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8번
문제
甲은 자신의 집에서 A4용지 1장에, A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을 수기(手記)로 작성한 다음 잉크젯 복합기를 이용하여 복사하는 방법으로 유인물을 30장 제작하였다. 甲은 15장은 자신이 직접, 나머지 15장은 친구 乙에게 부탁하여 A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곳곳에 게시하였다.
이에 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 판례에 의함)
A, 그는 누구인가?!
A는 처자식이 있는 몸임에도 불구하고, 2014. 12.경 △△도 ○○시 등지
모텔에서 B와 수차례 불륜행위를 저질렀다.
선지
- ①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A가 아파트 단지에 게시된 위 유인물을 모두 회수하였다면 甲과 乙은 명예훼손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된다.
- ② 甲이 A와 합의하여 A가 甲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한 경우, 이 합의서의 효력은 乙에게도 미친다.
- ③ 위 유인물이 甲과 乙의 명예훼손사건의 증거로 제출된 경우, 이는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의 ‘피고인이 작성한 진술서’이므로 그 진술자이며 작성자인 甲이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진정성립 진술을 하여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 ④ 수사기관에 출석한 B가 자신의 명예도 훼손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경우, B에 대한 명예훼손범행을 처벌하기 위하여 B의 고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 ⑤ 위 유인물은 복합기를 이용하여 제작되었으므로 「형법」 제309조 소정의 출판물에 해당한다.
정답
4번
해설
정답: ④번 (옳은 것)
쟁점
甲이 A의 불륜 사실을 적시한 유인물 30장을 복합기로 복사하여 일부는 직접, 일부는 乙에게 부탁하여 아파트 단지에 게시한 사례. ① 게시 후 회수와 명예훼손죄 미수, ②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의 효력 범위(고소불가분 준용 여부), ③ 유인물의 증거능력(진술서 vs 증거물인 서면), ④ 불륜 상대방 B에 대한 명예훼손 처벌과 고소의 요부, ⑤ 복합기 복사 유인물이 형법 제309조의 ‘출판물’에 해당하는지.
근거 법령
형법 제309조(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제307조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②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07조 · 형법 제309조 · 형법 제312조
각 지문 검토
① 옳지 않음 — 명예훼손죄는 미수범 처벌규정이 없고 유인물 게시로 이미 기수에 이르므로, 게시된 유인물을 회수하였더라도 미수범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6도14678 판결
명예훼손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서, 외부적 명예를 훼손할 위험이 발생하는 것으로 족하고,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적시된 사실을 실제 인식할 것까지 요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명예훼손죄 = 추상적 위험범 — 실제 인식 불요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명예훼손죄는 추상적 위험범이어서 불특정·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공연성)에 두면 그때 기수에 이르고, 형법은 명예훼손죄(제307·309조)의 미수범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 전에 유인물을 모두 회수하였더라도 이미 게시로써 기수에 이른 이상 미수범으로 처벌할 여지가 없다. 지문은 옳지 않다.
② 옳지 않음 — 명예훼손죄(반의사불벌죄)에는 고소불가분의 원칙이 준용되지 않으므로, 甲에 대한 처벌불원 의사의 효력은 공범 乙에게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도1689 판결
형사소송법이 반의사불벌죄에 관하여 고소취소의 시한과 재고소금지에 관한 제232조 제1, 2항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면서도 고소의 불가분에 관한 제233조를 준용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은, 반의사불벌죄에 대하여는 이 [고소불가분] 원칙을 적용하지 아니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고소불가분 원칙의 준용 여부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형법 제312조 제2항)이고, 반의사불벌죄에는 고소불가분 원칙(형사소송법 제233조)이 준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甲과 A 사이의 처벌불원 합의의 효력은 공범 乙에게 미치지 않는다. 지문은 옳지 않다.
③ 옳지 않음 — 유인물은 그 존재·내용 자체가 명예훼손의 증거가 되는 ‘증거물인 서면’이지 경험사실을 진술한 ‘진술서’가 아니므로, 작성자의 진정성립 진술이 없어도 증거물의 예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5도2275 판결
… 그 서류의 존재 또는 상태 자체가 증거가 되는 것이어서 증거물인 서면에 해당하고 어떠한 사실을 직접 경험한 사람의 진술에 갈음하는 대체물이 아니므로, 증거능력은 증거물의 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의2에서 정한 전문법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증거물인 서면 · 표준판례: ‘증거물인 서면’의 증거조사 방식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명예훼손의 증거로 제출된 유인물은 그 문서의 존재·내용 자체가 범죄사실(명예훼손의 적시 내용)을 이루는 ‘증거물인 서면’이지, 작성자가 자신의 경험을 진술한 ‘진술서’가 아니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전문법칙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작성자 甲의 진정성립 진술이 없어도 증거물의 예에 따라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지문은 옳지 않다.
④ 옳음 —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일 뿐 친고죄가 아니므로, B에 대한 명예훼손 범행을 처벌하기 위하여 B의 고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답)
형법 제312조(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② 제307조와 제309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12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유인물에는 A뿐 아니라 불륜 상대방 B에 관한 사실도 적시되어 B에 대한 명예훼손도 성립할 수 있다. 명예훼손죄(제307조)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니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제312조 제2항)에 불과하다. 따라서 B에 대한 명예훼손을 처벌함에 있어 B의 고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B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⑤ 옳지 않음 — 컴퓨터·복합기로 작성·복사한 낱장 유인물은 사실상 출판물로 유통될 수 있는 외관을 갖춘 인쇄물로 볼 수 없어 형법 제309조의 ‘기타 출판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도3048 판결
형법 제309조 제1항 소정의 ‘기타 출판물’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그것이 등록·출판된 제본인쇄물이나 제작물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그와 같은 정도의 효용과 기능을 가지고 사실상 출판물로 유통·통용될 수 있는 외관을 가진 인쇄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타 출판물’의 의미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형법 제309조의 ‘출판물’은 높은 전파성·신뢰성·보존가능성을 갖추어 사실상 출판물로 유통될 수 있는 외관의 인쇄물이어야 한다. 단지 복합기로 복사한 낱장 유인물은 그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하므로 ‘기타 출판물’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제309조)이 아니라 일반 명예훼손(제307조)이 문제될 뿐이다.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옳은 것은 ④번이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일 뿐 친고죄가 아니므로 B에 대한 명예훼손 처벌에 B의 고소가 필요하지 않다. ①(명예훼손죄는 미수범 처벌규정 ✗, 게시로 기수)·②(반의사불벌죄에 고소불가분 준용 ✗ → 처벌불원 효력 乙에 미치지 않음)·③(유인물은 증거물인 서면이지 진술서 ✗)·⑤(복합기 복사 낱장 유인물은 출판물 ✗)는 모두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