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2번
문제
甲과 乙 사이의 채권 발생 경위는 다음과 같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하고, 각 지문은 모두 독립적이다)
[채권발생경위]
A채권(대여금채권): 甲은 2012. 12. 31. 乙에게 2,000만 원을 변제기 2013. 3. 5.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B채권(부당이득금채권): 乙은 2012. 1. 1.부터 2012. 12. 31.까지 사이에 권원 없음을 알면서도 甲의 의사에 반하여 甲 소유인 X 아파트를 무단으로 점유하면서 사용하였다. 이로 인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은 2,000만 원이다.
C채권(컴퓨터 대금채권): 乙은 2012. 12. 5. 甲에게 컴퓨터 10대를 대금 2,000만 원, 대금 지급기일 2013. 2. 5.로 정하여 매도하였고, 아직 컴퓨터를 인도하지 않았다.
D채권(양수금채권): 丙은 2012. 10. 1. 甲에게 2,000만 원을 변제기 2013. 2. 5.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乙은 2012. 12. 1. 丙으로부터 이 채권을 양수하였고, 丙이 양도통지를 보내어 그 통지가 2012. 12. 11. 甲에게 도달하였다.
ㄱ. 甲의 채권자 丁은 A 채권에 관하여 압류·전부명령을 받았고 그 명령이 2013. 1. 2. 甲과 乙에게 도달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다. 乙은 2014. 1. 2. D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A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丁에게 상계의사표시를 하였다. 이 경우 乙은 상계로 丁에게 대항할 수 있다.
ㄴ. 乙은 2014. 1. 2. 甲에게 D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B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사표시를 하였다. 상계는 인정된다.
ㄷ. 乙은 2014. 1. 2. 甲에게 C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A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사표시를 하였다. 상계는 인정된다.
ㄹ. 甲은 2014. 1. 2. 乙에게 B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C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의사표시를 하였다. 상계는 인정된다.
선지
- ① ㄱ, ㄴ
- ② ㄴ, ㄷ
- ③ ㄷ, ㄹ
- ④ ㄱ, ㄹ
- ⑤ ㄴ, ㄹ
정답
4번
해설
정답: 4번 (ㄱ, ㄹ)
쟁점
甲·乙 사이의 네 채권(A 甲→乙 대여금·변제기 3. 5. / B 甲→乙 부당이득(乙의 악의 무단점유)·2,000만 / C 乙→甲 컴퓨터대금·변제기 2. 5.·미인도 / D 乙→甲 양수금·변제기 2. 5.)을 두고 상계의 가부를 묻는다. ㄱ 압류·전부명령 후 제3채무자의 상계 대항, ㄴ 고의 불법행위성 부당이득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 ㄷ 동시이행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 ㄹ 동시이행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를 묻는다.
근거 법령
민법 제498조(지급금지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삼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98조
민법 제496조(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96조
각 지문 검토
ㄱ. 丁이 A채권에 압류·전부명령을 받아 2013. 1. 2. 도달·확정된 후, 乙이 2014. 1. 2. D채권(자동)으로 A채권(수동)을 상계하였다. 乙은 상계로 丁에게 대항할 수 있다
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1다45521 전원합의체 판결
… 채권압류명령 … 을 받은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에 대립하는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그 당시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것이 피압류채권(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압류와 상계
본 지문 → 옳음.
근거: 제3채무자 乙의 자동채권 D는 압류(2013. 1. 2.) 전인 2012. 12. 1.에 취득(양도통지 12. 11. 도달)한 것이어서 민법 제498조의 「압류 후 취득한 채권」이 아니다. 또한 자동채권 D의 변제기(2013. 2. 5.)가 수동채권 A의 변제기(2013. 3. 5.)보다 먼저 도래하므로, 乙은 압류·전부명령 후에도 상계로써 전부채권자 丁에게 대항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ㄴ. 乙이 D채권(자동)으로 B채권(수동)을 상계하였다. 상계는 인정된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B채권은 乙이 권원 없음을 알면서(악의·고의) 甲의 아파트를 무단점유하여 발생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서, 실질적으로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권과 다르지 않다. 민법 제496조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금지하는데, 그 취지(피해자에게 현실의 배상을 받게 하고 고의의 가해자를 보호하지 않음)에 비추어 고의의 불법행위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부당이득반환채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에도 제496조가 유추적용된다. 따라서 가해자 乙이 자기의 부당이득반환채무(B)를 수동채권으로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지문은 옳지 않다.
ㄷ. 乙이 C채권(자동)으로 A채권(수동)을 상계하였다. 상계는 인정된다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0다11323 판결(판시사항 [1])
동시이행 항변권의 대항을 받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상계를 허용하면 상계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의 기회를 상실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허용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동시이행 항변권의 대항을 받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가부(소극)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자동채권인 C채권(乙의 컴퓨터 대금채권)은 乙의 컴퓨터 인도의무와 동시이행관계에 있어, 채무자 甲은 컴퓨터를 인도받을 때까지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동시이행항변권을 가진다. 그런데 乙이 아직 컴퓨터를 인도하지 않은 채 C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하면, 甲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계는 인정된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ㄹ. 甲이 B채권(자동)으로 C채권(수동)을 상계하였다. 상계는 인정된다
본 지문 → 옳음 (정답).
근거: 甲이 상계하는 자동채권 B(甲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는 상대방의 항변권이 붙어 있지 않고, 수동채권 C(乙의 컴퓨터 대금채권 = 甲의 대금지급채무)에 붙은 동시이행항변권은 상계자인 甲 자신의 항변권이다. 자기의 항변권을 포기하고 상계하는 것은 상대방의 이익을 해하지 않으므로 허용된다(ㄷ과 달리 상대방의 항변권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다). 양 채권 모두 변제기가 도래하여 상계적상에 있으므로, 甲의 상계는 인정된다. 지문은 옳다.
결론
정답은 4번(ㄱ, ㄹ). ㄱ 압류 전에 취득한 자동채권 D의 변제기가 수동채권 A보다 먼저 도래하므로 乙은 상계로 압류채권자 丁에게 대항할 수 있고(2011다45521 전합), ㄹ 甲은 수동채권 C에 붙은 자기의 동시이행항변권을 포기하고 상계할 수 있다. 반면 ㄴ 乙의 악의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반환채무(B)는 제496조 유추로 수동채권 상계가 금지되고, ㄷ 乙은 컴퓨터를 인도하지 않은 채 대금채권(C)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하여 甲의 동시이행항변권을 박탈할 수 없으므로(2010다11323) 두 지문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