출제 당시·현행 모두) 옳다. 다만 앞의 ① 변경 안내와 같이 현행 판례로는 그 전제인 근저당권 설정행위 자체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이 판례(2010도10500 전합)는 제15회 형사법 제38번·제14회 형사법 제2번·제8회 형사법 제32번·제5회 형사법 제26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옳음 —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 수탁자가 임의처분하여도 매도인에 대한 배임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도7361 판결
명의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소유자와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 소유권이전등기를 명의수탁자 명의로 마친 경우에는 …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무효이고 부동산의 소유권은 매도인이 그대로 보유하게 되므로, 명의수탁자는 … 명의신탁자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 매도인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또는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악의의 계약명의신탁과 명의수탁자의 형사책임:신탁자·매도인에 대한 횡령·배임 불성립
본 지문 → 옳음.
근거: 매도인이 명의신탁 약정을 알고 있는 악의의 계약명의신탁에서는 수탁자 명의의 등기가 무효여서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그대로 남는다. 수탁자는 매도인에 대하여 등기말소의무를 부담할 뿐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수탁자가 그 토지를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매도인에 대한 배임죄(나아가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③번이다. 근저당권 설정에 의한 횡령의 이득액은 토지 시가(2억 원)가 아니라 피담보채무액(8,000만 원) 내지 채권최고액(1억 원)이다. ②(배임 기소 → 공소장변경 없이 횡령 인정)·④(근저당 설정 후 매도는 별개 횡령)·⑤(악의 계약명의신탁 수탁자 처분은 매도인에 대한 배임 ✗)는 옳다. ①은 출제 당시에는 옳았으나, 대법원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로 양자간 명의신탁 수탁자의 임의처분은 더 이상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되었으므로 현행 판례로는 옳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