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18번
문제
甲 회사의 상품판매 대리인 乙이 자신의 채권자 丙으로부터 채무독촉에 시달리자, 2010. 8. 5. 평소 거래하던 판매업자 丁에게 甲 회사의 상품을 시가의 반값에 판매하는 매매계약을 甲의 이름으로 체결하고, 2010. 8. 10. 판매대금 4억 원 중 2억 원을 선불로 받은 후 丙에 대한 자신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甲 회사의 대표이사 戊는 乙을 추궁하여 2010. 10. 20. 乙로부터 2억 원을 받아 1억 원은 甲 회사의 계좌에 입금하고 나머지 1억 원은 개인용도로 소비하였다.
다음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乙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시가의 반값에 매각하는 배임적 사정을 丁이 알면서 위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丁은 甲에 대하여 위 매매목적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ㄴ. 丙이 乙의 채무변제가 횡령한 금전에 의한 것임을 알면서 변제받은 경우, 甲은 丙을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에 의한 금전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ㄷ. 2013. 11. 20. 戊의 횡령사실이 밝혀져 戊가 해임됨과 동시에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되고, 같은 해 12. 23. 甲 회사가 戊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 위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안 날부터 3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戊의 항변은 허용되지 않는다.
선지
- ① ㄱ
- ② ㄴ
- ③ ㄱ, ㄴ
- ④ ㄱ, ㄷ
- ⑤ ㄱ, ㄴ, ㄷ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ㄱ, ㄷ)
쟁점
상품판매 대리인 乙의 배임적 대리행위, 횡령금전에 의한 변제, 그리고 대표이사 戊의 횡령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묻는 종합 문제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른다. ㄱ 대리권 남용과 악의의 상대방, ㄴ 횡령금전으로 변제받은 채권자에 대한 피해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 ㄷ 법인 대표자가 법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한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을 묻는다.
근거 법령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66조
각 지문 검토
ㄱ. 乙이 자기 이익을 위하여 시가의 반값에 매각하는 배임적 사정을 丁이 알면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면, 丁은 甲에 대하여 매매목적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1004 판결(판결요지 [2])
진의 아닌 의사표시가 대리인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그 대리인의 진의가 본인의 이익이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한 배임적인 것임을 그 상대방이 알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유추해석상 그 대리인의 행위는 본인의 대리행위로 성립할 수 없다 하겠으므로 본인은 대리인의 행위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이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리권의 남용
본 지문 → 옳음.
근거: 대리인 乙이 본인 甲의 이익에 반하여 자기 이익을 위해 시가의 반값에 매각한 것은 대리권의 남용이고, 그 배임적 사정을 상대방 丁이 알았으므로,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乙의 매매행위는 본인 甲의 대리행위로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매매계약은 甲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丁은 甲에게 매매목적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없다. 지문은 옳다.
ㄴ. 丙이 乙의 채무변제가 횡령한 금전에 의한 것임을 알면서 변제받은 경우, 甲은 丙을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채무자가 피해자에게서 횡령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횡령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횡령금으로 변제 또는 증여한 경우, 채권자의 부당이득 성립 여부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채무자가 횡령한 금전으로 채권자에게 변제한 경우, 채권자가 그 금전이 횡령한 것임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그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다. 바꾸어 말하면 채권자가 악의(또는 중과실)인 경우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으므로 피해자는 그 채권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본 지문은 丙이 횡령한 금전임을 알면서(악의) 변제받은 경우이므로, 甲은 丙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청구할 수 없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ㄷ. 2013. 11. 20. 戊가 해임되고 새 대표이사가 선임된 뒤 같은 해 12. 23. 甲 회사가 戊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안 날부터 3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戊의 항변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다20475 판결(판결요지 [1])
… 법인 대표자가 법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인과 대표자의 이익은 상반되므로 법인 대표자가 그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대표권도 부인된다고 할 것이어서, 법인 대표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위 경우에는 적어도 법인의 이익을 정당하게 보전할 권한을 가진 다른 대표자, 임원 또는 사원이나 직원 등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이를 안 때에 비로소 단기소멸시효가 진행[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인 대표자가 법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한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
본 지문 → 옳음.
근거: 戊는 甲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에 대하여 불법행위(1억 원 횡령)를 한 자이다. 이 경우 가해자인 戊가 손해·가해자를 아는 것만으로는 단기소멸시효(민법 제766조 제1항)가 진행하지 않고, 법인의 이익을 정당하게 보전할 권한을 가진 다른 대표자·임원 등이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안 때에 비로소 진행한다. 戊가 해임되고 새 대표이사가 선임된 2013. 11. 20.에 비로소 기산되므로, 같은 해 12. 23. 제기된 소는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이다. 따라서 戊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허용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결론
정답은 4번(ㄱ, ㄷ). ㄱ 배임적 대리행위임을 안 상대방 丁은 민법 제107조 제1항 단서 유추에 의하여 본인 甲에게 인도를 청구할 수 없고(86다카1004), ㄷ 대표이사 戊의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는 새 대표이사 선임시부터 단기소멸시효가 기산되어 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므로 戊의 항변이 허용되지 않는다(2012다20475). 반면 ㄴ 횡령금전임을 알면서(악의) 변제받은 丙에 대하여는 피해자 甲이 직접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2011다74246), 「청구할 수 없다」는 ㄴ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