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3번
문제
甲은 자신의 아들 A에게 폭행을 당하여 입원한 B의 1인 병실로 병문안을 가서 B의 모친인 C와 대화하던 중 C의 여동생인 D가 있는 자리에서 “과거에 B에게 정신병이 있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였다. 이에 화가 난 B는 甲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하였고, 甲은 명예훼손죄로 기소되었다. 한편 C는 자신과 D가 나눈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를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그 녹음테이프에는 ‘甲이 위의 발언을 한 것을 들었다’라는 D의 진술이 녹음되어 있었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B, C, D의 3명이 있는 자리에서 위의 발언을 한 것이라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없다.
- ② 위 사례에서 검사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기소하였으나 심리결과 적시한 사실이 허위임에 대한 입증이 없는 경우 공소장 변경없이 법원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무죄를 선고하였더라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 ③ 甲이 자신의 위 발언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그것이 객관적으로 허위의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 ④ 위 녹음테이프는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이 피고인이 아닌 사람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 규정 이외에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를 바 없다.
- ⑤ 위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D의 진술내용이 명예훼손죄를 입증할 증거가 될 수 있기 위해서는 녹음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인정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것임이 인정되어야 한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⑤번 (옳지 않은 것)
쟁점
甲이 피해자 B의 1인 병실에서 B·C(모친)·D(이모)가 있는 자리에서 명예훼손 발언을 하고, D가 이를 들었다는 진술이 녹음된 녹음테이프가 증거로 제출된 사례. ① 가족만 있는 자리 발언의 공연성, ②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기소되었으나 허위 입증이 없는 경우 사실적시 명예훼손 직권인정 여부, ③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허위성 인식, ④ 사인이 녹음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 녹음테이프의 성질, ⑤ 그 녹음테이프의 증거능력 요건.
근거 법령
형법 제307조(명예훼손) 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진술서등) ① 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 … 는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 증거로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07조 · 형사소송법 제313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음 — 피해자와 그 가족만 있는 자리의 발언은 전파가능성이 없어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1984. 4. 10. 선고 83도49 판결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에 있어서의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나 이와 달리 전파될 가능성이 없다면 공연성을 결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모욕·명예훼손의 공연성:가족 등만 있는 자리의 발설은 전파가능성 없어 공연성 ✗
본 지문 → 옳음.
근거: 공연성은 전파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하는데, 발언을 들은 사람이 피해자 B 본인과 그 모친 C·이모 D뿐이라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83도49)는 제6회 형사법 제37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옳음 — 허위 입증이 없으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직권으로 인정할 수 있으나 이를 인정할 의무는 없으므로 무죄를 선고하여도 위법하지 않다
대법원 1993. 9. 24. 선고 93도1732 판결
형법 제309조 제2항 소정의 허위사실적시출판물등에의한명예훼손의 공소사실 중에는 동조 제1항 소정의 사실적시출판물등에의한명예훼손의 공소사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면 법원은 공소장변경 절차 없이도 사실적시출판물등에의한명예훼손죄로 인정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허위사실적시 출판물 명예훼손과 사실적시 출판물 명예훼손:허위성 증명 없으면 공소장변경 없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인정 가능
본 지문 → 옳음.
근거: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제307조 제2항)으로 기소되었으나 허위성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 그 공소사실에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제307조 제1항)이 포함되어 있어 법원은 공소장변경 없이 직권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법원의 권한일 뿐 반드시 인정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경우가 아닌 한), 이를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선고하였더라도 위법하지 않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3도1732)는 제6회 형사법 제24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③ 옳음 — 적시한 사실을 진실로 알고 있었다면 객관적으로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88. 9. 27. 선고 88도1008 판결(판결요지 가)
형법 제307조 제2항 소정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서는 사실의 적시를 공연히 하여야 하고 그 적시하는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허위이어야 하며 범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을 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2항)의 성립요건:적시사실의 허위성 + 행위자의 허위성 인식 필요
본 지문 → 옳음.
근거: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죄(제307조 제2항)는 적시한 사실이 객관적으로 허위일 것뿐 아니라 행위자가 그것이 허위라고 인식하였을 것을 요한다. 따라서 甲이 자신의 발언내용을 진실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 그것이 객관적으로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제307조 제2항이 아니라 제307조 제1항(사실적시)의 문제가 될 뿐이다. 지문은 옳다.
④ 옳음 — 사인이 녹음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 녹음테이프는 제311조·제312조 외에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제313조)와 다를 바 없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9414 판결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대화내용 … 은 실질적으로 형사소송법 제311조, 제312조의 규정 이외에 … 진술을 기재한 서류와 다름없어 …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녹음테이프의 증거능력
본 지문 → 옳음.
근거: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이 피고인 아닌 사람(D)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녹음테이프는, 형사소송법 제311조·제312조가 적용되는 조서가 아니라 제313조가 적용되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준한다. 지문은 옳다.
⑤ 옳지 않음 — D는 피고인이 아닌 자이므로 그 진술 녹음의 증거능력 요건은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한 성립진정이지 특신상태가 아니다 (정답)
형사소송법 제313조(진술서등) ① … 피고인이 아닌 자가 …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 는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3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D의 진술은 피고인이 아닌 자(D)의 진술이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이 적용되어, ㉠ 녹음테이프가 원본이거나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인정되고 ㉡ 공판에서 원진술자 D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녹음된 내용이 D가 진술한 대로 녹음된 것임)이 증명되어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특신상태)'는 제313조 제1항 단서, 즉 작성자가 피고인인 진술기재서류의 요건일 뿐 피고인 아닌 자(D)의 진술에는 요구되지 않는다. 따라서 ⑤가 '성립진정' 대신 '특신상태'를 요건으로 든 것은 옳지 않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⑤번이다. 피고인 아닌 자(D)의 진술이 녹음된 녹음테이프는 제313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원본·사본 동일성과 원진술자 D의 진술에 의한 성립진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특신상태는 그 요건이 아니다. ①(가족만 있는 자리는 전파가능성 없어 공연성 ✗)·②(허위 입증 없어도 사실적시 명예훼손 직권인정은 의무 아님 → 무죄 선고 적법)·③(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은 허위성 인식 필요)·④(사인 녹음은 제313조 적용)는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