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선택형 67번
문제
컴퓨터 관련 부품제조업자인 甲은 화물운송업자인 乙과 甲의 제품을 운송하기로 하는 운송계약을 체결하였고, 乙은 다른 화물운송업자인 丙에게 위 제품을 운송하도록 의뢰하였다. 丙은 운송물을 실은 화물차량을 운전하여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과속하는 바람에 차량이 전복되어 운송물 일부가 훼손되었다.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각 지문은 독립적이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선지
- ① 甲이 乙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와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를 동시에 주장하였다면 이는 선택적 병합이다.
- ② 乙이 약정된 날짜에 도착지에서 위와 같이 일부 훼손된 운송물을 인도하였다면, 甲이 乙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를 한 경우 乙은 원칙적으로 인도한 날의 도착지에서의 운송물의 가격에 의하여 甲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③ 甲이 乙에게 운송물이 고가의 물건인 최첨단 반도체임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상법상의 고가물 불고지에 따른 면책규정은 甲의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는 적용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④ 甲이 丙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경우, 甲이 위 운송 당시 丙에 대하여까지 운송물이 고가의 물건인 최첨단 반도체임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내세운 丙의 과실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 ⑤ 甲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甲이 운송물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이며, 이 기간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단축할 수 없다.
정답
5번
해설
정답: 5번
쟁점
부품제조업자 甲과 운송인 乙의 운송계약에서 乙이 丙에게 운송을 의뢰하였고, 丙의 졸음운전으로 운송물이 일부 훼손된 사안이다. ① 채무불이행·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를 동시에 주장한 경우의 병합형태, ② 운송물 일부 훼손 시 손해배상액 산정기준, ③ 고가물 불고지 면책규정의 적용범위, ④ 실제운송인 丙에 대한 청구에서 고가물 미고지를 이유로 한 과실상계 가부, ⑤ 운송인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와 그 단축 가부를 묻는다.
근거 법령
상법 제121조(운송주선인의 책임의 시효) ① 운송주선인의 책임은 수하인이 운송물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 상법 제147조(준용규정) 제117조, 제120조 내지 제122조의 규정은 운송인에 준용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121조
각 지문 검토
① 甲이 乙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청구와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를 동시에 주장하였다면 이는 선택적 병합이다
대법원 1982. 7. 13. 선고 81다카1120 판결
청구의 선택적 병합이란 양립할 수 있는 수 개의 경합적 청구권에 기하여 동일 취지의 급부를 구하거나 …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수 개의 청구에 관한 심판을 구하는 병합형태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양립할 수 없는 청구와 선택적 병합
본 지문 → 옳음.
근거: 동일한 운송물 훼손 손해에 대한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권과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경합의 관계로서 서로 양립할 수 있고 동일한 급부(손해배상)를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양립할 수 있는 수 개의 경합적 청구권에 기하여 동일 취지의 급부를 구하면서 어느 하나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병합한 것은 선택적 병합에 해당한다. 지문은 옳다.
② 乙이 약정된 날짜에 일부 훼손된 운송물을 인도하였다면,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에서 乙은 원칙적으로 인도한 날의 도착지 가격에 의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상법 제137조(손해배상의 액) ② 운송물이 일부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의 손해배상액은 인도한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137조
본 지문 → 옳음.
근거: 운송인의 손해배상액은 상법이 정형화하여, 전부멸실·연착의 경우에는 인도할 날의 도착지 가격(제1항), 일부 멸실·훼손의 경우에는 인도한 날의 도착지 가격(제2항)에 의한다. 사안은 약정 날짜에 일부 훼손된 운송물을 인도한 경우이므로 제2항이 적용되어 인도한 날의 도착지 가격에 의한다. 지문은 옳다.
③ 甲이 운송물이 고가물임을 명시하지 않았다면, 상법상 고가물 불고지 면책규정은 甲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에는 적용되고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법원 1991. 8. 23. 선고 91다15409 판결
상법 제136조와 관련되는 고가물불고지로 인한 면책규정은 일반적으로 운송인의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청구에만 적용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는 그 적용이 없으므로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고가물과 운송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배상책임
본 지문 → 옳음.
근거: 화폐·유가증권 기타 고가물은 송하인이 운송을 위탁할 때 종류와 가액을 명시한 경우에 한하여 운송인이 배상책임을 진다(상법 제136조). 그러나 이 고가물 불고지 면책규정은 운송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에만 적용되고 불법행위책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문은 옳다.
④ 甲이 丙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한 경우, 甲이 운송 당시 丙에 대하여까지 고가물임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丙의 과실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대법원 1991. 8. 23. 선고 91다15409 판결
운송인의 운송이행업무를 보조하는 자가 운송과 관련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송하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동인은 운송계약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운송계약상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은 부담하지 아니하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므로 위 면책규정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고가물과 운송인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배상책임
본 지문 → 옳음.
근거: 甲이 운송을 위탁한 상대방은 乙이므로 고가물 명시 여부는 乙에 대한 관계에서 문제될 뿐이고, 甲이 운송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실제운송인 丙에 대하여까지 고가물임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丙은 운송계약 당사자가 아니어서 채무불이행책임이 아닌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고 고가물 면책규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甲이 丙에게 고가물임을 알리지 않았다는 사정을 들어 丙이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는 없다. 지문은 옳다.
⑤ 운송인의 책임에 관한 1년의 기간은 소멸시효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이를 단축할 수 있다
민법 제184조(시효의 이익의 포기 기타) ② 소멸시효는 법률행위에 의하여 이를 배제, 연장 또는 가중할 수 없으나 이를 단축 또는 경감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84조
본 지문 → 옳지 않음 (정답).
근거: 운송인의 책임은 수하인이 운송물을 수령한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상법 제147조·제121조 제1항). 이는 제척기간이 아니라 소멸시효이므로,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배제·연장·가중할 수는 없으나 이를 단축하거나 경감하는 것은 허용된다(민법 제184조 제2항). 따라서 위 1년의 기간을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단축할 수 없다고 한 지문은 옳지 않다.
결론
옳지 않은 것은 ⑤로 정답은 5번이다. 운송인의 책임에 관한 상법 제147조·제121조의 1년 기간은 소멸시효이므로 당사자의 합의로 단축·경감할 수 있다(민법 제184조 제2항). 반면 ① 청구권경합인 채무불이행·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동시 주장은 선택적 병합이고, ② 일부 훼손 시 손해배상액은 인도한 날의 도착지 가격에 의하며(상법 제137조 제2항), ③ 고가물 불고지 면책규정은 채무불이행책임에만 적용되고 불법행위책임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④ 甲은 실제운송인 丙에게까지 고가물 고지의무가 없어 丙의 과실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므로(91다15409) 모두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