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42번
문제
학원을 설립하여 운영하고자 하는 甲은 2013. 4. 1. 영업준비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상인이 아닌 乙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하였다. 乙은 甲이 학원을 운영할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도 없었다. 한편, 자기 소유의 X 건물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丙은 甲이 학원을 운영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고 2013. 5. 3. 甲에게 X 건물과 학원시설을 매도하였고, 현재 甲은 X 건물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 설명 중 옳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甲이 2013. 4. 1. 乙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한 행위는 보조적 상행위이므로 乙의 대여금 채권에는 상법 제64조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ㄴ. 甲이 자기의 처 丁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면 상인으로 인정되는 자는 甲이 아니라 丁이다.
ㄷ. 매매 당시 X 건물의 보일러 배관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존재한 경우, 甲이 2013. 12. 2. 그 하자를 발견하더라도 매도 당시 丙이 하자의 존재를 알지 못한 이상 甲은 그 하자를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ㄹ. 甲이 학원을 운영하던 중 여유자금을 상인이 아닌 戊에게 대여한 경우 甲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와 다른 반대사실의 증명이 없는 한 그 대여금 채권에 대해서는 상법 제64조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선지
- ① ㄷ
- ② ㄱ, ㄴ
- ③ ㄱ, ㄷ
- ④ ㄴ, ㄹ
- ⑤ ㄷ, ㄹ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ㄷ, ㄹ)
쟁점
상인자격·상행위(보조적 상행위)와 상인간 매매의 담보책임을 종합적으로 묻는다. ㄱ 개업준비를 위한 차용의 상행위성과 상사소멸시효, ㄴ 사업자등록 명의와 상인자격, ㄷ 상인간 매매에서 매수인의 검사·통지의무와 매도인의 선의, ㄹ 상인의 행위에 대한 영업성 추정을 묻는다. 옳은 것을 모두 고른다.
근거 법령
상법 제47조(보조적 상행위) ①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상행위로 본다. ②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47조
상법 제69조(매수인의 목적물의 검사와 하자통지의무) ① 상인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검사하여야 하며 하자 또는 수량의 부족을 발견한 경우에는 즉시 매도인에게 그 통지를 발송하지 아니하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 대금감액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매매의 목적물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있는 경우에 매수인이 6월내에 이를 발견한 때에도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69조
각 지문 검토
ㄱ. 甲이 2013. 4. 1. 乙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한 행위는 보조적 상행위이므로 乙의 대여금 채권에는 상법 제64조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1다104246 판결
… 개업준비행위는 반드시 상호등기·개업광고·간판부착 등에 의하여 영업의사를 일반적·대외적으로 표시할 필요는 없으나 점포구입·영업양수·상업사용인의 고용 등 준비행위의 성질로 보아 영업의사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으면 당해 준비행위는 보조적 상행위로서 여기에 상행위에 관한 상법의 규정이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인의 자격과 상행위, 상사소멸시효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개업준비행위가 보조적 상행위가 되어 상행위에 관한 상법 규정이 적용되려면,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가 영업을 위한 준비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 영업의사를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안에서 乙은 甲이 학원을 운영할 것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였고 이를 인식할 수 있는 객관적 징표도 없었으므로, 甲의 차용은 보조적 상행위로 볼 수 없어 상법 제64조의 상사소멸시효가 아니라 민법 제162조 제1항의 10년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따라서 지문은 옳지 않다.
ㄴ. 甲이 처 丁의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였다면 상인으로 인정되는 자는 甲이 아니라 丁이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근거: 상인자격은 자기 명의로 상행위를 하는 실질적인 영업의 주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세법상 사업자등록의 명의가 누구인지는 상인자격의 귀속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업자등록은 과세행정상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므로, 실제로 학원을 설립·운영하는 영업의 주체는 甲이고 상인으로 인정되는 자도 甲이다(처 丁의 명의를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였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상인은 甲이 아니라 丁」이라는 지문은 옳지 않다.
ㄷ. 매매 당시 X 건물의 보일러 배관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있었던 경우, 甲이 2013. 12. 2. 그 하자를 발견하더라도 매도 당시 丙이 하자의 존재를 알지 못한 이상 甲은 그 하자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
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다카28498 판결
상법 제69조는 상인 간의 매매에 있어서는 매수인의 매매목적물에 대한 검사와 하자통지의무를 … 하자담보책임을 묻기 위한 전제요건으로 삼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 매매의 목적물에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6월 내에 이를 발견하여 즉시 통지한 사실 등에 관한 입증책임은 매수인에게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법 제69조와 증명책임
본 지문 → 옳음.
근거: 甲과 丙은 모두 학원을 운영하는 상인이므로 이 매매는 상인간의 매매이고, 매수인 甲은 목적물을 수령한 때 지체없이 검사하고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는 6개월 내에 발견하여 통지하여야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다(상법 제69조 제1항). 매매(2013. 5. 3.)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13. 12. 2.에 이르러 하자를 발견한 이상 甲은 하자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 매도인이 하자를 알고 있었던 경우에는 위 기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으나(상법 제69조 제2항), 사안에서 매도인 丙은 하자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그 예외도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甲은 그 하자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없으므로 지문은 옳다.
ㄹ. 甲이 학원을 운영하던 중 여유자금을 상인이 아닌 戊에게 대여한 경우, 甲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반대사실의 증명이 없는 한 그 대여금 채권에는 상법 제64조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본 지문 → 옳음.
근거: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행위는 보조적 상행위이고(상법 제47조 제1항),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상법 제47조 제2항). 甲은 학원을 운영하는 상인이므로 그 여유자금의 대여도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러한 추정을 뒤집는 반대사실의 증명이 없는 한 그 대여금 채권은 보조적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서 상법 제64조의 5년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상대방 戊가 상인인지 여부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지문은 옳다.
결론
옳은 것은 ㄷ, ㄹ으로 정답은 5번이다. ㄷ 상인간 매매에서 매수인은 6개월 내 하자를 발견·통지하여야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고 매도인이 선의인 이상 6개월 경과 후에는 해제할 수 없으며(상법 제69조), ㄹ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되어 상사시효가 적용된다(상법 제47조 제2항). 반면 ㄱ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영업의사를 인식할 수 없었던 개업준비 차용은 보조적 상행위가 아니어서 민사 10년 시효가 적용되고(2011다104246), ㄴ 상인자격은 사업자등록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 영업 주체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상인은 甲이어서 모두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