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57번
문제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에 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중복된 소제기임을 법원이 간과하고 본안판결을 하였을 때에는 상소로 다툴 수 있고,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당연무효의 판결이라고 할 수 없다.
- ② 전소와 후소의 판결이 모두 확정되었으나 그 내용이 서로 모순저촉되는 때에는 어느 것이 먼저 제소되었는가에 관계없이 먼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 ③ 전 소송에서 피해자 甲이 가해자 乙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치료비를 청구하면서 일부만을 특정하여 청구하고 그 이외의 부분은 별도소송으로 청구하겠다는 취지를 명시적으로 유보한 경우, 甲이 전 소송의 계속 중 동일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나머지 치료비 청구를 별도소송으로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 ④ 상계의 항변을 제출할 당시 이미 자동채권과 동일한 채권에 기한 소를 별도로 제기하여 계속 중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이 허용된다.
- ⑤ 채권자 丙이 채무자 甲과 수익자 乙 사이의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취소소송이 계속 중 甲의 다른 채권자 丁이 甲과 乙 사이의 동일한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취소소송을 제기한 경우, 후소는 중복된 소제기가 아니다.
정답
2번
해설
정답: 2번
쟁점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에 관한 종합문제이다. ① 중복제소를 간과한 본안판결이 확정된 경우의 효력, ② 전소·후소 판결이 모두 확정되어 내용이 모순저촉되는 경우의 재심대상, ③ 명시적 일부청구 후 잔부의 별소 제기가 중복제소인지, ④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 ⑤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후소가 중복제소인지를 묻는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259조(중복된 소제기의 금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사건에 대하여 당사자는 다시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
민사소송법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 10.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59조
각 지문 검토
① 중복제소를 간과한 본안판결이라도 확정되면 당연무효는 아니다
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59028 판결(판결요지 [2])
중복제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에 대한 판결이나 그 소송절차에서 이루어진 화해라도 확정된 경우에는 당연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중복제소 금지에 위배된 소에 대한 확정판결의 효력
중복제소금지는 소극적 소송요건이므로 법원이 이를 간과하고 본안판결을 하면 상소로 다툴 수 있다. 그러나 그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당연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판력이 발생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94다59028)는 제13회 민사법 제58번, 제4회 민사법 제6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② 모순저촉되는 두 확정판결 중 재심의 대상은 뒤에 확정된 판결이다
대법원 1998. 3. 24. 선고 97다32833 판결(판결요지 [1])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소정의 재심사유는 재심대상 판결의 기판력과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기판력과의 충돌을 조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므로 그 규정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과 저촉되는 때'라 함은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의 효력이 재심대상 판결의 당사자에게 미치는 경우로서 양 판결이 저촉되는 때를 말하고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재심사유로서 확정판결의 저촉(제451조 제1항 제10호):재심대상은 뒤에 확정된 판결이고 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재심대상판결 당사자에게 미쳐야 함
전소와 후소의 판결이 모두 확정되어 서로 모순저촉되는 경우,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는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나는 때"를 재심사유로 정한다. 즉 재심의 대상이 되어 취소되는 것은 앞서 확정된 판결이 아니라 뒤에 확정된 판결이다(위 판결에서도 재심대상판결보다 후에 확정된 판결과 저촉됨을 이유로는 재심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지문은 "먼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하므로 옳지 않다.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③ 명시적 일부청구 후 유보한 잔부를 별소로 청구하는 것은 중복제소가 아니다
대법원 1985. 4. 9. 선고 84다552 판결(판결요지 가.)
전 소송에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치료비청구를 하면서 일부만을 특정하여 청구하고 그 이외의 부분은 별도소송으로 청구하겠다는 취지를 명시적으로 유보한 때에는 그 전소송의 소송물은 그 청구한 일부의 치료비에 한정되는 것이고 … 전 소송의 계속중에 동일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유보한 나머지 치료비청구를 별도소송으로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중복제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부청구와 중복제소
일부청구임을 명시한 경우 전소의 소송물은 그 특정한 일부에 한정되고 유보한 잔부에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잔부를 별소로 제기하여도 소송물이 달라 중복제소가 아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84다552)는 제6회 민사법 제59번, 제4회 민사법 제69번(선택형)과 제1회 민사법 제1문(사례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④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은 허용된다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4050 판결(판결요지)
상계의 항변을 제출할 당시 이미 자동채권과 동일한 채권에 기한 소송을 별도로 제기하여 계속 중인 경우,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과 중복제소
소송상 상계의 항변은 소의 제기가 아니어서 그 자체가 중복제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자동채권에 관한 별소가 이미 계속 중이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 주장은 허용된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0다4050)는 제4회 민사법 제69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⑤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사해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후소는 중복제소가 아니다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다19558 판결(판결요지 [1])
채권자취소권의 요건을 갖춘 각 채권자는 고유의 권리로서 채무자의 재산처분 행위를 취소하고 그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는 것이므로 각 채권자가 동시 또는 이시에 채권자취소 및 원상회복소송을 제기한 경우 이들 소송이 중복제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자취소소송과 중복제소 · 표준판례: 수인의 채권자가 각자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의 소와 중복제소·권리보호이익
채권자취소권은 각 채권자가 고유의 권리로서 행사하는 것이어서 채권자마다 소송물이 다르므로, 채권자 丙의 취소소송 계속 중 다른 채권자 丁이 동일한 법률행위의 취소를 구하는 후소를 제기하여도 중복제소가 아니다. 지문은 옳다.
이 판례(2003다19558)는 제13회 민사법 제58번, 제10회 민사법 제59번, 제8회 민사법 제21번 등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②로 정답은 2번이다. 전소·후소 판결이 모두 확정되어 모순저촉되는 경우 재심의 대상이 되어 취소되는 것은 뒤에 확정된 판결이지 먼저 확정된 판결이 아니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10호, 97다32833). 반면 ① 중복제소를 간과한 본안판결도 확정되면 당연무효가 아니고(94다59028), ③ 명시적 일부청구 후 잔부의 별소는 중복제소가 아니며(84다552), ④ 별소 계속 중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는 허용되고(2000다4050), ⑤ 다른 채권자의 동일 사해행위 취소 후소도 중복제소가 아니므로(2003다19558)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