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27번
문제
甲은 자신의 소유인 X 아파트를 乙에게 대금 3억 원에 매도하였는데 아직 잔대금 1억 원을 지급받지 못함에 따라 등기도 이전해주지 아니하였다. 乙은 X 아파트를 丙에게 대금 3억 5,000만 원에 전매하였다. 甲의 금전채권자 A는 甲을 대위하여 乙을 상대로 매매 잔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제1소송). 한편 丙도 乙을 대위하여 甲을 상대로 乙에게로의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고(제2소송), 이를 乙에게 통지하였다.
다음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하고, 각 지문은 모두 독립적이며 채권자 대위소송은 적법하게 제기된 것으로 전제한다)
ㄱ. 제1소송이 제기된 후 甲은 乙로부터 잔대금을 변제받았다. 이 경우 甲이 위 변제 당시 제1소송의 제기사실을 알았다면 乙은 위 변제로 A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ㄴ. 제1소송에서, 乙의 甲에 대한 잔대금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경우 乙은 그 시효완성의 이익을 A에게 주장할 수 있다.
ㄷ. 甲과 乙은 제2소송이 제기되자 그들 사이의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였고, 甲은 X 아파트를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丁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이 경우 丁 명의의 등기는 무효이다.
선지
- ① ㄱ
- ② ㄴ
- ③ ㄷ
- ④ ㄱ, ㄴ
- ⑤ ㄴ, ㄷ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ㄴ)
쟁점
채권자대위소송이 두 건 얽힌 사안이다. 제1소송은 甲의 채권자 A가 甲을 대위하여 제3채무자 乙에게 잔대금을 청구하고, 제2소송은 乙의 채권자 丙이 乙을 대위하여 제3채무자 甲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고 乙에게 통지하였다. ㄱ 대위소송 후 채무자(甲)가 제3채무자(乙)로부터 변제를 수령한 경우, ㄴ 제3채무자(乙)가 자기 채무의 소멸시효 완성을 대위채권자(A)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 ㄷ 대위 통지 후 채무자(乙)의 합의해제와 선의의 제3자(丁)의 등기 효력을 묻는다.
근거 법령
민법 제405조(채권자대위권행사의 통지) ② 채무자가 전항의 통지를 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05조
각 지문 검토
ㄱ. 제1소송 제기 후 甲이 乙로부터 잔대금을 변제받았는데, 甲이 변제 당시 제1소송 제기 사실을 알았다면 乙은 위 변제로 A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1다87235 전원합의체 판결
민법 제405조 제2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행사의 통지를 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이로써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취지는 … 채무자에게 대위의 목적인 권리의 양도나 포기 등 처분행위를 허용할 경우 채권자에 의한 대위권행사를 방해하는 것이 되므로 이를 금지하는 데에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자대위권의 행사 (5):통지와 채무자의 처분권 제한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민법 제405조 제2항이 금지하는 채무자의 처분이란 권리의 양도·포기·면제 등 대위의 목적인 권리를 적극적으로 소멸·변경시키는 처분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채무자 甲이 제3채무자 乙로부터 변제를 수령하는 것은 그러한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甲이 대위소송 제기 사실을 알았더라도 乙의 변제는 유효하고, 乙은 그 변제로써 대위채권자 A에게 대항할 수 있다(피대위채권은 변제로 소멸한다). 따라서 「대항하지 못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ㄴ. 제1소송에서 乙의 甲에 대한 잔대금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경우, 乙은 그 시효완성의 이익을 A에게 주장할 수 있다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55300 판결
채권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한 경우,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이나 형성권 … 을 들어 … 다툴 수 없지만,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위 권리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것은 가능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자대위권의 행사 (6):통지와 제3채무자의 항변권
본 지문 → 옳음 (정답).
근거: 제1소송에서 A가 대위행사하는 피대위채권은 甲의 乙에 대한 잔대금채권이고, 「乙의 甲에 대한 잔대금채무」가 바로 그 채권이다. 제3채무자 乙은 자기가 부담하는 그 채무(피대위채권) 자체가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사실을 주장하여 피대위채권의 존부를 다툴 수 있다. 乙은 그 시효이익을 직접 받는 자이므로(타인의 항변을 원용하는 것이 아니다), 시효완성을 A에게 주장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ㄷ. 甲·乙이 제2소송 제기 후 매매계약을 합의해제하였고, 甲이 X 아파트를 이러한 사정을 모르는 丁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 丁 명의의 등기는 무효이다
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다6341 판결
계약의 합의해제에 있어서도 민법 제548조의 계약 해제의 경우와 같이 이로써 제3자의 권리를 해할 수 없고, … 계약해제로 인한 원상회복등기 등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해약당사자와 양립되지 아니하는 법률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계약해제 사실을 몰랐던 제3자에 대하여는 계약해제를 주장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해제의 의의:합의해제의 효력 (2)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제2소송의 대위채권자 丙이 乙에게 통지한 후에 이루어진 甲·乙의 합의해제는 乙의 등기청구권을 소멸시키는 처분으로서 대위채권자 丙에게 대항하지 못하지만(민법 제405조 제2항), 그렇다고 하여 甲의 처분권 자체가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甲은 여전히 X 아파트의 소유자(등기명의자)로서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고, 합의해제 사실을 모르는 선의의 丁은 합의해제로써 대항받지 않는 제3자로서 보호된다(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합의해제 법리). 따라서 丁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유효하다(채권적 청구권인 丙의 대위 등기청구권은 丁이 취득한 소유권에 우선하지 못한다). 「무효이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정답은 2번(ㄴ). ㄴ 제3채무자 乙은 자기가 부담하는 피대위채권(잔대금채무)이 시효로 소멸하였다는 항변으로 피대위채권의 존부를 다툴 수 있으므로 A에게 시효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2013다55300). 반면 ㄱ 채무자 甲의 변제 수령은 제405조 제2항이 금지하는 처분이 아니어서 乙의 변제는 유효하므로 乙은 A에게 대항할 수 있고(2011다87235 전합), ㄷ 합의해제가 丙에게 대항하지 못하더라도 甲의 처분권은 유지되어 선의의 丁 명의 등기는 유효하므로(2005다6341) 두 지문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