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선택형 3번
문제
다음 사례들 중 甲과 丙의 죄책에 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른 것은? (다음 사례의 기재 내용 중 ‘배임죄’는 ‘업무상배임죄’로 대신할 수 있고,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판례에 의함)
ㄱ. 배임죄에서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는 ‘재산상 손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는 것이므로, 법인의 대표이사 甲이 회사의 이익이 아닌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의 금전소비대차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법인 명의의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지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
ㄴ. 甲이 乙로부터 임야를 매수하면서 계약금을 지급하는 즉시 甲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 받되 위 임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잔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甲이 계약금을 지급한 후 임야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 받고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자금을 융통하였음에도 乙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ㄷ. 부동산 소유자인 甲이 乙과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수령하였는데, 이러한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丙이 甲에게 부동산의 가격을 더 높게 지불할 테니 자신에게 위 부동산을 매각해 달라는 요청을 하자 위 부동산을 丙에게 이중으로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 준 경우, 甲에게는 배임죄가 성립하고, 丙에게는 장물취득죄가 성립한다.
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인 甲이 공공요금의 납부를 위한 지출결의서에 날인을 거부함으로써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그에 대한 통상의 연체료를 부담시켰다면, 위 행위로 인하여 아파트 입주민에게 연체료 금액만큼 손해를 가하고 연체료를 받은 공공기관은 그 금액만큼 이익을 취득한 것이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
ㅁ. A 주식회사를 인수하는 甲이 일단 금융기관으로부터 인수자금을 대출받아 회사를 인수한 다음, A 주식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그 회사의 자산을 위 인수자금 대출금의 담보로 제공하도록 하였다면, 甲에게는 배임죄가 성립한다.
선지
- ① ㄱ, ㄷ
- ② ㄴ, ㄹ
- ③ ㄱ, ㄷ, ㄹ
- ④ ㄴ, ㄷ, ㅁ
- ⑤ ㄷ, ㄹ, ㅁ
정답
3번
해설
정답: 3번
쟁점
배임죄(업무상배임죄)의 성립요건을 사례별로 묻는다. ㄱ대표권 남용에 따른 무효행위와 손해발생 위험, ㄴ부동산 매수인의 지위(타인의 사무 처리자 여부), ㄷ부동산 이중매매와 제2매수인의 죄책(장물취득죄 성부), ㄹ손해에 대응하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 요부, ㅁ차입매수(LBO)에서 반대급부 없는 담보제공이 각 지문의 핵심이다. 옳지 않은 것은 ㄱ, ㄷ, ㄹ이다.
근거 법령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형법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55조 · 제356조
각 지문 검토
ㄱ. 대표권 남용 채무부담행위를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 무효여서 손해발생 위험이 없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배임죄에서 '재산상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 손해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나, 그 위험조차 초래되지 않으면 배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표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행사(공정증서 작성 등)하였는데 상대방이 그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 그 채무부담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므로 회사에 손해나 손해발생 위험이 없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도2142 판결(판결요지 [1])
… 법인의 대표자가 법인 명의로 한 채무부담행위가 법률상 효력이 없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로 인하여 법인에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대표자의 행위는 배임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며,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등이 …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표권을 행사한 경우에 상대방이 대표이사 등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 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무효가 되므로 위와 같이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표권 남용 채무부담행위가 무효인 경우 배임죄 성부(소극)
본 지문 → 옳지 않음.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면 그 행위는 무효이므로, 회사에 손해발생의 위험조차 없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ㄴ. 부동산 매수인은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어서 이전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부담하는 대금지급의무는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에 따른 '자기의 사무'일 뿐이고, 매수인은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다. 매도인이 대금을 다 받기 전에 매수인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이는 대금 수령의 보장을 스스로 포기하고 그 위험을 인수한 것이다. 따라서 매수인 甲이 소유권을 먼저 이전받아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자금을 융통하고서도 매도인 乙에게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3247 판결(판결요지 [1])
… 그와 같이 미리 부동산을 이전받은 매수인이 이를 담보로 제공하여 매매대금 지급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매도인에게 제공함으로써 잔금을 지급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본적으로 매수인이 매매대금의 재원을 마련하는 방편에 관한 것이고, … 매수인이 신임관계에 기하여 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된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동산 매수인이 미리 소유권을 이전받아 담보로 제공하고 잔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매수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배임죄 불성립)
본 지문 → 옳음. 매수인은 타인(매도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므로 배임죄의 주체가 될 수 없다.
ㄷ. 이중매매의 제2매수인은 배임에 적극 가담하면 공동정범이 될 수 있을 뿐, 부동산을 취득하여도 장물취득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중도금까지 수령한 부동산 매도인 甲은 매수인 乙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목적물을 제3자 丙에게 이중으로 처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甲에게 배임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매수한 丙은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경우 배임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있을 뿐이고, 丙이 취득한 부동산은 재산범죄로 영득한 재물이 아니어서 장물이 아니므로 丙에게 장물취득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부동산 이중매매 배임죄 성립을 재확인)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고, … 제3자에게 처분하는 행위는 … 배임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부동산 이중매매와 배임죄 — 중도금 수령 시점부터 매도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 제3자 등기 완료 시 배임죄 ○ (기존 판례 유지)
본 지문 → 옳지 않음. 甲에게 배임죄가 성립하는 것은 맞으나, 부동산은 장물이 아니므로 丙에게 장물취득죄가 성립한다는 부분이 옳지 않다.
ㄹ. 연체료를 지급받은 공급업체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업무상배임죄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외에 행위자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손해가 있더라도 이에 대응하는 이익 취득이 없으면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지출결의서 날인을 거부하여 입주자들이 연체료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그 연체료는 금전채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에 해당하여 이를 지급받은 공급기관이 그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3792 판결(판결요지 [2])
… 열 사용요금 납부 연체로 인하여 발생한 연체료는 금전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해당하므로, 공급업체가 연체료를 지급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공급업체가 그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 공급업체가 연체료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업무상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배임죄에서 손해에 대응하는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 요부:연체료 지급받은 공급기관의 이익 취득 부정
본 지문 → 옳지 않음. 연체료를 지급받은 공공기관이 그에 상응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ㅁ. 반대급부 없이 피인수회사 자산을 인수자금 대출의 담보로 제공하게 하면 배임죄가 성립한다
이른바 차입매수(LBO)에서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그 회사의 자산을 인수자금 대출의 담보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피인수회사는 대출금 미변제 시 담보자산을 잃을 위험을 부담하게 되므로, 인수자는 임무에 위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이어서 배임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7027 판결
… 인수자가 피인수회사에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고 임의로 피인수회사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게 하였다면, 인수자 또는 제3자에게 담보 가치에 상응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인수회사에게 그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담보제공형 차입매수
본 지문 → 옳음. 반대급부 없는 담보제공은 피인수회사에 손해발생 위험을 초래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
결론
정답은 3번(ㄱ, ㄷ, ㄹ). ㄱ은 대표권 남용행위가 무효여서 손해발생 위험이 없고, ㄷ은 제2매수인에게 장물취득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ㄹ은 공급기관의 재산상 이익 취득이 없어 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ㄴ(매수인은 타인의 사무 처리자 아님)과 ㅁ(반대급부 없는 LBO 담보제공)은 옳다.