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39번
문제
어음항변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甲이 무단으로 생면부지인 乙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경우 乙이 이를 추인하지 않는 한 乙은 수취인뿐만 아니라 그 후의 취득자에 대하여도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ㄴ. 甲이 물품매매대금 지급을 위해 乙에게 약속어음을 발행하였으나 그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음에도 乙이 丙에게 그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丙이 그 계약해제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甲은 이를 이유로 丙에 대하여도 대항할 수 있다.
ㄷ. 甲회사가 수취하여 보관하던 약속어음을 그 직원이 권한 없이 대리인으로서 양도배서하여 乙로부터 할인받은 경우 乙이 그 무권대리에 관하여 선의이고 중대한 과실이 없는 때에는 乙은 그 어음을 선의취득할 수 있다.
ㄹ. 甲이 어음소지인 乙로부터 금액란이 백지인 약속어음을 교부·양도 받으면서 발행인 丙에게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은 채 乙의 지시에 따라 금액란을 보충하고 할인하여 준 경우 발행인 丙은 그가 수여한 보충권한을 넘는 부분에 대하여는 甲에 대하여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ㅁ. 약속어음의 소지인 乙이 만기에 이르러 발행인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하였으나 원인관계상의 사유로 지급을 거절당하자 그로부터 1개월이 경과한 후 丙에게 배서 양도하여 丙이 어음금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 甲은 그 원인관계상의 사유로 대항할 수 없다.
선지
- ① ㄱ, ㄹ
- ② ㄴ, ㅁ
- ③ ㄱ, ㄷ, ㄹ
- ④ ㄴ, ㄷ, ㅁ
- ⑤ ㄴ, ㄹ, ㅁ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ㄴ, ㅁ)
쟁점
어음항변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ㄱ 위조어음과 피위조자의 책임, ㄴ 인적항변의 절단과 취득자의 주관적 요건, ㄷ 무권대리 배서와 어음의 선의취득, ㄹ 백지어음의 부당보충과 발행인의 책임, ㅁ 기한후배서와 인적항변의 승계를 묻는다.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다.
근거 법령
어음법 제17조(인적 항변의 절단) 환어음에 의하여 청구를 받은 자는 발행인 또는 종전의 소지인에 대한 인적 관계로 인한 항변으로써 소지인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그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17조
어음법 제20조(기한 후 배서) ① 만기 후의 배서는 만기 전의 배서와 같은 효력이 있다. 그러나 지급거절증서가 작성된 후에 한 배서 또는 지급거절증서 작성기간이 지난 후에 한 배서는 지명채권의 양도의 효력만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20조
각 지문 검토
ㄱ. 甲이 무단으로 乙 명의의 약속어음을 발행한 경우, 乙이 추인하지 않는 한 수취인뿐만 아니라 그 후의 취득자에 대하여도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타인의 명의를 무단 사용한 어음 발행은 어음의 위조이고, 위조의 항변은 누구에게나 대항할 수 있는 물적항변이다. 따라서 피위조자 乙은 이를 추인하지 않는 한 직접 상대방인 수취인은 물론 그 후의 어음취득자에 대하여도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어음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소지인이 그 기명날인의 진정을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4151 전원합의체 판결). 지문은 옳다.
ㄴ. 매매대금 지급을 위해 발행된 어음이 매매계약 해제 후 배서양도된 경우, 배서양수인 丙이 해제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발행인 甲이 이를 이유로 丙에게 대항할 수 있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원인관계인 매매계약의 해제는 발행인 甲이 직접 상대방(수취인)에게만 주장할 수 있는 인적항변이다. 어음법 제17조에 의하면 이러한 인적항변은 소지인이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해의)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만 대항할 수 있고, 단순한 악의나 중대한 과실만으로는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丙이 해제 사실을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정도에 그친다면(해의가 없다면) 甲은 丙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대항할 수 있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ㄷ. 甲회사가 보관하던 약속어음을 그 직원이 권한 없이 대리인으로서 양도배서하여 乙로부터 할인받은 경우, 乙이 그 무권대리에 관하여 선의이고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乙은 그 어음을 선의취득할 수 있다
대법원 1995. 2. 10. 선고 85다카1189 판결
법인의 어음행위는 … 대리방식에 의하던가 … 대행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만일 어음행위자가 대리(대행)권한 없이 … 어음행위를 하였다면 무권대리인의 어음행위가 된다. … 어음법 제16조에 따라 [취득자가] 그 약속어음을 취득할 당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를 심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의 선의취득
본 지문 → 옳음.
근거: 배서가 무권대리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도, 배서의 연속이라는 형식적 자격을 갖춘 어음을 취득한 자가 양도인의 무권리(무권대리)에 관하여 선의이고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어음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어음을 선의취득한다. 따라서 乙이 선의·무중과실이라면 그 어음을 선의취득할 수 있다. 지문은 옳다.
ㄹ. 백지어음(금액란 백지)을 교부받으면서 발행인 丙에게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소지인 乙의 지시대로 금액란을 보충하고 할인해 준 甲에 대하여, 발행인 丙은 보충권한을 넘는 부분에 대하여는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0. 11. 24. 선고 98다37736 판결(판결요지 [1][2])
…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어음을 취득한 때’라 함은 소지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백지어음이 부당보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 부당보충된 어음을 양수한 때를 말한다. … 어음금액란을 백지로 하는 어음을 발행하는 경우에 발행인은 통상적으로 그 보충권의 범위를 한정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어음 취득자의 부당보충
본 지문 → 옳음.
근거: 발행인은 백지어음의 부당보충(보충권 남용)에 대하여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취득한 경우에만 초과부분의 책임을 면한다(어음법 제10조). 금액란은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므로, 甲이 발행인 丙에게 아무런 확인 없이 소지인 乙의 지시대로 금액을 보충한 것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 따라서 丙은 자신이 수여한 보충권한을 넘는 부분에 대하여는 甲에게 어음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ㅁ. 소지인 乙이 만기에 발행인 甲에게 어음금을 청구하였다가 원인관계상 사유로 지급거절된 후 1개월이 지나 丙에게 배서양도한 경우, 甲은 그 원인관계상 사유로 丙에게 대항할 수 없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지급거절증서 작성기간(지급제시기간 내 지급거절일에 이은 2거래일)이 지난 후에 한 배서는 기한후배서로서 지명채권 양도의 효력만 있다(어음법 제20조 제1항 단서). 기한후배서의 양수인은 양도인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므로 인적항변이 절단되지 않고, 발행인은 종전 소지인에 대한 인적항변으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 만기에 지급거절된 때로부터 1개월이 지나 이루어진 본 배서는 기한후배서이므로, 甲은 종전 소지인 乙에 대한 원인관계상 사유로 丙에게 대항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항할 수 없다」는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ㄴ, ㅁ으로 정답은 2번이다. ㄴ 인적항변은 소지인의 해의(害意)가 있어야 대항할 수 있고 중대한 과실만으로는 대항할 수 없으며(어음법 제17조), ㅁ 지급거절 후 상당기간이 지나 이루어진 기한후배서에서는 인적항변이 승계되어 발행인이 대항할 수 있다(어음법 제20조). 반면 ㄱ 위조어음의 피위조자는 책임을 지지 않고, ㄷ 무권대리 배서의 어음도 선의·무중과실이면 선의취득할 수 있으며(85다카1189), ㄹ 확인 없이 부당보충한 취득자에게 발행인은 보충권 초과부분의 책임을 지지 않으므로(98다37736)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